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민원장의 임신에서 출산까지> 4. 산후조리가 미시와 아줌마를 결정한다
여성과 남성의 건강 나이가 서로 비슷한 속도로 노화되다가, 갑자기 확 차이가 나게 되는 시점이 바로 임신과 출산이다. 그래서 이 시기 이후로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현격하게 기력이 더 떨어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남성들은, 이러한 출산의 과정을 겪지 못하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왜 고생은 내가 더 하는데, 네가 더 골골거리냐?”라는 엉뚱한 말까지 해서 배우자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여성도 산후조리만 제대로 잘 하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우리가 흔히들 버스나 지하철에서 아줌마가 빈자리만 보면 가방까지 던져가면서 자리차지 한다고 흉보는 경우들이 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원래부터 그랬을까? 그렇지 않다. 사실 이 분들도 아가씨 때는, 옷이 구겨지거나 옆에 불편한 사람과 같이 앉게 될까봐, 자리가 있어도 그냥 서서 가던 사람이었다. 그랬는데 출산 이후로 그만 아줌마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예전처럼 그냥 서 있고 싶어도, 너무 아프거나 힘들기 때문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어서 가방을 던지는 것이다. 결국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는지의 여부가 미시와 아줌마를 결정짓게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했을 때 나타나게 되는 증상 중에 가장 흔한 것은, 단연 ‘산후풍’ 증상이다. 임신과 출산을 통해 느슨해지고 약해진 골격과 근육이 제대로 회복되기도 전에 함부로 사용하거나 찬바람을 맞게 되면, 팔다리가 쑤시고 아프고 마치 바람 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산후풍이라는 병명을 얻게 되는데, 그래서 예전에는 백일 때까지 바깥출입은 물론이고, 외부인과의 접촉도 피하게 했었다. 혹시라도 이러한 기미가 보이면, 바로 한의원 가서 치료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자칫 잘못했다가는 평생 날씨만 흐려지면 소위 ‘날궂이’하면서 고통 속에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산후우울증이나 산후비만,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요실금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나중에 골다공증이나 갱년기증후군이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산후조리는 반드시 철저하게 해야만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산모 중에는 잘못된 유언비어 때문에 산후조리 한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 오해 중에서 첫 번째 우려는 혹시라도 체중이 더 증가할까 걱정되어 포기하는 경우다. 물론 기우다. 산후조리는 임신 전의 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잘 하게 되면, 당연히 체중이 임신 전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만약 출산 후에 체중이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산후조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다. 그러므로 서둘러 산후조리 한약을 복용해야만 한다. 두 번째 걱정은 혹시라도 애기에게 해로움이 있을까 두려워하는 경우다, 물론 이 또한 잘못된 걱정이다. 옛날에는 분유라는 것이 없었다. 당연히 출산한 모든 엄마는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고 있는 것이 기본이었다. 따라서 산후조리 한약은 모유를 먹이고 있는 것이 기본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원래 서양의학에는 산후조리라는 개념이 없다. 실제 출산 후에 바로 목욕하고 조깅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이 그 흉내 냈다가는 큰일이다. 요 근래 대부분의 양방 산부인과에서 따뜻한 온돌방을 만들어 산모에게 제공하는 것도, 원래 서양의학적 개념으로는 불필요한 행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나아가 서양에서도 이러한 산후조리를 점차 따라하려는 것이 근래의 추세다. 그러므로 산후조리 한약은 필수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절대 산후조리 기간은 3주인데, 이때까지는 모든 차가운 것들은 다 피하고 왕비처럼 소중하게 몸을 관리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100일까지는 권장 산후조리기간이다. 아기에게 100일이 소중하듯이 엄마에게도 100일이 소중하다. 엄마는 이때부터 자유를 얻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좋은 산후조리 기간은 일 년이다. 동생을 가질 때, 연년생으로 가지지 않고 두 살 터울을 두고 가족계획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