나는 간호학과 친구들과 함께 9월 16일 토요일에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하는 차 박람회를 갔다 왔다. 처음 가보는 김대중 컨벤션센터는 크기도 컸지만, 건물이 하나가 아니었기 때문에 잘못된 건물로 들어서서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청소하시는 분께서 알려주셔서 차 박람회에 잘 찾아갈 수 있었다.
박람회에 들어가자마자 일단 교수님이 계시는 예지원으로 찾아갔다. 교수님께서는 학회 때문에 바쁘셨지만 다행이도 잠시나마 만나게 되어 떡도 받고, 예지원에서 떡차를 마실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떡차란, 발효과정에서 파란색의 이끼가 낀 것처럼 변한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했다. 떡차만을 마셨을 때도 좋았지만 예지원의 떡과 함께 차를 마시니 더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았다. 떡차를 마시고나서 교수님께서 여러 가지 차를 추천해주셔서,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차들 위주로 마셔보았다.
다음으로는 보림다원이라는 곳으로 가서 청태전 발효차를 마셔보았다. 이 차에는 몸에 유익한 여러 가지 기능성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옛 선인들은 청태전을 선약이라 했다고 설명해주셨다. 또, 양약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차의 약리적인 효능이 있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 인류의 사랑을 받아 오늘날까지 음용될 수 있다고 하셨다. 이러한 설명을 듣고 차를 마시니 어쩐지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청태전 발효차를 마신 뒤에 우리는 그 유명한 보이차를 마시기 위해 돌아다녔다. 보이차를 시음하는 곳은 많았지만 대부분의 의자에 사람들이 다 앉아있었기 때문에 셋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는 보이차 부스를 찾기 위해 우리는 깨나 돌아다녔고, 드디어 우린 다이어트로 유명한 보이차를 시음해볼 수 있게 되었다. 보이차란 중국의 운남성에서 생산된 대엽종의 찻잎을 쇄청건조시킨 모차를 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산차로서, 차의 색은 붉은 색이었다. 맛은 보리차와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나며, 떡차와 마찬가지로 떡과 함께 마시니 더 맛있었다.
네 번째로 마셔본 차는 발효차와 녹차이다. 사실 이 부스에 들어갔던 이유는 의자가 마침 세 개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시고 건빵도 주셔서 너무 감사했던 부스였다. 먼저 발효차를 마셔보았는데, 발효차란 차 잎에 산화 처리를 행했다고 하셨다. 또, 발효차는 발효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인체 내로 폴리페놀이나 카테킨등이 잘 흡수되며, 발효로 인한 아미노산의 증가로 녹차보다 훨씬 맛이 좋다고 하셨다. 발효차와 녹차를 모두 마셔보니, 녹차는 평소에 많이 마셔봤던 차라서 그런지 아니면 정말 발효차가 아미노산이 많아서 맛이 좋은 건지 내 입맛에는 발효차가 더 괜찮았던 것 같았다.
다섯 번째로, 목련차를 마셔보았다. 이 목련차는 색, 향, 맛 모두 내가 지금까지 마셔본 차들 중에 가장 우등한 차였다. 색은 연두색이었고, 향은 말 그대로 꽃향기였으며, 맛은 정말 달달했다. 그래서 목련차는 유일하게 차 박람회에서 내가 직접 구매해보고 싶은 차였다. 이 목련차를 마시면서 생활예절과 다도 시간에 배운 꽃무릇이라는 꽃을 보면서 마시니 감회가 더욱 새로웠고 그 시간이 너무 즐거웠었다.
마지막으로 호지차와 쑥차를 마셔보았다. 우선, 호지차를 먼저 마셔보았다. 호지차란 일본의 보리차로써 일본에서 노인요양시설과 병원에서 마시는 차라 하셨다. 또, 몸의 상태, 체질에 무관하게 권하는 차로써, 부작용이 없음을 뜻한다고 하셨다. 또한 카페인과 탄닌이 적고, 위에도 부담이 없는 건강한 차라고 하셨다. 이 설명을 듣고 역시 차는 무슨 종류든 몸에 좋은 것 같다고 느꼈으며, 몸에 좋지 않은 차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쑥차를 마셔보았다. 쑥차는 뭔가 익숙한 듯 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차였다. 일단 쑥차는 변비를 완화시켜주고, 독소를 해독해주며, 노화를 방지해준다고 하셨다. 하지만 쑥차에는 부작용이 있다고 하셨는데, 바로 쑥차를 과다섭취하게 되면 구토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린 한 잔씩 밖에 안마셨으니 구토를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차 박람회에 다녀온 후 제일 먼저 느낀점은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며, 그 세상속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이렇게 많은 종류의 차가 있는지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생활예절과 다도라는 수업을 통해 이렇게 새로운 세상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어서 또, 무려 무료로 많은 종류의 차를 마셔볼 기회를 갖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고, 우리에게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시고 차도 한 잔씩 주신 박람회 분들께 감사했다. 다음에 한 번 다시 오고 싶었을 정도로 너무 좋은 체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