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을 고민하다
새벽이 다 닳도록 박쥐처럼
시간에 매달려 잠을 뒤척인다
태양이 창살을 따갑게 두드리는 날들은
깨알처럼 수북이 쌓이는데
덜 깬 잠들이 알을 낳으려는 듯
낯선 그림자를 따라 잔뜩 몸을 웅크리고
어느 귀퉁이를 어느 파인 웅덩이를
온종일 휩쓸려 다녀도 마땅히 숨길 곳이 없다
생각과 희망은 장전 되어 있으나
반사적으로 튀어나갈 수 없는 본성
허기진 그림자에 말린 채
납작 엎드려 바람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바람은 언제나 반대편에서 온다는 걸 모르고
유채색은 없고 밝음과 어둠이 최선인데
다시금 회생할 마법의 물약이 없으니
하여 오늘도 여지없이 성긴 몸통을 움츠린다
끈적임이 몸 이곳저곳에서 두런두런 들썩인다
태양이 닫히는 지평선 끝자락에서
깔린 거미줄 틈새로 튿어질 듯 속살이 쪼여오고
이물질이 횡횡하게 뒤엉킨
씁쓸한 빈 껍데기에서
고약하게 투덜거리며 속 태움이 코끝을 후려친다
http://m.thegolf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106
카페 게시글
[수요일]▤신화원 작가
[신화원의 미완성의 완성을 위하여 2회] 알을 고민하다
신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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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
24.10.16 16:1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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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상합니다
고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