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하룻밤’ 4회기
사업 당일 하루 전 마지막 만남입니다. 회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먼저 온 서진이와 예지와 저녁 메뉴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치킨과 피자는 야식으로 먹고 저녁 메뉴를 새로 정하자고 했습니다. 잠깐 고민하던 아이들은 김밥을 원합니다. 오세련 선생님, 차유빈 학생과 고민합니다. ‘당장 내일인데 김밥 재료를 어떻게 준비하지?’ 고민하던 중 뒤에게 지켜보던 서진이 어머님께서 이야기합니다. ‘김밥 가게에 부탁해 재료만 받아오는 건 어떨까요?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먹으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저희는 서로 마주보며 ‘좋은데요?’ 이구동성 이야기 합니다.
마침 복지관 후원처 중 김밥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이 있다고 합니다. 오세련 선생님께서 김밥 재료 20인분을 부탁해본다고 하십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이렇게 저녁 메뉴가 해결됐습니다. 다음은 아침 메뉴인 샌드위치입니다. 전날 피크닉 사장님께 부탁해 받아온 에그샐러드 샌드위치 레시피를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은근슬쩍 아이들에게 유도 해봅니다. ‘샌드위치 안에 어떤 재료가 들어갔으면 좋겠어?’ 햄, 치즈, 샐러드 등 각종 재료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럼 이런건 어때?’ 아이들에게 허락을 구하고 샌드위치 속 재료를 소개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그럼 아침 메뉴도 결정됐습니다.
문제는 장소입니다. 기획단, 참여 아이들, 담당 선생님, 자원봉사 친구들 모두 합하니 거의 20명이나 됩니다. 도서관에서 그 인원들이 둘러앉아 먹기엔 조금 벅찹니다. 그래서 경로식당에 부탁했습니다. 아이들이 경로식당에 내려가 직접 영양사 선생님께 부탁합니다.
‘저희가 이번에 도서관에서 하룻밤을 진행하는데 다같이 밥 먹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요, 혹시 경로식당을 사용해도 될까요?’ 대본도 준비 안했는데 또박또박 예쁘게 설명합니다. 영양사 선생님이 흐뭇한 눈으로 흔쾌히 허락해주십니다. ‘그리고 혹시 이 중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들이 있을까요?’ 에그 샐러드 재료를 보여드리고 경로식당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들을 구해봅니다. ‘계란 한 판, 소금, 설탕을 준비해 드릴게요.’ 소금과 설탕은 간단한 조미료라 어느정도 기대는 했지만, 계란은 의외였습니다. 경로식당 영양사 선생님 덕분에 준비할게 하나 줄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와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도서관에서 하룻밤’ 전체 일정표, 규칙 표, 영화관 에티켓, 이 세 가지를 정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진행 순서를 결정하고 지켜야 할 규칙, 영화 관람 시 주의 사항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큰 전지에 옮겼습니다. 한 명이 하나씩 맡아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시안을 보여준 것도 없는데 세 명 모두 혼자 스스로 척척 해냅니다. 밑그림도 없이 말이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보여준 거라곤 5분 전 정한 일정, 규칙 표 한 장씩인데 그걸 알록달록 그림까지 그려가며 꾸며냅니다. 정말 기특하고 귀엽고 고맙습니다. 제가 도와줄 틈도 없었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내일이면 ‘도서관에서 하룻밤’이 시작됩니다. 정말 긴장되면서도 설렙니다. 기획단 아이들과 2주 동안 준비한 것들을 새로 오는 친구들과 즐길 생각에 벌써부터 즐겁습니다. 그간 아이들도 많이 줄어드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잘따라와주고 의견 내어준 기획단 아이들 덕분에 더 열심히,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장 많이 고맙습니다. 내일이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