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4.5일
산행지:원진지맥
산행거리:42km 산행시간:18시간20분
기.지맥 72번째 만남
원진지맥이란
신산경표 호서정맥의
부사치 고개와 놋점이고개 사이의
표고 276m봉에서 동쪽으로 가지를 쳐
원진산(270).마가산고개.덕림고개.안장고개
학산(168.5).잣티고개.함박산(90)을 지나
부여군 세도면 가화리에서 금강에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38.1km의 산줄기를 말한다.
7월1일 원진,노성지맥 묶음종주 나섰다가
예보에도 없던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로 인해
산행 2시간만에 접어야만 했던 그곳
8월 다시 그곳을 찾아 나섰다..
호남국립공원 연계산행으로 축축 늘어진 근육들
조금이나마 원상 회복할려고 나선
원진.노성지맥 묶음종주 72.7km
마음같아선 무엇인들 못하리요 했던 마음은
그져 마음뿐이였다....
7월에 2시간만에 접었던 산길
사진을 토대로 원진지맥 산길을 완성 합니다..
오지같은 판교역에 내려서
겨우겨우 수소문끝에 택시를 불러
들머리 놋점이고개에 도착을 한다.
장마철 비예보는 내일이라 마음 편하게 시작은 했는데.
7월1일 00시31분
도착과 동시에 비가 내린다...
이왕지사 온것이니 비가 온들 어쩌리요
일단 들이대 보기로 합니다..
원진지맥 분기점 찾아가는 길
비는 오지만 습도가 높아서 땀은 비오듯 하고..
늘 처음은 끝을 보리라 생각한다..
분기점을 지나면서 길은 난해해지고..
그리 높지 않은 산줄기가
고도가 높은 산보다 걸리적 거리는게 더 많다..
트랙을 자주자주 보지 않으면
밤길에 길찾기가 쉽지가 않고..
원진산 269.5m 삼각점
01시48분
비내리는 밤길 아련히 비춰오는 불빛들이
왠지모를 쓸쓸함이 몰려오고..
알수 없는 임도길을 만나고..
202m봉에 다가서자
천둥 번개의 요란한 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진다..
앞이 안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지니
밤길에 길 찾는것은 불가능
일해농원 임도길을 따라 마을로 하산합니다..
길이라기 보다는 정글이라고 해도 무관할듯
이렇게 해서 7월1일에 짧은
원진지맥길을 맛보고...
호남국공이 끝나고 이틀뒤
몸풀이 산행으로 다시 서천으로 달려갑니다...
집중타공님과 남부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엉뚱한 동서울 터미널에 가 있는 집중타공님..
일단 저는 서천으로 가는 완행 버스에 몸을 싣고
집중타공님은 다시금 용산역으로 이동
기차로 서천가는 열차를 타고
서천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남부터미널에서 17시15분버스를 탔는데
버스 기사님이 하시는 말씀
4시20분에 있는 직통 버스를 타시지 왜
이 버스를 타냐고 하신다...
버스 기사님의 조금은 의아한 말에
왜 그런 말을 할까 했는데..
버스기사님 하시는 말
아마 이 버스를 타고 가시려면
인내심이 필요 할 겁니다,,,하신다.
2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완행 버스 이다보니 들릴때 안들릴때 모두 들리니
4시간 30분이나 걸린다고...
기사님이 제게 하신 말씀이 서천에 와서야 알게되고..
어찌 되었던 21시45분 서천터미널에 도착을 합니다.
집중타공님도 도착한 시간이 거의 비슷하기에
터미널로 오라하고
저번에 비만 맞고 서천으로 와서
밤새 뒷풀이 했던 식당으로 가서
든든히 속을 채우고
택시를 이용해서 7월달에 내려왔던
충남 서천군 문산면 은곡리 540에서 내린다.
바람한점 없는 야심한 밤
두개의 묶음종주를 해 볼끼라고
힘든 국공 마치고 왔지만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날씨로 인해 마음은 마음뿐인
원진지맥 산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 보려합니다
이번에도 집중타공님과
둘이서 이곳에 서고..
70km를 가야하니 마땅히 매식 할때도 없고
식수.음료.갈아입을옷.시그널 200장 넣으니
베낭 무게가 장난이 아닙니다..
일해농원을 거쳐가는데
개들이 얼마나 짖어대는지
농원 분들이 자다말고 나와서
머하는 사람들이냐고 묻는다..
산행하러 왔다하니
이밤에 그것도 산행을 할 산같은 곳도 없는데
무슨 산행이냐고...
일단 설명을 해도 이해시키기 힘드니
죄송합니다 빨리 지나갈께요 하며
급히 마루금으로 오른다..
맑은 밤하늘
달빛 별빛은 좋은데 바람 한점 없는 이곳
어째 날이 밝으면 날씨가 어떨지 불길한 예감이든다..
낮은 산들에 산길
늘 그러러니 하고 다니지만
이곳 원진지맥도 그러러니 하기에는
야간에 길찾기가 쉽지가 않다..
저 불빛을 보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한참 꿈속에 있을 시간
욕심만 가득차서 피곤한 몸 이끌고
괜시리 왔나 생각이 들고...
어찌 되었던 왔으니 새로운 산길에 대한
기대감만은 충만하다...
짧은 하루의 시간이 넘어가고
길이 있는듯 없는듯 어렵게
5일 00시09분
장구백이고개에 선다
진등고개
아무리 더워도 밤기온은 조금은 시원해야 하는데
산정에서 열대야는 가실줄 모르고
마가산고개 팔충로
머라 표현을 하기 힘든 산길은 이여지고
207.2m 삼각점을 만난다.
04시31분
역쉬나 삼각점을 만나기 전
그리고 만난 후 산길은
참 거시기 합니다..
덕림고개
고개에 내려서면 풀들이 키만큼 자라
진입로 찾는것도 만만치 않다.
자주자주 트랙을 확인해야 하고..
오늘은 저에 국공 데미지를 위해서
집중타공님이 리딩을 한다...
145.2m 지나면서
원진지맥길에 날이 밝아온다...
하지만 저 떠오르는 태양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고..
밤 과수원을 따라 마루금은 이여진다...
산을 과욕하면 몸이 상하듯
사람을 과욕하면 늘 마음이 상한다.
어떤일에서든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을 미리알고
잘 조절해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내 몸과 내 마음의 적정량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사용해 살아간다면
내 마음의 조명을 조절못해
삶에 어둠이 내려 앉을 일도 없을테고
내 마음에 싱크홀이 생겨나
삶이 무너져 내려 앉을 일도 없을텐데...
눈금이 새겨진 투명한 계량컵에
가장 맛있을 만큼의 라면물을 담아내듯
마음에도 눈금이 매겨져 보인다면
그 순간 필요한
딱 그만큼의 마음을 담아낼 수 있을까..
유명한 쉐프의 레스피를 따라
적당한 양의 여러 재료를 사용해
맛잇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삶의 부딛히는 순간마다
적당한 마음량을 잘 사용해
참 맛난 인생을 즐길 마음의 레시피는 없을까...
어느 작가의 수필집 한페이지에서
가끔은 마음의 레시피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따라 요리하듯
맛있는 삶을 요약해내기가 내겐
쉽지가 않았다...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삶이 힘겹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어쩌면 그때마다
우린 몸이 지쳐 그렇기보다
서로 마음이 부딛쳐 생긴 상처로
삶이 그렇게 아프고 힘겨운지도 모른다...
내 서툰 마음으로
다른 마음에 상처를 주지 말길...
누군가의 마음이 힘에 부쳐 쓰러질만큼
그 마음에 너무 내 마음을 기대지도 말길...
산은
자신의 힘을 조절해
올라간 만큼....
딱 그 만큼을 내려오면 되지만
사람을 향한 마음은
담기는 쉬웠지만
비워내기는 참 어려운 일인듯 싶습니다..
쓸데없는 넋두리로
더위라도 물러나겠끔....
다시 원진지맥 이야기로...
사유지가 태반인 원진지맥
원통 벌목지대에 가시들이 점령해 버렸으니
그 길을 뚫고 가야하는 우리
자꾸만 못가게 방해하는
가시덤블과 한판 승부가 벌어진다.
06시35분인데도
강력한 햇볕이 쏟아지고..
오늘 기온이 얼마나 올라갈지...
미리 짐작케 한다..
변변한 이름하나 없는 야산지대
고도가 낮은 삼각점 하나 찾아 가는게
진짜 힘이든다.
아침인데도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고..
국공에서의 땅끝지맥
그리고 호남정맥의 오산 가는길
여기에서도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은 산길이여지고,,,
힘든 산길이여도
늘 반겨주시는 준희님의 목패가 있어서
반가움에 힘이나고..
임천면.장암면 경계
안장고개
07시23분
바람 한점 없는 벌목지대를 따라서
마루금은 이여지고..
29번도로
역치(충절로)
168.8m 가는길
태양은 뜨거움을 뛰어넘어
타는듯 내리쬐고
숲 밑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이내 호흡을 곤란하게 까지 한다..
좀 쉴걸 내가 여기 왜 왔을까
급 후회가 됩니다..ㅎㅎ
후회해도 때는 늦으리
어처구니 없는 길을 헤치고 갑니다..
배나무쟁이고개
오늘 날씨와 저에 체력을 보니
노성지맥은 커녕
원진지맥이라도 끝낼수 있을까?
조심스럽게 집중타공님 한테
두개를 한다는 욕심을 버리고
원진지맥만 하자고 하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면서 쉬엄쉬엄 가자고 합니다..
한없이 흘러내리는 땀은
그야말로 비가오듯 멈출줄 모르고...
지독하게 더운날
나중에 최고 기온을 알고나서
정말 미쳤구간
이런날 여기를 오다니 생각하게 되고..
그래도 왔으니
하나라도 충실히 하기로 하고..
168.3m 삼각점
학산을 찾습니다..
10시18분
최대한 힘이 안든척...ㅎㅎ
태양의 열기는 시간이 지면서 더욱더 강렬해 지고
어느 그늘에 눕고 싶어도 땅에 열기 때문에
눕기조차 힘들다...
잣티고개 가기전 알수없는 도로를 만나고...
아스팔트 열기는 그야말로
계란이라도 삶아 먹을 정도다..
잣티고개
오후가 되면서
기온은 최고치에 다달르고..
그늘만 있으면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대지에는 바람한점 없고
맑은 하늘이 얄밉기만 하다..
장성백이
14시50분
장성백이에서 본 하늘...
오늘 기온이 최고로 높은 기온이라고
현재 기온 섭씨 28도
체감기온 상상불가...
굴터고개
보물을 찾듯 다가선
89.6m 삼각점
함박산 16시11분
아무리 웃으려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얼굴이 벌겋게 익어가는중...
이제는 체력이 예전 같지 않네요..
마음은 마음 뿐..
이렇게 한번 나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중입니다..
저 맑디 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태양빛을 느끼면서
40여km로 이렇게 숨이 턱턱 막히고 힘이든데
혹서기 호남국공 260km
지나고 나니
어떻게 그 먼길을 걸어냈는지...
참 아이러니 합니다..
풀속에 파 묻혀있는
여우고개
16시36분
지도를 보니 날머리가 손에 잡힐듯
다 온듯 하나
봉황산 가는길이 참 거시기 합니다..
스틱으로 헤치며
길을 만들고 있는 집중타공님
겨우겨우 힘들게 올라선 59.5m
고난도 봉황산 정상에는
선답자 분들의 시그널만 덜렁 걸려있다..
성산교회 수돗가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몸뚱이에
물 한바가지 끼언져 체온을 식혀주고..
마지막 길을 찾아서...
원진지맥이 스며드는 금강으로 가야하나
여기까지 온것도 겨우겨우 죽을둥 살둥이니
더 걸어갈 힘도 없어
가회1리 마을회관에서 마무리 합니다..
17시30분
호남국공 몸풀이로 나섰다가
무지막지하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떡실신 되고
할수 있을거라는 자만심과 욕심 때문에
내 자신을 뒤돌아 보게 되는 계기가 된
산길로 기억될듯 합니다...
코앞에 두고도 못한 노성지맥
무척이나 궁금하여 빠른 시일에 갈까 했지만
그 궁금한 산길은
추위가 오는 시절에 가기로 하고 남겨두렵니다..
호남국공에서 산행하고 지원하고
힘들었을텐데 기꺼히 함께 해주어 고마웠고
원진지맥 잘 마무리 할수 있도록 리딩해 준
집중타공님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첫댓글 힘들고 어려운 고난의 길 함께 하신 두 분 수고많으셨습니다.
호남 국공길 마치고 여독이 풀리기 전에 찾으신거군요.
그날은 저도 산줄기에 있었는데 고습에 지쳤던 기억이 나네요.~
더위에 무리않고 노성길은 다음으로 미룬 것은 잘 판단하신 듯 합니다.
더위에 장사없다라던 구절이 생각나는 요즈음입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더워도 너무 더운날
낮은 산길에 잡목에 쉽지 않은 지맥길이였습니다..
노성은 찬바람 불면 가볼까 합니다.
8월 말쯤 대득지맥 가보려하는데요..
진행하다가 어려운점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어려운 여건인데도 완주하셨습니다.
두분이 흘린 땀방울 박수보냅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조금은 쉽게 생각하고 갔다가
된통 혼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