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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赴京別章]부경별장 구전 김중청(1567-1629)이 1614년(광해군6) 4월에 천추사겸사은사의 서장관이 되어 중국 북경으로 떠나게 되자 조야의 지인들이 친필로 써 준 전별 시첩이다. 원래 상하 2첩으로 장첩되어 있었으나 나중에 상중하 3책으로 새로 장정했다. 시의 형식은 5언 더러는 7언의 장편시와 단율시, 간혹 절구에다 서문을 겸했다. 본인의 발문에 의하면 '천리 밖의 면목으로 삼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 한다. 심희수·이호민·류근·김상헌 등 당대를 주름잡던 명인의 글씨도 상당수 실려 있어 조선중기 서예의 양상과 사대부의 사회상을 살피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
부경별장(赴京別章) 中
부경별장 차례(赴京別章 中)
시장(詩章) 금 개(琴愷)망월헌(望月軒) 시장(詩章) 이 상급(李尙伋) 동원(東原) 시장(詩章) 이 경직(李景稷) 시장(詩章) 임 숙영(任叔英) 소암(疎菴) 시장(詩章) 양 만고(楊萬古) 돈호(遯湖) 시장(詩章) 박 우계(朴尤溪) 수서(守緖) 시장(詩章) 조 응휴(曹應休) 시장(詩章) 최 정운(崔挺雲) 시장(詩章) 김 정익(金廷益) 시장(詩章) 황 중윤(黃中允) 동명(東溟) 시장(詩章) 김 영(金 坽) 계암(溪巖) 시장(詩章) 전 이성(全以性) 시장(詩章) 정 준(鄭 遵) 시장(詩章) 안 숭검(安崇儉) 시장(詩章) 박 수서(朴水西) 선장(善長) 시장(詩章) 임 흘(任 屹) 시장(詩章) 김 상용(金尙容) 선원(仙源) 시장(詩章) 오 여벌(吳汝橃) 경암(敬菴) 시장(詩章) 김 개호(金開湖) 시주(是柱) 시장(詩章) 김 학호(金鶴湖) 봉조(奉祖) 시장(詩章) 신 한용(辛翰龍) 인백(鱗伯) 시장(詩章) 이 경인(李景仁) 시장(詩章) 작자미상 시장(詩章) 문 생(門 生) |
시장(詩章) 금 개(琴愷) 망월헌(望月軒)
[掌苑署會同道簪纓餞別金而和朝天之行] 장원서회동도잠영전별김이화조천지행
장원서에서 같은 도의 관원이 모여 김 이화가 명나라 사신의 서장관으로 떠나는데 전별하다
爲尋佳處講玆遊 위심가처강자유 좋은 곳을 찿아 이런 놀이를 강구하게 되었는데
列坐高堂盡勝流 열좌고당진승유 높은 마루에 나란히 앉은 분 모두 이름난 부류일세
急管繁絃爭落日 급관번현쟁낙일 급한 가락의 관악기와 번잡한 현악기 소리 해가 지도록 어우러지고
碧簷紅袖散羈愁 벽첨홍수산기수 푸른 처마와 붉은 소매는 얽매인 시름을 흩게 하네
虯光先照程千里 규광선조정천리 뿔 없는 용의 빛 먼저 천 리 길을 비추는데
素鬢雙垂雪一頭 소빈쌍수설일두 흰 구렛나루 두 줄로 드리우고 온 머리는 세였도다
若使他年能記得 약사타년능기득 만약 다른 해에기억해 낼 수 있다면
直須摹取壁間留 직수모취벽간유 곧장 모름지기 본을 떠다가 벽에 붙여 두도록 하세
우(右)
天恩深幾許 천음심기허 명나라 은혜 얼마나 깊던가
抃舞海東陬 변무해동추 해동의 한 모퉁이에서 기뻐하며 춤을 추도다
某苦編邦晩 모고편방만 조그마한 나라에서 뒤늦게 태어났음을 괴롭게 여기지 마오
將成季子遊 장성계자유 앞으로 오나라 계찰이 유람한 전례를 이루리라
修程縱逸駕 수정종일가 먼길에 달리는 수레를 놓아두겠지만
壯疾祈酬 장지득기수 장대한 뜻은 커다란 보답을 얻게 되리라
此日難分手 차일난분수 이 날에는 손을 나누며 헤어지기 어려우나
歸期在暮秋 귀기재모추 돌아오는 기약 늦은 가을이면 있겠네
[甲寅孟夏上浣望月軒拜] 갑인맹하상완망월헌배
갑인년 4월 상순에 망월헌은 경의를 표하다
시장(詩章) 동원,이 상급(東原,李尙伋)
[送金行臺而和朝天] 송김행대이화조천
김 대행 감찰 이회가 명나라로 떠나는데 전송하다
三千四百里餘程 삼천사백리여정 삼천 사백 리 남짓 되는 머나 먼 길
送子觀周愴客情 송자관주창객정 주 나라 구경하러 그대 떠나 보내는 나그네의 심사 서글퍼
御史華銜膺右選 어사화함응우선 어사의 빛나는 직함은 영전으로 뽑힘을 받았고
綉衣風彩震同行 수의풍채진동행 수를 놓은 옷의 풍채는 일행을 두렵게 하였네
難懷正苦仍成病 난회정고잉성병 이별하는 회포 너무 괴로워 그대로 병을 이루었는데
宿雨連霪不肯晴 숙우연음불긍청 연일 오는 비 장마가 되어 기꺼이 개이질 않도다
此去苦言勞跋涉 차거고언노발섭 이번 걸음에 만약 산 넘고 물 건너는 수고로움을 말한다면
壯遊會見冣平生 장유회견최평생 장지를 품고 먼 곳으로 떠남이 일찍 평생에 최고임을 알리라
[東原拜稿] 동원배고
동원은 경의를 표하며 기고하다
시장(詩章) 이 경직(李景稷)
[送金員外赴燕京] 송김원외부연경
김 정낭이 연경으로 떠나는데 전송하다
陌上逕年別 맥상경년별 길 위에서 지나간 해에 이별하였으니
人間會合難 인간회합난 인간이 모여 살기가 어렵도다
我行來北塞 아행래북새 나는 북쪽의 변방에서 내려오는데
君去向長安 군거향장안 그대는 장안을 향해 떠나는 구려
燕路三千里 연로삼천리 연경으로 뻗은 길은 삼천리 인데
鵬宵九萬搏 붕초구만박 높디높은 하늘은 구만리나 된다네
爲詩須此日 위시수차일 시를 지어 오늘을 기다렸으니
努力愼加餐 노력신가찬 조심하고 식사 잘하도록 노력 하시게
[甲寅孟夏石門散人稿] 갑인맹하석문산인고
갑인년 4월 석문 산인은 기고하다
시장(詩章) 소암,임 숙영(疎菴,任叔英)
[送草廬金君以書狀官朝天序] 송초려김군서장관조천서
초려 김군이 서장관이 되어 명나라로 떠나는데 전송하는 서문
自草廬君之以其學 鳴吾黨之中 始有通方之士 자초여군지이기학 명오당지중 시유통방지사
而有司者 束其格而縄之 佊雅有所 習於己者 이유사자 속기격이승지 피아유소 습어기자
剽浮艶而襲陳腐 自以爲至矣 一朝操取捨之柄 표부염이습진부 자이위지의 일조조취사지병
而所見者與所習子 楚越其矩矱 이소견자여소습자 초월기구확
則彼安肯甘心而點頭哉甚自 瞋目而怒且罵曰 칙피안긍감심이점두재심자 진목이노차매왈
胡以足千我也 彼誠自信其所習 而怒與罵 호이족천아야 피성자신기소습 이노여매
爲用進取者 能無犯於怒與罵 不自窘其步武 위용진취자 능무범어노여매 불자군기보무
則天窘其步武者也 草廬君則不然 所立卓卓 칙천군기보무자야 초려군칙불연 소립탁탁
絶不爲世俗之態 彼何有於斯 절불위세속지태 피하유어사
易其所好而徇其所不好哉 草廬君之能不售 역기소호이순기소불호재 초려군지능불수
一國之所習也 一國之所習 售如草廬君何 일국소지습야 일국소지습 수여초려군하
余不知造物者之意必窮草廬君乎 抑否耶 여불지조물자지의필궁초려군호 억부야
不得於一世 以竢俟世 不得於一國 又將何竢 불득어일세 이사사세 불득어일군 우장하사
鳴呼 是不有天下之大乎 不得於此 명호 시불유천하지대호 불득어차
未必不得於彼 行矣哉 草廬君 미필불득어피 행의재 초려군
惡乎知匠石伯樂之不在於上黨之國耶 악호지장석백락지불재어상당지국야
聊以草廬君卜之也 草廬君之名 不聞於中朝 료이초려군복지야 초려군지명 불문어중조
是天下 亦無有水鏡之才也 夫草廬君 시천하 역무유수경지재야 부초려군
余識之二十年矣 始者嶺南遊 以其地饒英俊之産 여식지이십년의 시자영남유 이기지요영준지산
苦文與行 孰爲愈 皆曰莫先草廬君 余私心竊異之 고문여행 숙위유 개왈막선초려군 여사심절이지
士生乎今之世 不蔽其美 有一二人亦足矣 사생호금지세 불폐기미 유일이인역족의
至於千百之多 又安能使之如出一口 草廬君之賢 지어천백지다 우안능사지여출일구 초려군지현
不遠過於人 草廬君必無此矣 불원과어인 초려군필무차의
其時草廬君方急於養苦家貧 기시초려군방급어양고가빈
不足於滫瀡故黽勉而爲千祿之計 불족어수수고민면이위천록지계
若其好古之餘力 用之於三埸其文 약기호고지여력 용지어삼역기문
副急而己固不足以言草廬君之長 然他人竭其恩 부급이기고불족이언초려군지장 연타인갈기은
卽草廬君一言一句終不敢道也 假令秹式有異 즉초려군일언일구종불감도야 가령임식유이
亦不遇少變其體 何至尼草廬君 草廬君斯得之矣 역불우소변기체 하지니초려군 초려군사득지의
奈何不能媚於一夫之目 冥冥者失其鑑 而造物者受其責 내하불능미어일부지목 명명자실기감 이조물자수기책
草廬君四十年因於布衣 造物者亦四十年於脣舌 초려군사십년인어포의 조물자역사십년어순설
草廬君信窮矣 造物者獨何利焉 甚矣造物者 其窮草廬君 초려군신궁의 조물자독하이언 심의조물자 기궁초려군
盖至干今而猶未己也 尋尺之祿 得以及親 而宦途之不幸 개지간금이유미기야 심척지록 득이급친 이환도지불행
又甚於未登第之時 昔也見其不利於場屋 우심어미등제지시 석야견기불리어장옥
今也見其不利於朝廷 斯人也而至於斯也 금야견기불리어조정 사인야이지어사야
斯人也而至於斯也 夫士屈首讀六經 不啻家吟而戶誦 사인야이지어사야 부사굴수독육경 불시가음이호송
靡不熟其草句 有能擧其首義者乎 不有草廬君之妙解旁通 미불숙기초구 유능거기수의자호 불유초려군지묘해방통
則古聖人之訓 豈不爲鹵莽之歸 可以見草廬君之精搏矣 칙고성인지훈 기불위노망지귀 가이견초려군지정박의
自書契之創於天下 有韻者爲詩 無韻者爲詩 자서계지창어천하 유운자위시 무운자위시
詩文一也 不知者歧而二之 自限其能而病其不可兼 시문일야 불지자기이이지 자한기능이병기불가겸
獨草廬君堀起而高視 無嚴述作 何者非詩 독초려군굴기이고시 무엄술작 하자비시
驅其異而反其同 炳炳烺烺欲超輓近世而上之 구기이이반기동 병병랑랑욕초만근세이상지
以求合於古之人 草廬君之工於藝富於詞如是也 이구합어고지인 초려군지공어예부어사여시야
若使古之人 質草廬君之所有 약사고지인 질초려군지소유
則必不曰千載之下無繼之者矣 惜乎 古之人 不作於今 칙필부왈천재지하무계지자의 석호 고지인 불작어금
今之人 不喜法古 率以意柱草廬君 少其近古而不近於今 금지인 불희법고 솔이의주초려군 소기근고이불근어금
近古何尤 嘻 ! 今之人不可與語古也 所恃者惟造物者 근고하우 희! 금지인불가여어고야 소시자유조물자
而造物者而造物者又朋北乎今之人 四十年窮草廬君 이조물자이조물자우붕북호금지인 사십년궁초려군
若受今之人之指揮 而助其爲虐者 卽草廬君 약수금지인지지휘 이조기위학자 즉초려군
無投足之所矣 嗟乎! 造物者以四十年窮草廬君 무투족지소의 차호! 조물자이사십년궁초려군
亦可以己矣 猶以爲不足 又窮之於四十年之後 역가이기의 유이위부족 우궁지어사십년지후
彼不憚其己甚之名矣 觀草廬君之所坐而窮者 피불탄기기심지명의 관초려군지소좌이궁자
抑其外者也 猶不免乎造物者之忌 況不爲其外者乎 억기외자야 유불면호조물자지기 황불위기외자호
余恐造物者 蓋有以窮草廬君也雖然 草廬君 豈終窮者 여공조물자 개유이궁초려군야수연 초려군 기종군자
其身一國有也 非一國有也 天下如有知草廬君者 기신일국유야 비일국유야 천하여유지초려군자
則草廬君道不窮之日也 君子身窮 道不窮 草廬君道不窮 칙초려군도불궁지일야 군자 신궁 도불궁 초려군도불궁
斯草廬君不窮矣 余於是乎知造物者之意 사초려군불궁의 여어시호지조물자지의
或不欲窮草廬君也 不然 草廬君 何鎰朝天於也 혹불욕궁초려군야 불연 초려군 하이득조천어야
而遂遊於天下 之大也 天下 必有知草廬者矣 이수유어천하 지대야 천하 필유지초려자의
[萬曆甲寅孟夏疎菴任叔英書] 만력갑인맹하소암임숙영
만력 갑인년 4월 소암 임숙영은 쓰다
시장(詩章) 돈호,양 만고(逐湖,楊萬古)
[次東溟韻奉別金而和賀千秋] 차동명운봉별김이화천추
동명 운에 차운하여 김 이화가 천추절을 하례하러 떠나는데 경의를 표하며 전별하다
星河一路與天通 성하일로여천통 은하수의 한 길이 하늘로 통하였는데
此去奇遊付我公 차거기유부아공 이 길로 떠나는 기이한 유람 우리 공에게 넘겨졌네
秦帝島邊波色韻 진황도변파색노 진제도 섬 가에는 파도 기색이 노여워하고
單干臺上鎭形雄 단간대상진형웅 선우의 누대 위에는 진영의 형세가 웅장하도다
千秋日月高明處 천추일월고명처 천추의 해와 달 높고 밝은 곳에
萬國圭墇拜賀同 만국규장배하동 만국에서 예물을 바치고 절하며 하례하는 의식 같도다
寄語悲歌燕趙士 기어비가연조사 서글픈 노래 연 나라 조 나라 인사에게 말을 부치노니
白頭吾亦在屠中 백두오역재도중 머리카락이 허옇게 센 나 또한 도살장 가운데 있다오
[甲寅盛夏逐湖拜] 갑인성하돈호배
갑인년 6월 돈호는 경의를 표하다
시장(詩章) 우계,박 수서(尤溪,朴守緖)
[送而和庚兄赴上國] 송이화경형부상국
이화 동갑형이 명나라로 떠나는데 전송하다
今代龍門獨數君 금대용문독수군 지금 세대에 뭇 사람이 우러르는 인재는 유독 몇 친구 뿐인데
使乎專對屬能文 사호전대속능문 전권을 위임받은 사신도 능란한 문장이 관계되도다
學從溪老川翁得 학종계노천옹득 학문은 퇴계를 연원으로 한 월천에게서 터득하였고
詩入吳娃楚姥聞 시입오왜초모문 시는 오 나라 미인을 통하여 초 나라 노파에게 들었으리
華表鶴歸深歲月 화표학귀심세월 화표학이 돌아오려면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하는데
首陽山古鎖煙雲 수양산고쇄연운 수양산은 옛토록 연운속에 가려 있네
英雄事業鴻留迹 영웅사업홍유적 영웅의 사업은 큰 자취를 남기는 법이니
歸趁秋風了了言 귀진추풍료료언 가을 바람 불 때에 돌아와 또렷이 이야기해 주오
[화표학(華表鶴:화표는 옛날 궁전이나 능 따위의 큰 건축물 앞에 아름답게 조각한 돌기둥을 가르킨다.
화표학은 그 화표위에 앉은 학이라는 뜻임]
[甲寅淸和上浣尤溪] 갑인청화상완우계
갑인년 4월 상순 우계
시장(詩章) 조 응휴(曹應休)
[南樓餞金正郎遼兄赴京] 남루전김정낭요형부경
남루에서 김 정낭 요형이 명나라로 떠나는데 전별하다
暇日南樓會 가일남루회 한가한 날 남루에서 모였는데
華筵爲爾開 화연위이개 빛나는 자리는 그대를 위해서 열렸도다
嬌歌添別恨 교가첨별한 아리따운 노래 소리에 이별의 한은 보태지고
高管促難杯 고관촉난배 높은 가락의 관악기 음율은 떠나는 이의 술잔을 재촉하도다
遼海連空濶 요해연공활 요동의 바다는 하늘에 이어져 넓직하고
燕雲入望堆 연운입망퇴 연경의 구름은 눈에 들어와 쌓이도다
千金愼行李 천금신행이 천금처럼 행장 갖추기를 조심하여
努力好歸來 노력호귀래 잘 갔다가 돌아오도록 노력하시오
[甲寅孟夏下浣昌山後人曹應休稿奉] 갑인맹하하완창산후인조응휴고봉
갑인년 4월 하순에 창산 후인 조응휴는 경의를 표하며 기고하다
시장(詩章) 최 정운(崔정운)
[華旆過縣之日 病不能餞別 恨益增 辛得一律 追以贈之]
화패과현지일 병불능전별 한익증 신득일율 추이증지빛나는 행차가 우리 고을을 지나는 날에 병이 들어 전별할 수 없었기에
한스러움이 더욱 보태졌는데 다행스럽게율시 한 편을 지어 추가로 드린다
千秋令節萬邦欽 천추영절만방흠 천추의 좋은 명절 만국이 흠모하는데
專對端宣禮部官 전대단선예부관 외국에 사신으로 적격자는 예조의 관원이 적합하도다
聖主誠心昭日月 성주성심소일월 성스러운 임금의 정성은 해와 달처럼 환하고
皇朝文物會衣冠 황조문물회의관 황제 조정의 문물은 의관을 갖춘 대부들 모였네
江南芳草難魂苦 강남방초난혼고 강남의 꽃다운 풀에는 이별하는 혼이 괴로운데
天末飛雲望眼寒 천말비운망안한 하늘가의 나는 구름은 눈에 바라보이어 쓸쓸하네
臨別如何身臥病 임별여하신와병 작별하는데 이르러 어찌하여 자신이 병들어 누웠기에
未將樽酒共團欒 미장준주공단란 장차 술 두루미를 가지고 함께 단란하게 보내지 못하겠네
[崔挺雲] 최 정운
시장(詩章) 김 정익(金廷益)
[奉別金而和朝天之行] 봉별김이화조천지행
김 이화가 명나라로 떠나는데 경의를 표하며 전별하다
材堪專對孰優兄 재감전대숙우형 외국에 사신으로 보낼만한 인재로 누가 형 보다 뛰어나랴
拔擢如今向玉京 발탁여금향옥경 오늘날 발탁되어 연경으로 향하누나
壽祝崗陵修子職 수축강릉수자직 산등성이나 구릉처럼 장수하기를 빌면서 자식의 직분을 닦았고
恩涵河海供藩誠 은함하해공번성 하수와 바다 같은 은혜에 젖어 번방으로서의 정성을 바쳤도다
殘花關塞傷分手 잔화관새상분수 변새의 꽃이 쇠잔할 무렵에 작별을 마음 아파했는데
衰草遼陽計返程 쇠초요양계반정 요양의 풀이 시들 적이면 돌아오는 길을 헤아리게 되도다
千里白雲應入望 천리백운응입망 천 리나 뻗힌 흰구름 응당 눈에 들어오리니
好還須慰倚閭情 호환수위의여정 잘 갔다가 돌아와 모름지기 고대하시는 어버이 마음 위로해 드리게
[鷄林後人金廷益] 계림후인김정익
계림 후인 김 정익
시장(詩章) 황 중윤(黃中允) 동명(東溟)
[奉送金而和朝天] 봉송김이화조천
김 이화가 명나라로 떠나는데 경의를 표하며 전송하다
平生三百誦詩葩 평생삼백송시파 평생토록 시경 삼백 편을 암송하였으니
男子茲行足可誇 남자자행족가과 남자의 이번행차 자랑할 만하도다
輕雲不曾窺鬢髮 경운불증규빈발 얇은 구름은 일찍이 구렛나루와 머리칼을 였보지 못했는데
英風誰敢較才華 영풍수감교재화 영걸스런 기풍 누가 감히 그 재능과 비교하리
天回少海千秋節 천회소해천추절 하늘은 소해의 천추절이 돌아오게 하고 [少海:태자를 이르는말]
人泛銀河萬里槎 인범은하만리차 사람은 은하수 만리 길에 사신의 배를 뛰웠도다
竚得歸來傳勝事 저득귀래전승사 우두커니 서서 돌아와 좋은 일 전하는 걸 얻어들을 터이니
周家禮樂漢山河 주가예락한산하 주 나라의 예악과 한 나라의 산하에 대해서 이겠지
遼塞燕山馹騎駸 요새연산일기침 요동과 연산을 역마를 타고 채칙질하여 달리노라면
沿送往迹摠森森 연송왕적총삼삼 길가의 지난 자취 모두 눈에 삼삼하겠네
丁仙舊柱乾坤老 정선구주건곤노 정선의 옛 기둥에는 하늘과 땅도 나이가 많은 듯하고
田將殘碑歲月深 전장잔비세월심 전장의 쇠잔한 빗돌에는 해와 달이 오래된 것 같도다
萬古竹城蘭雪儷 만고죽성난설려 만고의 고죽성에는 난초와 눈이 뿌려지고
望今柴市日星臨 망금시시일성임 지금의 시시에는 해와 별이 비치고 있도다
分明指點渾如昨 분명지점혼여작 분명히 손가락으로 가리킬 만한 곳 모두 어제와 같은데
無限騷人感慨心 무한소인감개심 한없는 시인들 감개한 마음을 갖게 되도다
萬里燕京一路通 만리연경일로통 만 라나 되는 연경 하 길이 통하여 있는데
壯遊今日屬吾公 장유금일속오공 장지를 품고 멀리 떠나는 오늘 우리 공에게 딸렸네
荒茫煙樹蓟門遠 황망연수계문원 안개 낀 나무는 거칠고 망망하게 계문에서 멀리 보이고
控扼華夷山海雄 공액화이산해웅 중국과 오랑캐를 제압하는 상과 바다 웅장하리라
地勝通州樓觀盛 지승통주루관성 경치 좋은 통주에는 누대의 풍경 성대하고
天開遼塞版圖同 천개요새판도동 하늘이 만들어 놓은 요동의 관문은 판도가 같도다
沿送觸目皆奇絶 연송촉목개기절 큰 길가의 지역으로 눈에 닿는 것들 너무나 기이할 터인데
投入詞仙彩筆中 투입사선채필중 글 잘하는 분의 채색 문장 가운데 투입될 것이네
[시시(柴市):宋나라 宰相,文天祥이 殉國한곳]
[계문(蓟門):北平의 德勝門 서북쪽에 있는 地名]
[甲寅首夏上澣東溟] 갑인수하상한동명 갑인년 4월 상순 동명
시장(詩章) 계암,김 령(溪巖,金 坽)
而和尊契有萬里行 爲索一語 顧溪不才 朝暮役役 이화존계유만리행 위색일어 고계부재 조모역역
疾疹又重 何能有佳恩 可以鋪張行意耶 질진우중 하능유가은 가이포장행의야
只以俚詞寓情 辛笑擲 지이리사우 신소척
이화 존계가 만리나 되는 명나라로 떠나면서 한 마디 해줄것을 청하였다.
돌아보건대 본인은 재능도 없고 아침 저녁으로 골몰하는데다 병 또한 중한 상태이니
어떻게 좋은 생각을 가지고 떠나는 의미를 널리 펼칠수 있겠는가?
세속적인 말로 심정을 표현하니 보고서 한번 웃고 버렸으면 다행이겠오.
千秋笙鶴慶嘉辰 천추생학경가진 천추절에 신선이 학(鶴)을 타고 경사스런 날을 경축하게 되니
才譽飄然拔擢新 재예표연롱발신 재능과 명성이 뛰어나 훌쩍 새롭게 발탁이 되었네
天上玉京輝瑞日 천상옥경휘서일 하늘위 옥황상제가 사는 곳에는 상서로운 해가 비치고
海東金節擁詞人 해동금절옹사인 바다 동녘에서 왕명을 받은 사신 글 잘하는 사람 옹호하네
燕山形勝羣龍鬪 연산형승군용투 연 나라 산세와 경치는 뭇 용이 다투는 듯하고
遼塞兵威萬馬馴 요새병위만마순 요동 요새의 굼사들 위엄에 많은 말들이 길들여져 있도다
夕照長城憑一眺 석조장성빙일조 저녘놀 낀 성곽에 기대어 한번 바라보니
知君壯志此時伸 지군장지차시신 그대의 장한 뜻이 이 때에 펼치려는 것을 알겠네
[甲寅淸和光山後學金坽子峻甫謹呈行軒] 갑인청화광산후학김영자준보근정행헌
갑인년 4월 광산후학 김영 삼가 행헌에 올리다
시장(詩章) 전 이성(全以性)
[奉送金郎中赴京之行] 봉송김낭중부경지행
김 낭중이 명나라로 떠나는데 경의를 표하며 전송하다
雅望誰能右 아망수능우 우아한 명망 누가 앞설 수 있으랴
淸時獨擅譽 청시독천예 청명할 시기엔 홀로 명예를 오로지 하였었지
高才膺寵擢 고재응총탁 뛰어난 재능은 총애와 발탁을 받을 만하고
專對重詩書 전대중시서 외국의 사신으로 뽑힌 건 시와 서를 중하게 여기서이네
萬國三呼日 만국삼호일 만국에서 세 번 만세를 부르는 날이고
千秋八月初 천추팔월초 천추절은 팔월의 초순이네
長送愼行邁 장송신행매 먼길에 행장을 신중히 하시오
白髮倚門閭 백발의문여 백발의(어버이) 문려에서 기다리신다오
[皇明萬曆甲寅淸和下浣龍城後人全以性稿奉] 홍명만력갑인청화완용성후인전이성고봉
명나라 만력 갑이년 4월 하순 용성 후인 전이성은 기고하다
시장(詩章) 정 준(鄭 遵)
[奉送金憲臺朝天之行] 봉송김헌대조천지행
김 헌대가 명나라로 떠나는데 경의를 표하여 전송하다
春宮同席辛追陪 춘궁동석신추배 예조에서 자리를 함께하고 뒤따르며 모시는 것 다행스러운데
氣槩交親語不雷 기개교친어불뢰 기개는 가까이 교유하여도 말씀은 주견 없이 부화되지 않도다
花雨打衣銜命去 화우타의함명거 꽃비가 옷을 두드릴 무렵 왕명을 띠고 떠났다가
雪混衛馬奉書回 설혼위마봉서회 눈과 진흙이 말발굽에 부딫는 때이면 칙서를 받들고 돌아오리라
郵亭別恨催鉉管 우정별한최현관 역 마을 객사에서의 이별하는 한은 거문고와 피리가 재촉하고
旅館鄕心托酒盃 여관향심탁주배 여관에서의 고향을 그리는 생각은 술잔에다 의지하리라
文彩坐看傾上國 문채좌간경상국 명 나라를 기울게 할 정도의 문장은 앉아서 볼 터이니
幽燕豪俠擁行臺 유연호협옹행대 연경의 호기 넘치는 문학가들 서장관을 옹호하리라
[萬曆甲寅春晩鄭遵] 만력갑인춘만정준
만력 갑인년 늦은봄 정준
시장(詩章) 안 숭검(安崇儉)
[送金正郎赴京] 송김정낭부경
김 정낭이 명나라로 떠나는데 전송하다
歷數諸生學有師 역수제생학유사 생도들 하나하나 세어보면 배우는데 스승이 있으니
師門楷範子尤奇 사문해범자우기 스승 문하에 모범은 자네가 더욱 특이하도다
靑雲自致南曹颺 청운자치남조양 청운의 뜻을 스스로 예조에서 이루어 드날리고
列宿還從北極馳 열숙환종북극치 나열한 별은 도리어 죽극성을 따라 치닫도다
遣价常時人易瓣 견개상시인역판 사신을 보낼 적이면 언재나 사람을 쉽게 분변하였는데
擇臣今日事須知 택신금일사수지 적임자를 뽑은 오늘의 일은 모름지기 알겠도다
皇恩謝了歸寧處 황은사요긔영처 황제의 은혜에 사례를 마치고 돌아와 어버이를 뵙는 곳에서
翻老歡參獻壽巵 번노환삼헌수치 이 늙은이도 기쁘게 참여하여 장수를 비는 술잔을 올릴 것이네
[五芝山人稿] 오지산인고
오지산인은 기고하다
시장(詩章) 수서,박 선장(水西,朴善長)
歲甲寅春 差謝恩使書狀官 金君而和 以春官郎 세갑인춘 차사은사서장관 김군이화 이춘관난
得與其選 此豈九皐之聲上聞干天而然那 득여기선 차기구고지성상문간천이연나
余時胃受幕下之任 先而和歸嶺南 和甫求余以贐行之詩 여시위수막하지임 선이화귀영남 화보구여이신행지시
余識和甫 知其誦詩也 篤敬也 其將副吾儕之望矣 여식화보 여기송시야 독경야 기장부오제지망의
遂綴一章 以穢錦囊 수철일장 이예금랑
갑인년 봄에 사은사 서장관을 임명하는데 김군 이화가 예조 낭관으로 그 선발에 참여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구고에서의 학 울음 소리가 위로 하늘에 들려서 그런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당시 모람되게 막하의 임무를 맡아 이화보다 먼저 영남으로 돌아갔는데 화보가 나에게
길 떠나는 사람에게 주는 시를 지어 달라고 요구하였다.
나는 화보에게 대하여 잘안다. 그는 시를 외며 독실하고 신중하여 장차 우리 무리의 바라는 바에
부응하리라는 것을 알기에 드디어 한 편을 엮어 시주머니를 더럽히는 바이다.
漢性梅發戒行韉 한성매발계행천 한양에 매화가 피어 길 떠날 채비를 조심하는데
昭代羣英子獨賢 소대군영자독현 당대의 많은 영걸 가운데 자네가 유독 현명하도다
報國一心懸北闕 보국일심현북궐 나라의 은혜를 갚겠다는 한 마음은 북쪽의 대궐에 매여 있고
望雲확眼掛南天 망운확안괘남천 어버이를 그리는 두 눈동자는 남쪽 하늘에 걸렸으니
幾經衣上遼闕雨 기경의상요궐우 의복에 요동 관새의 비를 몇 번이나 맞았으며
過盡臺中薊路烟 과진대중계로연 누대 에서는 계문 길의 안개 지나가기를 다하리라
解道吾兄多長物 해도오형다장물 도를 이해하는 형께서 장점이 많으시니
歸來妥帖海東壖 귀래타첩해동연 별 일 없이 순조롭게 외진 해동으로 돌아오리라
[錦城後人水西素飡翁拜稿] 금성후인수서소찬옹배고
금성후인 수서 소손옹은 경의를 표하며 기고하다
시장(詩章) 임 흘(任 屹)
[贈謝恩使書狀官金而和別] 증사은사 서장광 김 이화별
사은사 서장관 김 이화와 작별하며 드리다
金正郎而和將赴京 來叩病棲 敍寒喧外 김정낭이화장부경 래고병서 서한훤외
索以玉河遺寥之資 所謂詩者 非我所能 색이옥하유료지자 소위시자 비아소능
而而和之求 懇懇不自已 吾將贈之以一言可乎噫 이이화지구 간간불자이 오장증지이일언가호희
使者之職 固非一端 而其要 只在於淸愼二字 사자지직 고비일단 이기요 지재어청신이자
淸之則此心澄澈 持身簡約 愼之則此心不放處事靡錯 청지칙차신징철 지신간약 신지칙차심불방처사미착
惟淸與愼 而和勗之 而和乎 유청여신 이화욱지 이화호
김 정낭 이화가 장차 명나라로 떠나려 하면서 요양중인 나의 처소로 찾아와 인사를 주고 받은뒤
옥하에서 무료함을 보내는 자료인 시를 지어 달라고 요청 하였다.
이른바 시라는 것은 내가 잘하는 터도 아닌데 이화가 간절히 요구하므로 스스로 그만두지 못하고
내가 한마디 지어서 보내는 것이 가하겠는가
아! 사신의 직분은 진실로 어느 일부분만이 아닌데 요긴한 것은 단지 청렴하고 신중하게 하는
청신(淸愼) 두 글자에 달려있다 청렴하게 하면 이 마음이 맑아져 몸가짐이 간략하고 신중히 하면
이 마음이 방종하지 않아 일을 처리함에 착오되지 않으니 청렴과 신중을 이화는 힘쓰시오 이화여!!
送君萬里燕山路 송군만리연산로 만 리나 되는 연경으로 떠나는 그대를 전송하면서
贈君淸愼兩箇字 증군청신양개자 그대에게 청신 두 글자를 노자로 주도다
處處春風挑李香 처처춘풍도이향 곳곳에는 봄바람 속에 복숭아 오얏 향기 그득할 터인데
淸愼之義君思未 청신지의군사미 깨끗이 하고 조심하라는 뜻 그대는 생각하겠소
[靑虎暮春靜坐齋病箇任屹奉別] 청호모춘정좌재병용임흘봉별
갑인년 3월 정좌재의 병든 천치 임 흘은 경의를 표하며 전별하다
시장(詩章) 선원,김 상용(仙源,金尙容)
[禮部郎中金兄而和氏 以贊价朝天 此去皇城三千餘里 예부낭중김형이화씨 이찬대조천 차거황성삼천여리
而往返六七朔矣 凡人偶然相別 或一二歲或五六載 이왕반육칠삭의 범인우연상별 혹일이세혹오육재
甚者至於十餘年 則今送吾兄 不必戚戚然摻手噓唏 심자지어십여년 칙금송오형 불필척척연섬수허희
而今兄之去也 歷遼陽幽薊千萬里雲山 則殘燈旅館 이금형지거야 역요양유계천만리운산 칙잔등여관
晧月淸宵 不無思親憶弟之情 故於其去也 不以贐而以言 호월청초 불무사친억제지정 고어기거야 불이신이이언
嗚呼 士之生斯世也 抱大道 蘊奇才 堯吾君 舜吾民者 오호 사지생사세야 포대도 온시재 요오군 순오민자
此其志願也 苟或不遇其時 不得其位 則亦隨遇而安 차기지원야 구혹불우기시 부득기위 칙역수우이안
素位而行者 固其常也 若夫使乎之任 則於古罕得其人 소위이행자 고기상야 약부사호지임 칙어고한득기인
而於今以謝恩兼賀千秋令節 則其所以難愼者 爲如何哉 이어금이사은겸천추령절 칙기소이난신자 위여하제
擧朝薦之 聖上擇之 苟非才德出衆者 其何以當之也 거조천지 성상택지 구비재덕출중자 기하이당지야
兄之受業有自來 而兄之講劘有其素 其所以擔當斯責 형지수업유자래 이형지강마유기소 기소이담당사책
而揚我王事大之誠也明矣 故先鎰人賀國家 이양아왕사대지성야명의 고선이득인하국가
繼以設施賀吾兄 謹綴短律一篇 以助郵亭一粲 계이설시하오형 근철단율일편 이조우정일찬
詩云乎哉 道情而己] 시운호재 도정이기
예부 낭중 김형 이화씨가 서장관으로 명나라로 떠나는데 이곳과 황성과의 거리는 삼천 여리나 되고
갔다가 돌아오는데 육,칠개월이 걸린다.
일반 사람들이 우연하게 서로 헤어저 더러는 일,이년 더러는 오,육년이 되기도 하며 심한자는 십여년에
이르기도 하니 지금 우리 형을 전송하면서 서글프게 생각하며 손을 잡고 한탄할 필요는 없다.
지금 형이 가면서 요양과,유주,계주의 천만 겹의 구름이 걸린 산을 거쳐야 하며 가물거리는 등잔불이 켜진
여관에서와 달 밝은 시원한 밤이면 어버이를 그리워하고 아우를 생각하는 심정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떠날적에 여비를 주지 아니하고 시를 지어 주는 것이다.
아아! 선비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큰 도를 지니고 기이한 재능을 쌓아서 우리 임금을 요 임금처럼 되게하고
우리 백성을 순 임금의 백성처럼 되게하는것이 그 뜻하는 바이고 원하는 바이다.
진실로 간혹 그 때를 만나지 못하고 그 지위를 얻지 못하게 되면 역시 만난 운명에 따라 편안하게 여기며
현재의 위치에 따라 행하는 것은 진실로 그 떳떳한 것이다.
사신의 임무와 같은 것은 옛날에도 적합한 사람을 얻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런데 지금 사은사에다 천추 명절의 하례를 겸한 임무라면 그 어렵게 여기고 신중히 해야할 까닭이
어떠하다고 하겠는가?
온 조정에서 추천하고 성상께서 선택하셨으니 진실로 재능과 덕망이 무리에서 뛰어나지 않은 사람이면
그것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형의 학업은 본래 부터서 온 바가 있었으며 형이 강론하고 연마한 것이 그 근본이 있으니 이 책임을 담당하여
우리 임금을 위한일을 크게 드날릴 것이 참으로 분명하다고 하겠다.
때문에 먼저 적합한 인재를 얻은 것으로 국가에 하례하고 이어서 재능을 펼치는 것으로 우리 형에게
축하 하면서 삼가 짧은 율시 한 편을 지어서 우정(여관)에서 한 번의 웃음꺼리로 돕기는 하오나
시라고 말하겠소 인정을 말한 것 뿐이라오.
銜命朝天馬似飛 함명조천마사비 왕명을 받들고 중국으로 떠나는 사신을 태운 말 나는 듯하니
夢魂先繞鳳凰池 몽혼선요봉황지 꿈속에서의 넋은 먼저 명나라 중서성에 봉황지 둘려 있네
胸中事業詩千券 흉중사업시천권 가슴속의 사업은 시(詩)가 일천 권이고
橐裡行裝筆一枝 탁리행장필일지 봇짐 속의 행장은 붓 한자루도다
別路本因芳草遠 별로본인방초원 이별하는 길에는 본래 꽃다운 풀이 아득히 펼쳐 있고
歸程還被菊花遲 귀정환피국화지 돌아오는 길에는 도리어 국화가 더디게 피어 있음을 보리라
爲言努力加餐飯 위언노력가찬반 노력하기를 당부하고 식사 잘 하기를 덧붙이며
回首北堂雙鬢絲 회수북당쌍빈사 머리를 북당(北堂)으로 돌리니 양쪽의 구랫나루가 더 희어지겠지
[甲寅首夏念一 宗契 仙源稿] 갑인수하념일 종계선원고
갑인년 4월 21일 종계 선원은 기고하다
시장(詩章) 경암,오 여벌(敬菴,吳汝橃)
[贈別晩退先生] 증별만퇴선생
만퇴 선생을 송별하다
親朋相送酒三行 친붕상송주삼행 친한 벗을 서로 전송하느라 술잔을 세 순배나 돌리는데
西望燕雲惱客情 서망연운뇌객정 서쪽의 연경 쪽 하늘을 바라보니 나그네의 마음을 번뇌케 하네
疎雨一簾春色裏 소우일염춘색리 발 너머로 성기게 오는 비는 봄기운이 완연한데
若爲岐路破愁城 약위기로파수성 작별하는 갈림길에서 시름의 성곽 깨뜨렸으면 한다오
[敬菴,吳汝橃] 경암,오여벌
시장(詩章) 김 개호(金開湖) 김 시주(金是柱)
[奉別金郎中朝京] 봉별김낭중조경
김 낭중이 명나라로 떠나는데 경의를 표하며 전별하다
帝德廣如天 제덕광여천 황제의 덕은 하늘처럼 넓은데
王心向日懸 왕심향일현 우리 임금의 마음은 황제를 향하여 매였도다
監臨非遠也 감임비원야 감시하며 내려다봄이 멀지 않으니
誣枉自昭然 무왕자소연 억울한 무함은 저절로 환하게 밝혀지리라
舊誦詩三百 구송시삼백 그 전에는 시경 삼백 편을 암송하더니만
今行路幾千 금행로기천 이번에는 몇 천 리 길을 떠나는도다
丁寧陳謝意 정영진사의 분명하게 사례하는 뜻을 진달하는 것은
都在出彊專 도재출강전 모두가 왕명을 받들고 외국으로 가는 사신에게 달려 있다네
우(右)
萬國同文日 만국동문일 모든 나라가 같은 정령(政令)을 시행하는 날에
千秋誕聖辰 천추탄성진 천추절은 성자(聖子)가 탄생한 때이네
多君充下价 다군충하개 때마침 그대가 서장관으로 채워졌으니
一代選儒臣 일대선유신 한 시대의 유신(儒臣)들이 선발되었도다
變夏恩喬木 변하은교목 중국이 변화하니 교목을 생각하게 하고
觀周慕古人 관주모고인 주(周)나라 문물을 보고 옛 사람을 사모하게 되리라
此行偕夙願 차행해숙원 이번의 행차는 오랜 소원을 이룬 샘이니
忠孝報君親 충효보군친 충성과 효도를 임금과 어버이에게 보고 드리도록 하오
[교목(喬木:높고 큰나무, 고국(故國)또는고리(故里)의 전거(典據)가 되는 고사(故事)를 형용하기도함.]
[萬曆靑虎初夏 開湖以立拜贐] 만력청호초하 개호이립배신
만력 갑인년 4월 개호 이립은 경의를 표하며 올리다
시장(詩章) 김 학호(金鶴湖) 김 봉조(金奉祖)
[送別金郎中朝京] 송별김낭중조경
김 낭중이 명나라로 떠나는데 송별하다
嘉節千秋近 가절천추근 좋은 시절에 천추절이 가까우니
殊恩一國遍 수은일국편 특별한 은혜는 한 나라에 치우쳤네
至誠酬帝德 지성수제덕 지극한 정성으로 황제의 은덕을 갚으며
專對揀廷賢 전대간정현 외교의 적임자로 조정의 현명한 이를 뽑았도다
周道車如水 주도차여수 주(周)나라 길에는 수레가 거침없이 달리고
燕郊草似烟 연교초사연 연(燕)나라 들에는 풀이 더부룩 하리라
山川馬前濶 산천마전활 산과 시내는 말 머리에 광활하리니
何日可歸鞭 하일가귀편 어느 때에 돌아오는 채칙을 잡을 수 있으려나?
庭樹輕陰霽景明 정수경음제경명 뜰앞의 나무에 약간 흐렸던 기운 환하게 개이니
淸和佳節屬離亭 청화가절속이정 맑고 화창한 좋은 계절에 작별하는 자리로 모였도다
數行賓主連鄕曲 수행빈주연향곡 두어 줄의 손님과 주인은 시골 구석까지 이어져 있고
萬里山河接帝城 만리산하접제성 만리나 되는 산과 내는 황제가 있는 곳으로 닿아있네
客裡已驚吟鬂白 속리이경음빈백 객지에 있는 동안에 벌써 구렛나루 희다고 읊는 것이 놀라운데
歧頭況値柳條靑 기두황치유조청 갈림길에서 더구나 버들가지 푸른 광경을 만나는 것이랴?
臨分更誦陽關句 임분경송양관구 작별하기 직전에 다시 양관의 구절 외우니 [양관(陽關):중국의지명]
此日休辭酒百觥 차일휴사주백굉 이날에는 백 잔의 술이라도 사양하지 말게나
[萬曆靑虎孟夏 豊山金孝一拜] 만력청호맹하 풍산 김효일배
만력 갑인년 4월 충산 김효일은 경의를 표하다
시장(詩章) 신 한용(辛翰龍) 인 백(鏻 伯)
[奉送金書狀官而和赴京] 봉송김서장관이화부경
김 서장관 이화가 연경으로 떠나는데 경의를 표하며 전송하다
羈心日夜憶孤丘 기심일야억고구 나그네의 마음은 밤낮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데
病裹裹聞子遠遊 병과경문자원유 병중에 놀랍게도 자네가 먼 곳으로 떠난다는 소문 들었네
浮世是非空白髮 부세시비공백발 뜬구름 같은 세상 옳거니 그르니 하는 속에 공연히 백발만 늙었고
半生難合幾靑眸 반생난합기청모 반생 동안 헤어졌다 모였다 하며 몇 차례 다정한 눈길 보넸던가
江南草綠王孫恨 강남초록왕손한 강남 쪽의 풀이 푸르스름하니 왕손이 한스러워하고
天未雲飛孝子憂 천미운비효자우 하늘가에 구름이 떠가니 효자가 근심에 젖도다
須愛萬金加饌飯 수애만금가찬반 모름지기 만전을 기하여 아끼고 식사도 잘 챙겨서
歸來爲我語觀周 귀래위아어관주 돌아와 나를 위해 명나라 구경한 이야기 들려주시게
[萬曆甲寅淸和上澣辱知鷲城辛鱗伯適差祭 만력갑인청화상한욕지취성신린백적차제
忙迫走草 詩云乎哉 道情而己 黯然拜稿] 망박주초 시운호재 도정이기 암연배고
만력 갑인년 4월 상순에 욕되게 알고 지내는 취성 신린백이 마침 재관으로 임명되어 <떠나기에>
바빠 쫓기면서 기록하니 시라고 말하겠는가?
심정을 표현할 뿐이며 섭섭한 마음으로 경의를 표하며 기고하다.
시장(詩章) 이경인(李景仁)
[奉贐金郞中以書狀官朝天] 봉신김랑중이서장관조천
김 낭중이 서장관이 되어 명나라로 떠나는데 경의를 표하며 전별하다
昭代欽天玅簡公 소대흠천묘간공 당대에 명나라를 흠모하면서 묘하게도 공이 선발되었는데
誦詩頗有古人風 송시파유고인풍 시를 외면서 고인의 기풍 아주 많이 지니셨도다
千秋玉帛庭陳盛 천추옥백정진성 천추절 예물로 옥과 비단을 대궐 뜰에다 풍성하게 진열하겠고
萬國衣冠拜賀同 만국의관배하동 만국에서 의관을 갗추고 절하며 하례하기를 함께 하도다
氣壓醫閭山勢壯 기압의여산세장 기상은 의무려산을 눌러 산의 형세가 장엄하고
城臨山海地形雄 성임산해지형웅 성곽은 산해관을 내려다 보며 땅의 형국이 웅장하도다
歸來應作觀周錄 귀래응작관주록 돌아오면 응당 명나라를 구경한 기록을 책으로 엮을 터이니
收拾瓌奇播我東 수십괴기파아동 희귀하고 뛰어난 것 주워 모아다 우리 동방에 전파하시게
丈夫生世肯沈淪 장부생세긍심륜 대장부가 이 세상에 살면서 곤경에 처함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니
不作將軍定使臣 불작장군정사신 장군은 되지말고 사신이 되었으면 한다오
季札方酬觀樂志 계찰방수관락지 오 나라 계찰이 바야흐로 웅대하며 예악을 관찰하여 기록하였고
張騫自是泛槎人 장건자시범차인 한나라 장건은 이로부터 뗏목을 띄우는 사람이 되었네
行探禹迹山河古 행탐우적산하고 우임금의 자취를 가서 더듬으니 산하는 오래되었겠고
收取燕都景物新 수취연도경물신 명나라 도읍의 것을 취하니 경물이 새롭도다
雲夢胸襟從此豁 운몽흉금종차활 운몽을 보면 가슴도 이를 좇차 넓직해지리니
某將離合更傷神 모장이합갱상신 혜어지고 모이는 일 때문에 다시 마음 상해하지 마시게
南省郞官輔遠行 남성랑궁보원핸 예조의낭관이 먼 명나라에 서장관으로 떠나게 되어
翩翩冠蓋向秦京 편편관개향진경 의기 양양하게 의관을 갗추고 연경으로 향한다네
天連鶴野衛炎漲 천연학야위염창 하늘은 학야와 이어져 한 더위와 마주치겠고
路遶燕山戒兵虜 로요연산계허로 길은 연산에 둘리어오랑케의 졸개들 경계해야 하겠네
叱駆王尊寧畏險 질구왕존영외험 말 모는 사람을 꾸짗은 왕존이 어찌 험난함을 두려워했겠으며
望雲仁傑不堪情 망운인걸부감정 구름을 바라보며 어버이를 생각한 적인걸의 정을 감당치 못하리
遙知秋夜鳥蠻館 요지추야조만관 멀리서 알겠노라 가을 밤 오만의 여관에서
萬里相思共月明 만리상사공월명 만 리나 떨어진 곳에서 밝은 달을 처다보며 서로 생각하는 줄은
[甲寅淸和 延安 李景仁拜稿] 갑인정화 연안 이경인 배고
갑인년 4월 연안 이경인은 경의를 표하며 기고하다
시장(詩章) 작자미상
子有萬里之行而不遑於南 使我不得幄手而相別 자유만리지행이불황어남 사아불득약수이상별
瞻望咨嗟之懷 只掛於四十字 可謂情隘而辭蹙也 첨망자차회 지퀘어사십자 가위정애이사축야
令人奉命咫尺而丁寧告家人刺刺不能休 령인봉명치척이정령고가인자자불능휴
子去皇都 獨無幾微出於言語者 자거황도 독무기미출어언어자
豈不以償平生萬里之志也那 行過首陽 爲我弔孤竹君二子 기불이상평생만리지지야나 행과수양 위아조고죽군이자
世人皆濁 何不掘其泥而揚其波也 세인개탁 하불굴기니이양기파야
萬里燕京道 만리연경도 만 라나 되는 연경으로 통하는 길에는
三韓御史行 삼한어사행 삼한 어사의 행열이 있도다
皇恩特地厚 황은특지후 황제의 은혜는 특별한 지역에 두텁고
明主格天誠 명주격천성 영명한 임금 하늘에 이르는 정성이네
專對其難愼 전대기난신 외국에 사신으로 가는 일 어렵게 여기고 신중히 해야하니
賢臣任重輕 현신임중경 현명한 신료가 중대하고 가벼움을 떠맡았도다
應知首陽過 응지수양과 응당 알겠노라 수양산을 지나면서
爲揖聖之淸 위읍성지청 백이숙제의 사당에 경의를 표하리라는 것을
[萬曆甲寅春三月丙辰一人拙漢拜] 만력갑인춘삼월병진일인졸한배
만력 갑인년 봄 3월4일 한 사람의 옹졸한 사나이가 경의를 표하다
시장(詩章) 문생(門生)
[寄呈函丈朝天之行] 기정함장조천지행
선생님이 명나라 사신으로 떠나시는데 부처 올리다
大丈夫生斯世 能有萬里外志者 固十無一二 有此志 대부생사세 능유만리외지자 고십무일이 유차지
能遂此志者 又千百中僅一 而量其器忖基才 揆度其學而心行 능수차지자 우천백중근일 이량기기촌기제 규도기학이심행
能稱於其志者 吾又不得一人於萬萬焉蓋有之矣 佘未之見耶 능칭어기지자 오우불득일인어만만언개유지의 여미지견사
皇帝有大恩 命干我聖王 越明年甲寅春 我聖王以命臣某某 황제유대은 명간아성왕 월명년갑인춘 아성왕이명시모모
而往謝之 我師氏南陽公其書狀官也 繡衣龍節驄馬而西 이왕사지 아사씨남양공기서장관야 수의용절총마이서
其門生益陽李慕 聞而竊嘆曰 吾嘗聞諸我師氏 기문생익양이모 문이절탄왈 오상문제아사씨
吾早晩當有萬里之行 從我者其汝也歟 余於是信其言大其志 오조만당유만라지행 종아자기여야여 여어시신기언대기지
而竊自量忖之揆度之 拭目跂足以侍干令日 이절자량촌지규도지 식목기족이시간영일
而令日果聞有是行 噫 我師氏誠一人於千百萬 령일과문유시행 희 아사씨성일인어천백만
而我師氏其진大丈夫也歟 余誠不才 雖不足從公之後 이야사씨기진대장부야여 재성불재 수불족종공지후
彰公之大名於天下而聞昔之 季札者始觀干周 창공지대명어천하이문석지 계찰자시관간주
得聞詩之風雅頌 而吳人之知有詩風雅頌 蓋自此始 득문시지풍아송 이오인지지유시풍아송 개자차시
蓋吾不知師氏之觀 亦如古人之觀而風雅頌之傳干國 칙오불지사씨지관 역여고인지관이풍아송지전간국
其聞而樂之者 吾豈遽出吳人下哉 鳴呼 別固無常 기문이락지자 오기거출오인하재 명호 별고무상
情名有緒 迂川去王都千里 而尙且有惻惻之情 정명유서 우천거왕도천리 이상차유측측지정
況帝京之去王都萬有餘里 而又不得幄手而別也耶 황제경지거왕도만유여리 이우불득악수이별야야
謹將四韻用贐萬里云 근장사운용신만리운
대장부기 이세상에 태어나서 만리 밖 외국에 가보겠다는 뜻을 가진 자는 진실로 열 사람 가운데 한두 명도
없으며 설령 이런 뜻을 가젔다 하더라도 이 뜻을 이룰 수 있는 자 또한 천 명이나 백 명중에
겨우 한 사람 있을까 말까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그 기국과 재능을 혜아려 보고 그 학문과 심행을 혜아려 보아 그 뜻에 맞출수 있는 자는 나 또한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한 사람도 볼 수없었으니 대체로 그런 사람이 있었는데도 내가 보지를 못하였던 것인가?
만력 계축년(1613년광해군5) 겨울에 명 나라 황제가 우리 성상에게 큰 은명을 내렸으므로 그 이듬해인
갑인년 봄에 우리 성상께서 신 아무 아무에게 명을 내려 명 나라에 가서 사례하게 하였다.
우리 선생님 남양공이 그 사신의 서장관이 되어 수의에다 용절을 가지고 총마를 타고서 서쪽으로 떠나시는데
문생인 익양 이모가 듣고서 가만히 탄식하기를 내가 일찍이 우리 선생님에게 들으니 내가 조만간에 외국의
사신으로 떠날 터인데 나를 따라 갈 사람은 그대이다 고 하셨으므로 내가 그 말씀을 믿고 그뜻을 크게 여기면서
가만히 스스로 기국과 재능 그리고 학문과 심행을 혜아리며 눈을 닦고 발돋움하여 오늘날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오늘에야 정말로 이번에 명 나라로 떠나시게 됨을 듣게 되었다.
아! 우리 선생님은 참으로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뛰어난 분이시니 우리 선생님은 진정 대장부 다우시다.
내가 진실로 재능이 없어 공의 뒤를 따라 공의 대단한 명성을 천하에 드러내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들으니 옛날(吳나라) 계찰(季札)이란 사람이 주 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관찰하고 시의 풍아송을 듣고서
귀국하여 전하였으므로 오 나라 사람들이 풍아송이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고하였는데
내가 모르기는 하지만 우리 선생님이 명 나라에 가서 관찰하심이 옛날의 계찰이 관찰한 것보다 못하겠으며
풍아송을 오 나라에다 전하여 그것을 듣고 즐거워하는 것이 내 어찌 오 나라 사람들 보다 훨씬 뛰어지 않겠는가?
아아! 이별은 일정함이 없고 인정은 각기 단서가 있으니 우천에서 왕도 까지는 천 리 길인데도 오히려
서운한감이 있는데 더구나 북경과 왕도외의 거리는 일만여리나 되고 또 손을 잡고 작별할 수 없는 입장이겠는가?
삼가 사운의 시를 가지고 만 리 길을 떠나는데 노자로 드린다.
萬里仙鑣日下征 만리선표일하정 만 리나 되는 신선의 행차 연경으로 떠나가는데
五雲宮闕風凰城 오운궁궐봉황성 오색구름의 궁궐과 봉황성이 있는 곳이도다
皇恩東漸滄溟濶 황은동점창명활 황제의 은혜 점차 동쪽으로 옮겨서 창해가 드넓고
王使正馳道路平 왕사정치도로평 왕명을 받든 사신이 서쪽으로 치달으니 도로가 평평하겠도다
遼海正隨歸塞雁 요해정수귀새안 요동의 바다에는 바로 변새의 기러기를 따라 돌아오시겠고
禁林行聽出幽鸎 금림행청출유앵 대궐의 숲속에서는 다니다가 그윽한 꾀꼬리가 나오는 소리 들으시리로다
誰人爲向觀周謝 수인위향관주사 어느 사람이 주 나라를 관찰한 것에 대하여 사례할 것인가
直傍延陵寫一名 직방연능사일명 곧장 연릉 곁에다 한 분의 이름을 쓰겠도다
[연릉(延凌):연릉계자(延凌季子)오(吳)나라 공자(公子)계찰(季札)을 가르키며 그가 연릉에 봉(封)하여 졌음]
[萬曆甲寅春正月甲子門生] 만력갑인춘정월갑자문생
만력 갑인년 봄 정월십칠일 문생이 쓰다
<<苟全集,中 에서 13세손:김태동,옮겨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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