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 사람들
세상읽기…영국인 양 수산나 여사와 무학농장
발행일 2023-03-08 09:50:10
김준식
JS소아청소년과 원장· 계명대학교 명예교수 김준식
하양읍에서 자동차로 비포장도로를 따라 나라얼 연구소의 상엿집에 오르다 보면, 폐쇄돼 방치된 무학 농장을 볼 수 있고, 푸른 색 문에 돌로 쌓여진 축사가 외롭게 서 있다. 그 곳에서 바라보는 금호강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무학농장을 세웠던 수산나 메리 영거 여사에게는 남다른 감회를 갖고 있을듯하다. 1950년대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 정치, 경제학을 전공한 양 수산나(우리나라 이름) 여사는 1959년, 23세의 나이로 한국 땅을 밟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영국 노동당 의원, 외무부 차관 등을 지냈고, 외삼촌과 사촌오빠 2명이 6.25전쟁에 참전해 전쟁 후 가난과 상처받은 사람들을 보고 이들을 위해 사는 것을 소명으로 여겼다. 구두닦이, 넝마주이, 버려진 고아들을 위해 삼덕동에 세 칸 한옥을 얻어 가톨릭 근로소년원이 시작됐고, 여자 아이들에게 양재와 미용 등의 기술을 가르쳐 자립의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가톨릭여자기술학원을 열었고, 마침내 무학농장을 개척했다. 영국의 구호단체인 옥스팜과 경북도지사의 도움을 받고, 가톨릭국제개발조직의 후원과 지원을 받아 소, 닭, 돼지 등의 가축을 키우는 초현대식 농장과 30만 평에 달하는 농장을 일구었으나 가난한 아이들에게 우유와 계란을 무상으로 나눠주자, 위기감을 느낀 우유업체의 위협과 방해로 무학농장은 결국 매각되고 무학 중학교의 개교 자금으로 사용됐다. 무학농장과 무학중학교는 하양 주민에게 큰 선물이자 축복이었다.
발달 단계에서 대상영속성은 우리 자신을 포함하는 모든 대상들이 독립적인 실체로 그 대상이 사라지더라도 다른 장소에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지식을 말한다. 생후 6개월이 되면 아이가 흥미있어 하는 물건을 손수건으로 가리면 손으로 치우는 행동을 하게되고, 10개월이 넘으면 흥미있는 물건이 책상에서 떨어지면 찾으려고 관심을 표하게 된다. 엄마가 보이지 않더라도 어디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분리 불안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에 대한 탐색과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성장하게된다.
하지만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어른에게 새 친구에 관해 이야기 하면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나이는. 형제는. 그 애 아버지는 얼마나 버니.”라고 묻는다. “목소리는 어떻니. 어떤 놀이를 좋아하니. 나비를 수집하니.” 등의 말은 묻지 않는다. 그건 어른들이 숫자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판단할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황금만능주의에 빠져 ‘숫자’라는 척도로 모든 것을 바라본다. 세상이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탓인지 사람의 내면은 보려 하지 않고 가시적인 것을 중요 시 할때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 시하다 보니 남에게 보이기 위한 외적인 것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양 수산나 여사는 1973년부터 2004년까지 프랑스 루르드 옥실리움 문화양성센터에서 세계 여성지도자 교육을 위해 프랑스에 체류하다가 틈틈히 한국을 방문했으며, 은퇴후 여생을 보내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된장찌개인 양 수산나 할머니는 영국은 친정집이고, 한국은 시집이며, 프랑스는 직장이라며 “사람을 위한 사랑이 가장 중요하고 자신이 받은 사랑을 남을 위해 실천할때 가장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양 수산나 할머니는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소중한 것을 깨우치게 하는, 우리가 어릴때 깨우쳤던 대상영속성을 회상하게 하는 소중한 경상도 할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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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賞에 주명덕ㆍ수산나 메리 영거
송고시간2010-08-30 15:35
2010 파라다이스상 수상자 사진작가 주명덕씨
(서울=연합뉴스) 파라다이스그룹은 사진작가 주명덕(70)씨를 올해 파라다이스상 문화예술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2010. 8. 30 <<파라다이스그룹>>
ljungberg@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파라다이스그룹은 사진작가 주명덕(70)씨와 수산나 메리 영거(74) 가톨릭푸름터 고문을 각각 올해 파라다이스상 문화예술부문과 사회복지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주명덕씨는 `흑백의 미'로 대변되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 사진을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2010 파라다이스상 수상자 수산나 메리 영거 가톨릭푸름터 고문
(서울=연합뉴스) 파라다이스그룹은 수산나 메리 영거(74) 가톨릭푸름터 고문을 올해 파라다이스상 사회복지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 2010. 8. 30 <<파라다이스그룹>>
ljungberg@yna.co.kr
영거 고문은 1959년 가톨릭선교사로 한국 땅을 밟은 이후 지금까지 소외 이웃의 인권보호와 교육, 복지 증진에 평생을 바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수상자에게는 5천만원의 상금과 상장, 트로피를 수여하며, 시상식은 다음 달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
2003년 출범한 파라다이스상은 각 분야에서 우리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인사들을 선정해 2년에 한 번씩 시상해오고 있다.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