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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모어 외곽의 교민 운영 모텔 |
2002년 9월 20일 (금요일)
어제 피곤했을텐데 오늘 아침 일찍 눈이 떠 진다.(6:30)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캠프 싸이트를 하루 더 연장하고 원주민아저씨 집으로 향한다.(11:00)
원주민아저씨 집에 도착한 우리는 그 동안 찍은 디지털 카메라 사진을 스캔 받고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신다. 오늘은 아저씨 내외분과 함께 캘거리 시내쇼핑도 하면서 이곳 저곳을 둘러 보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입술이 따가워 기후가 건조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 차 안에서 살펴보니 위아래 입술에 빨간 반점들이 수두룩 생겨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많이 피곤했나 보다. 그런 나를 보고 선배님과 정옥이는 우황청심원은 내가 먹어야 했다면서 웃곤 한다.
우리가 처음 들린 곳은 캔모어 외곽에 교민이 운영하는 모텔이다. 정원에는 화사한 꽃들이 피어 있고, 예쁜 풍차가 있는 곳이었다. 주인 아주머니랑 인사를 나누고 이러 저리 둘러본 후 아주머니가 차라도 한잔하고 가라고 하셨지만 시간이 없는지라 다음 목적지로 차를 돌린다.
시내로 가는 도중 하드프리 암장(하트 크릭)입구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바위 아래로 가서 등반하는 모습들을 직접보고 싶었지만 오늘의 일정이 있는지라, 도로변에서 입구 사진만 찍고 곧장 시내로 간다.
시내로 들어온 우리는 택배회사에 들러 물건을 찾고 퓨처샵, 월마트, 마운틴 co-po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쇼핑을 하고 시내 커피타임에서 간단히 샌드위치와 차로 점심을 한 후 이동한다. 돌아 다니다 보니 눈에 띄는 모든 것들을 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아마도 호주머니에 여유만 있었더라면 모두 구입했을 것이다.ㅋㅋㅋ
하트크릭 입구에 세워진 크라이머의 자동차들 |
캘거리 커피타임에서 점심 식사 |
그린식품(한국식품점)에 들러 장을 보는데, 추석이라고 식품점에는 고객이 먹을 수 있도록 송편을 준비해 놓았다. 이국에서 먹는 송편 맛이란 정말 꿀맛이다. 밴프로 돌아오는 길엔 머리가 아파 차에서 계속 잤다.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
밴프로 들어온 우리는 맨 먼저 밴프타운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Mt’ Norquay Drive)에 올라 시내를 내려다 본다. 한눈에 들어오는 밴프타운, 그 시내를 둘러 싸고 있는 산들, 비좁은 땅에 건물만 빼곡히 들어찬 우리의 땅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도심의 화려함 보다는 정겨운 시골 모습을 하고 있는 밴프는 나를 곧 사색의 세계로 몰아 넣는다. 그러나 왠지 이색적인 느낌이라서 그런지 그 평화로운 도심 속에 무언가가 빠져있는 느낌이 드는 것 왜 일까? 사진 찍고 야영장으로 출발!
야영장으로 돌아온 우리는 선배님의 특별메뉴인 자장면을 만들어 먹는다. 원주민 아저씨 내외분들도 오셔서함께 저녁을 먹는데, 해마다 오시는 선배님을 맞이하면 항상 이 자장면이 기다려 진다고 하신다. 오붓한 저녁을 먹은 우리는 커피 한잔을 마시고 모닥불 주위에 둘러 앉았다. 모닥불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사진 찍으면서 원주민 아저씨의 멋진 폼 연출 때문에 한바탕 웃음 대란이 일어 났다.(지금 생각해도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자장면 저녁 식사중(정말 맛있었다.) |
모닥불가에 앉은 우리는 웃음꽃이 끊이지 않고. |
선배님과 원주민아저씨는 군대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신다. 원주민아저씨가 걸어온 인생사 이야기 또한 즐겁게 들었다. 오늘이 추석이다. 집에 전화해야지 했으나 아저씨 집에서 하면 가격이 저렴 하다 길래 내일 아저씨 집에서 하기로 한다. 왠지 부모님께 죄송해지는 밤이다. 딸자식 낳아 놓았더니 저만 좋아라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00:30 아저씨 내외분이 돌아가시고 세면장에서 씻고 돌아오니 새벽 2시다. 아직 주무시지 않고 기다리시는 선배님과 내일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서 잠자리에 든다.
정옥이는 지난밤에 추웠는지 오늘은 차 안에서 잔다면서 들어가고, 난 잠이 안와 잠시 모닥불 앞에 앉아 오늘을 마무리 지어본다. 모닥불에 장작도 더 넣고 지난 오늘 일들을 메모 해 놓고 나서야 텐트 속으로 들어간다. 잔잔히 귀에 들러 오는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잠을 청해 보지만 왠지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새벽 4시가 넘어 겨우 잠이 들었다. 텐트 안은 켜 놓은 등으로 인해 훈훈하다.
또 하루가 지나가고 또다른 하루가 찾아오고 있었다.
== 밴프에서 하이패리로 가는 길목 ==
2002년 9월 21일 (토요일)
6:50에 일어났다. 그 동안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다. 커피한잔 마시고 아침준비를 서두른 우리는 8시 30분 식사 끝내고 야영장을 정리한 후 9시 원주민아저씨 집으로 간다.
캐슬 마운틴을 배경으로… |
아직 잠이 덜 깬 아저씨를 깨워 커피 한잔을 마시고, 세수를 하는데, 입고 있는 옷에서 불 냄새가 가득하다. 옷 뿐만 아니라 며칠간의 캠프장 생활로 인해서 짐 여기저기 곳곳에 연기 냄새가 배어있다. 이번 여행 길에서 잊지 못할 것 중 하나가 이 모닥불의 연기 냄새다. 장작을 떠올릴 때마다,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과 함께 했던 야영장의 캠프생활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해가 뜨기 전 일찍 보아야 풍경이 좋다며 일찍 우리는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10:00) 원주민 아저씨 내외분도 함께 하기로 했지만 어제 여행길이 조금 피곤하신 모양이다. 오늘은 쉬기로 하시고 선배님과 정옥이 나 이렇게 셋이서 출발한다. 이번 여행 중에는 날씨가 좋았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여행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다.
가는 도중 캐슬마운틴이 보였는데, 한때는 아이젠하워 피크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봉우리를 보시면서 선배님은 열심히 설명해 주시는데, 그땐 다 알아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끊어진 필름처럼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모레인 레이크에 투영된 텐 피크 |
여러 곳을 들러 보았으나 기억에 남는 것은 모레인 호수이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좋을 것 같은 모레인 호수는 새파란 하늘과 구름, 호수 주위를 둘러 쌓고 있는 10개의 봉우리, 호수 주위의 모든 자연들을 호수는 그대로 담고 있었다. 잔잔한 호수 표면위로 투영된 자연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어제 밤 내린 눈으로 인해 산 꼭대기가 하얗게 변해 있어 더욱 더 멋진 풍경을 보여주었다. 선배님도 이렇게 완전하게 투영된 모습을 보는 것이 이번이 두 번째란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엄청난 행운을 안고 가는 것이리라.
모레인 호수에서 한시간 가량을 보낸 우리는 레이크루이즈로 이동한다. 이동한 우리는 주차공간을 찾기 위해 조금 돌아야 했다. 유명한 만큼 많은 관광객이 눈이 띤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더욱더 많은 것 같다. 호수 입구에는 보트 렌탈하우스가 자리를 잡고 있고 왼쪽에는 샤또레이크루이즈 호텔이 있다. 우리는 호수 주위를 따라 좀 걸었다. 모든 여행객들이 즐거운 표정,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라 보고 있는 나 조차도 감염되어가는 것 같다. 나도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다니는 병균 중 하나겠지? ♡.♡
호수를 정면으로 보았을 때 맨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 다른 생각도 아닌 학교 다닐 때 배웠던 풍경화의 구도중 1점 투시점 구도가 떠올라 괜히 웃음이 나온다. 왜 그런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랐는지. <’)+++++++<
레이크루이즈에서 |
아무도 없는 모나크 캠프장에서 점심 식사준비 |
호수주변을 돌면서 사진도 찍고 호숫가에 투영된 햇살을 찍기 위해서 호수 주변에 앉아 예쁜 척을 해야 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휴식처를 찾았지만 성수기가 지나서 인지 가는 곳마다 바리켓으로 폐쇄 되어 있다. 할 수 없이 키킹 홀스 고개를 넘어 요호 국립공원으로 넘어와 아무도 없는 모나크 캠프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야영장 뒷쪽 산으로는 옛 광산(금광 인듯하다)이 보이고, 앞쪽으로는 강 건너 기차길이 길게 이어져 있다. 점심 먹고 있는데, 까마귀가 겁도 없이 주위를 맴돈다. 아마도 먹을 것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점심으로 라면을 준비했다. 파 쏭쏭 썰어 넣고 계란도 넣어 냄새만 맡아도 침이 꼴깍 넘어 가지만 난 입술이 따가워서리 별로 맛이 없다. 식후라서 그런지 잠도 오고 몸이 나른해 온다. 진한 커피 한잔을 마셔본다. (14:20)
강 건너편 옛 광산이었던 바위곳곳에는 구멍들이 뚫려 철문으로 막아져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겨울엔 저런곳에서 물이 흘러 나와 빙폭을 형성한다고 한다. 저런 곳 뿐만 아니라 이곳 지역이 석회암질이라 곳곳에 바위가 뚫려 폭포를 형성한 곳이 널려 있다.
에메랄드레이크(호수의 색상이 너무 아름답죠.) |
오후에는 타카카우 폭포를 보러 갔다. 높이 450m의 폭포로서 캐나다에서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폭포라고 하는데,실제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길이는 375m이며, 나머지는 바위속에 감춰져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폭포 아래보다 도로에서 보는 것이 한눈에 더 잘 보인다는 선배님의 충고에 우리는 도로에서 폭포를 보고 이동
위스키잭 유스호스텔를 지나 에메랄드 호수와 네츄럴 브릿지등 여기저기를 둘러본 후 밴프로 돌아온다. 휴식 없이 계속 진행되어온 일정에 선배님은 피곤으로 인해 도중 졸음운전을 하시는데 간이 콩알만해 진다.
밴프국립공원 관리소와 캐스캐이드가든 |
16:40 밴프로 들어온 우리는 밴프타운 부근을 둘러 보기로 한다. 먼저 공원 관리소와 정원 캐스캐이드 가든을 보았다.
오색 백화가 만발한 정원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면서 기억 속에 담아둔다.(지금 생각해 보면 기억되는 것 보다 사진으로 남겨진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하지만 사진에 담을수 없는 느낌은 내 가슴속에 고스란이 남아있다.)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지인 보우강의 보우폭포를 보고 골프 코스를 따라 주변을 쭉 돌던 중 우리는 강가를 가로 지르는 산양의 무리들을 보았다. 동물의 세계 같은 TV 프로에서나 볼 만한 풍경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숫양을 중심으로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는데, 산양때가 도망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조심조심해야 했다.
되돌아 나오기 전 멀지만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터미네이터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다. 수량이 워낙에 적은지라 겨울철 폭포가 얼어 등반할수 있는 기간이 짧다고 한다.
마네완카(인디안언어로 “영혼”이란 뜻)호수, 투잭호수, 캐스케이드호수…..등등 여러 곳을 본 우리는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밴프타운으로 들어왔다.
보우 강을 건너는 엘크가(뒷편에 보이죠!) |
피크닉 에리어로 꾸며져 있는 캐스캐이드 폰드 |
밴프타운에 있는 서울옥에 들러 저녁을 먹었는데, 바쁘기도 하였겠지만 종업원들의 불친절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외국인에게는 친절한 것 같은데….. 우리는 우리 스타일로 대하나? 저녁식사를 마친 우리는 밴프야경도 찍고, “크리스마스 마을” 이란 가게에 들러 작은 선물도 구입하고 나서야 오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원주민 아저씨 집으로 향했다.(21:30)
밴프타운 야경 |
“크리스마스 마을”에서 선물을 고르며 |
원주민 아저씨 집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재스퍼로 함께 출발하기로 했다. 씻고 사진 데이타 받아 놓고 따뜻한 침대 속에 누었는데, 잠이 안 와서 이리저리 뒤척이다 아침이 다 되어서야 잠들었다.
밴프 레이크루이즈 간 구도로에서 |
2002년 9월 22일 (일요일)
아침 7시 일어났다. 씻고 내려오니 아저씨가 벌써 아침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였다. 죄송했다. 함께 도와 드리려고 했는데…..마음은, 늦어버렸다. 아저씨가 준비해놓으신 아침을 먹고 아저씨 내외분과 함께 우리는 재스퍼로 향한다.(9:00)
새로 뚫린 도로는 레이크 루이즈를 오가며 보았기에 구 도로의 경치도 좋다고 하여 우리는 구 도로로 달린다. 차창 밖으로 숲이 보이는데, 산불이 났던 모양이다(일부러 태웠는지도 모르지만). 불에 탄 나무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우리 나라 같으면 벌써 배어 내고 새 묘목을 심었을 텐데, 이곳에는 그냥 그대로 둔단다. 그대로 두는 것이 생태계도 잘 유지 될 뿐 아니라, 자연에게도 좋다고 한다. 모든 것이다 자연에서 나왔으니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그들의 방식이 아닐까?
크로우 풋 빙하에 도착한 우리는 원주민 아저씨의 설명을 듣는다. 빙하모양이 꼭 까마귀의 발가락 모양처럼 생겼는데, 1942년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하여 위쪽부분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빙하의 두께가 40-50미터는 되어 보였다. 보우레이크 주변에 남티자(인디언 언어) 롯지가 있었는데, 어느 등반가가 놀러 왔다가 주위 풍경에 매료되어 집을 지어 살다가 지금은 모텔이 되었다고 한다.
페이토 레이크. 세계에서 색이 가장 진한 호수라고 한다. 호수 자체가 높이 형성되어 있어 태양의 빛을 그만큼 더 많이 흡수 하는 관계로 우리 시야에는 더욱더 푸른 빛을 띠게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썬웹타 고개를 오르며 |
12:20 록키의 중심부 도로를 신나게 달린다. 썬웹타 고개를 넘기 전 위핑필라가 보이는 언덕 부근 간이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사진을 찍기 위해 차에서 내렸다. 눈발이 날리고 바람도 쌩쌩 부는데, 추워서 사진만 후다닥 찍고 차로 돌아와야 했다. 우리 외에도 투어버스로 많은 관광객이 있었지만 그들도 날씨 탓이지 모두들 서둘러 돌아가는 눈치다.
썬웹타 고개를 넘어 재스퍼 국립공원이 시작된다.
12:16분 콜롬비아 아이스필드에 도착한 우리는 먼저 전시관을 둘러 본다. 빙하지역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호수의 모형지역으로 사람들이 동전을 던지나 보다. 동전을 던지지 말라는 주위문의 붙어 있다. 머리가 아파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어 난 일행들 보다 먼저 나왔다. 밖에 나와 찬 공기를 마시면 좀 낫다.
앞에 보이는 아이스필드 지역. 약 100년 전에는 바로 앞 주차장까지 빙하가 이어졌으나,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점점 줄었다고 한다. 사진도 찍고 들어가 일행들을 만나 햄버거로 식사를 하려다 깜짝 놀랬다. 조그만 햄버거 샌드위치가 맛은 둘째라도 양이 다섯 개를 먹어도 요기도 안될 것 같은데…. 가격은 기절 하겠다. 기념품을 취급하는 가게도 있어서나 둘러보니 어느 곳에서나 구입할수 있는 차안에 식량이 많이 남아 있는데, 비싼 음식값으로 우리의 주머니를 가볍게 할수 없는 노릇 않는가?,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출발(14:00)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전시관 |
바람이 몹시 부는 주차장에서 라면 준비 |
썬웹타 폭포 |
폭이 200여m의 넓은 강이 협곡으로 떨어지는 썬웹타 폭포와 아서바스카 폭포를 보고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에디카벨 북벽의 엔젤 빙하와 엔젤 폰드(빙하호)그리고 카벨레이크…..이다.
예전 캐나다 원정등반 때 선배님들의 등반이야기를 들려 주신다. 맑은뫼(청악산우회에서 발간하는 회지)를 세심하게 읽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또한 선배님의 홈피에 들러 이번 여행길에 대해 많은 정보를 공부하지 않은 것도 후회 되는 순간이었다. 사전 미리 이번 여행에 대해서 정보를 좀더 관심있께 찾아보고 공부해 왔더라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인데…(여행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참고하시길 바래요.)
천사의 날개 같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의 엔젤빙하. 정말 천사가 날개를 활쫙 핀 모습인데, 오른쪽 날개가 떨어져 나가고 없다. 아래의 엔젤폰드는 정말 멋있다. 빙하가 녹아 호수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동굴은 엔젤폰폰드의 신비성을 더해 주고 있다. 떨어져 나온 빙하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보트를 탈수 있다면 보트를 타고 저 빙하동굴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고 싶었다.
빙하가 떠다니는 엔젤 폰드 (빙하위에 한번 올려가려고 얼마나 용을 쓰던지...) |
카벨레이크에서(하마터면 물에 빠진뻔했다.) |
18:00 캠프장 도착. 맨 먼저 장작을 확보해 놓은 다음 재스퍼 타운에서 장보아 푸짐한 저녁을 차려 먹는다. 진수성찬이다. 무엇보다 코카니 맥주 맛이 기가 막히다.(밴쿠버에서 먹을 때는 맛이 별로 였는데…) 사온 맥주를 다 마셔, 원주민 아저씨가 맥주를 사러 시내에 갔다 오시는 수고를 하셔야 했다.
선배님과 원주민 아저씨 내외분은 일찍 잠드시고, 정옥이와 난 장작불 주위에 앉아 밤새 맥주를 마셨다.
꺼~억 컥~~~ 얼마나 좋았던지. 씻지 말고 그냥 자자는 정옥이에 제안에 그냥 잤다.
2002년 9월 23일 (월요일)
날씨가 흐리다. 시계를 보니 6:30분 인줄 알았는데….. 실제 7:30분이다.
아침에 일어나신 선배님은 빈병을 보시더니 어제 도대체 얼마나 마신거냐 하신다.(-.-)Zzzz….
어제 마신 술로 인해 얼굴은 퉁퉁 부었지만, 덕분에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좋았다.
새벽에 한때의 엘크 무리가 우리 텐트 앞으로 지나가 시끄러웠다는데….. 나는 전혀 모르고 잤다.
아침 먹고 원주민아저씨 내외분은 다시 밴프로 돌아가시고 우리는 하이페리로 향한다(10:22) 짧은 순간이었지만 정들었던 아저씨 내외분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 다음에 올 때는 둘 다 멋진 낭군과 함께 오라는 아저씨의 말을 들으면 작별를 고한다.
힌튼으로 가는 길에 본 무지개 |
하이페리로 출발하면서 간혹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덕분에 무지개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아마 내가 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큰 무지개였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선배님은 피곤해 하신다. 그럴만도 하시겠지, 매일 장시간 이어지는 운전에 여행가이드 하시느라 아마도 녹초가 되셨을 것이다.
힌튼 마을을 얼마 남겨 두지 않고 길가에 고장 난 차에서 아저씨 한 분이 손을 든다. 우린 잠시 정차하여 사정을 물어보니 가스(휘발유)가 떨어져 차가 멈췄다고 한다. 힌튼까지 가야 가스를 구할 수 있는데 거리가 얼마나 되냐는 질문에 10km 남아 있다고 알려 주었다. 도움을 줄려고 해도 서로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도움을 주지. 그렇게 있는데 다른 차가 와 세우길래 우리는 그냥 왔다. 오면서 표지판을 보니 힌튼 마을까지 10km가 아닌 2km가 남아 있었다. 에고고…
1ton짜리 목초 더미 위에서 |
하이페리로 향하는 길은 시골길이라서 그런지 주위에 목장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한가롭게 목초를 뜯는 소때도 눈에 들어오고… 목장을 배경으로 한 컷 찍지 않을 수가 없다. 목초더미 위에도 올라가 보았는데, 멀리서 보는 것 보다 가까이 가보니 생각보다 꽤 컸다.
차안 히터가 고장 나서 춥다.(우리는 차에 이상이 생겼는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조수석 아래에 있는 히터를 연결해 주는 선이 하나 빠져있었다. 내가 앉은 자리였는데, 범인은 나였다. >.< )
정옥이도 피곤한지 뒷좌석에서 계속 잔다. 나도 도중에 졸음이 쏟아져 자다 깨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선배님은 도중 도저히 안되셨는지 차를 잠시 주차해 놓고 쉬어가기로 한다. 도로 주위라 시끄러워 30분 정도 쉬기로 했지만 10분도 채 못되어 다시 출발해야 했다.
하이페리 도착 (16:15)
하이페리 유사장님댁에서 노래방 |
하이페리 아저씨가 운영하시는 상점에 들르니 아저씨 내외분은 안계시고 종업원들만 있다. 거기서 일하시는 교민(그레이스 아줌마)와 인사를 나누고 아저씨네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가니 아주머니가 따뜻하게 반겨주신다. 체리쥬스 한잔과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고 나서 차 안에 짐들을 꺼내 정리한다.
쉬엄 쉬엄 쉬어가면서 그 동안 미루어 놓았던 빨래도 돌리고,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처음 온 집인데도 우리집 마냥 편안하고 좋다.
잠시 후 아저씨가 선배님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골프장에서 바로 오셨다. 엄청 반가워 하신다.
저녁식사 후 선배님께서 가져오신 노래방기기를 설치해 놓고 본격적인 노래방 문화로 돌입,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왜 그리 곱던지, 혹시 성악을 전공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두분 모두 오랜만에 한국노래를 불러본다면서 무척 좋아 하신다. 선배님과 아저씨 내외분이 먼저 들어가 주무시고, 우리는 좀더 즐기다가 들어가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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