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우리 까페에 백내장땜에 가입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뇨견 까페이지만 최근 비율은 당뇨,백내장 반반인 듯 해요.
그래서 혹시나 도움이 될까봐 글을 써봅니다.-- 어제 달달 외워간 문제가 출제되지 않아 게시판 글 작성으로라도 한풀이를 하렵니다.
우리 똘똘이는 올해 11살입니다.
슈나우져, 수컷 이구요.
충무로 출신(저는 개는 거기서만 사는건 줄 알았었거든요)입니다. 그래서 생일,모견,부견 등의 정보는 없습니다.
그냥 짐작으로 3월 어느 날 태어났겠거니 합니다.
2009. 9월 당뇨 발병
2010. 1월 백내장 수술 (울아빠 칠순날 수술했습니다.)
우리까페 모든 분들 그러시겠지만 똘똘이를 친자식처럼 키웠습니다. 이 부분은 저보다 더 정성이신 분들 있으신 관계로 패스!
암튼 딱 1년 전 당뇨인 것을 알게되었는데 동네병원-토스-2차병원에서 검진을 해보니 혈당 425, 심각한 췌장염으로 췌장은 이미 괴사상태, 케톤산증.
여러분들도 아실 거에요, 병원에서는 늘 최악의 상태를 말해주는 것을요.
저두 첨에 입원할때 급성췌장염이라 급사해도 어쩔 수 없다는 서류에 손을 벌벌 떨며 사인하고 의사와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펑펑 울었습니다.
의사샘한테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솔직히 말해달라니까, 체내에서 케톤빼내고 혈당을 잡으면 주인의 관리하에 얼마든지 더 살 수 있는 질병이라더군요. 아이 상태에 따라 안락사를 권하는 경우도 있지만 똘똘이는 치료하여 살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보호자가 원한다는 전제하에 치료에 들어간다고 하였습니다.
똘똘이 입원시켜놓고 우리 까페에 가입하였습니다.
병원에 있으니 제 마음이 안정되고 여유가 생기자 이제 인터넷을 미친듯이 헤엄치고 다녔죠.
백내장 관련 글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당뇨와 백내장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구요.
퇴원하고 나서도 늘 백내장은 저를 불안하게 하였습니다. 맨날 눈만 들여다 봤었어요.
정기검진시에도 아직은 실명걱정할 때는 아니라고 했었는데....
어느날 아침, 갑자기 앞을 보지 못했습니다.
정말 순간적으로요, 그때가 생생히 기억납니다.
아침밥을 주려고 방문을 열었더니 저를 쳐다보고 뛰쳐나왔습니다. 사료통을 향해 먼저 뛰어가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허공을 응시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사료를 떨어트렸었는데 평소같으면 빛의 속도로 주워먹을 녀석이 고개만 좌우로 돌릴 뿐 찾지를 못하는 겁니다. 밥먹을때도 주둥이를 그릇에 마구 부딪혀가며 먹구요.
여차저차 밥은 먹었는데 자기자리로 되돌아가려다 이리저리 머리를 박았습니다. 그러더니 좌절하고 우두커니 서서 허공을 본채로
울부짖었어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로.
저는 놀라서 펑펑 울기 시작했고 가족 모두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병원으로 갔는데 주치의샘은 안계시고 시력테스트만 했는데 왼쪽은 완전 실명, 오른쪽은 아주아주 희미하게 남아있다구요.
다음날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했습니다.
이때 산동제라는 것을 투여하고 검사를 하는데 똘똘이가 안내염이 너무 심해 산동제가 역할을 못해낸다고, 그래서 효과가 나타날때까지 계속 투여하고 기다리느라 검사시간만 4-5시간 걸렸습니다.
의사샘이랑 상담하는데 저는 거의 정신놓고 책상에 널부러져 울기만 해서 상담이 불가할 정도였습니다.
기억나는 내용은, 안내염이 심하긴 한데 망막분리나 수정체에 이상이 있는 상태는 아니라 수술적 교정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이제 그만 우세요라면서 휴지를 건네주시던 선생님. 똘똘이는 시력회복가능성이 높으니 다행이라는 말 정도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듣고싶어 했던 말들만 기억하고 있네요^^
앞서 말씀드렸던 산동제라는걸 수술시에도 투여하는데 똘똘이의 안내염이 심해 산동제가 말을 듣지 않아 완전 실명한 왼쪽 먼저 그리고 3일 후에 오른쪽 눈까지 무사히 수술을 마쳤습니다. 상태가 좋으면 같은 날 양쪽 모두 수술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2주간 입원해 있었고, 퇴원해서도 1달간 목에 칼라를 쓰고 있어야 하며,4가지의 안약을 하루에 4번씩 점안해야 합니다.(총 16번)
당뇨견의 경우, 혈당이 안정되어있지 않다면 수술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수술 전이나 수술 후에라도 늘 안내염을 관리하셔야 합니다.
백내장 수술을 한다고 상실된 시력이 100% 돌아오지 않습니다.
똘똘이의 경우를 보면, 활동하는데는 지장이 전혀 없습니다.
지켜본 결과, 원근감이 좀 떨어집니다, 그리고 아주 가까이 있는 사료알갱이처럼 작은 물체는 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개들은 후각이 있기 때문에 후각을 사용하여 찾아냅니다.똘똘이도 백내장수술후에 후각에 좀 더 많이 의지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과하게 킁킁대서 코가 떨어져 나갈까봐 걱정이에요.
백내장 수술비용은 병원마다 천차만별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수술이니만큼 꼭 상담을 받아보시고 보호자가 완전히 믿을 수 있는 병원을 선택하셔서 수술받기를 권해드립니다.
수술가능한 병원이 많으니 실제 그 병원에서 수술한 사람들에게 정보를 얻기도 하시고,
보호자분이 직접 상담을 받으셔서 맘에 꼭맞는 병원을 선택하도록 하세요.
만만치 않은 비용때문에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또한 아이의 상태가 수술과 입원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거구요.
하지만 수술쪽으로 맘을 정하셨다면 적절한 수술타이밍을 잡는 것도 중요할 듯 합니다.
예를 들어, 똘똘이의 경우 실명한 다음날 검사들어가서 바로 입원, 수술로 이어졌으니까요.
애견의 백내장 수술이 좋다, 나쁘다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판단은 결국 견주의 몫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렇죠.
저두 퇴원하고 살 다시 찌우고 카라 쓴채로 산책시키는데, 그때가 겨울이라 나무에 잎이나 꽃들이 없었거든요.
근데도 나뭇가지 찾아가서 킁킁대며 냄새맡는거 보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결과가 좋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똘똘인 수술하길 잘 한 듯 하구요.
어느 날 갑자기 앞을 못보는 아이를 지켜보는 심정이 어떠셨을지..저도 펑펑 울고싶네요..ㅠ.ㅠ 똘똘이도 이쁜이도 다시 엄마랑 눈맞추게 되어 얼마나 좋을까요~ 울 밤비가 시력을 잃는다면 저도 꼭 수술해주고픈데.. 마취하기가 넘 불안합니다. 제발 시력이 잘 버텨주길 바랄 뿐이에요...
아직 시력이 남아있으니까 최선을 다해 관리해주세요.
때론 '수술하면 되지 -_-;;'라는 배짱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넘 걱정하지 마세요. 마취는 호흡마취였어요.
복실복실한 밤비 쓰다듬어주고 싶네요.
당뇨 백내장.. 정말 치가 떨립니다..ㅠ.ㅠ 아흑.. 내 새끼는 수술도 못하고..ㅠ.ㅠ 그래도 똘똘이는 잘 지내고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어제 병원에서 밍키처럼 작은 요크셔를 봤었는데.
지금처럼만 관리를 잘해주시면 괜찮을 겁니다. 제가 알기로 울까페 베스트 오브 베스트 회원님인걸요.
시력도 시력이지만 췌장 궤사... 급사 가능성...... 똘똘이와 뽀뽀리님이 그 험난한 날들을 어떻게 헤쳐왔을까 생각하면 또 울컥 울컥합니다. 우리 별이도 이런 고비를 몇 차례 넘기다가 끝내 힘이 다했는지 떠나갔지요....... 몹쓸 놈의 당뇨 때문에 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이 지금도 원통하지만, 별이 수발을 들면서 애틋하고 절실한 마음이 훨씬 더 깊어진 것도 사실이에요. 뽀뽀리님 비롯한 우리 모든 회원님들이 아기와 더불어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저두 항상 쳐다보며 우리가 내년 이맘때도 함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요.
그런데 그건 하늘이 결정하실 일이니까 남은 기간만큼은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우리 헤롱이 요새 아픈쪽눈이 검은 눈동자가 말똥말똥 이쁘기 그지 없습니다.
좋은병원을 꼭 가야 합니다.
저도 아픈 개 데리고 큰 병원이 좋은 병원이겠지 하고
의사의 자신있다는 말에 속아서 수술했지만 결과가 안 좋은 사례로서 꼭 백내장 수술 하실 분은 좋은 병원으로 가야합니다 !
당뇨나 백내장 모두 신중한 병원선택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운이 좋았었구요.
헤롱이가 고생을 하긴 했지만 쁘띠님 글로 유추해 보면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듯 하여 다행입니다.
저도 지금 엄청 고민하고 있는 중이에요.아직은 시력이 조금 남아있어서 그나마 집에서는 크게 불편한 게 없어서 다행인데.. 어제 병원 갔더니 계속 진행이 되고 있다 하시네요.ㅜ.ㅜ 11월달에는 안과 검진부터 받아보려해요.요즘 집에서 먹을 때 말고는 움직이려고 하지를 않아서 마음도 쓰이고...그냥 답~답합니다
수술하지 않아도 생각보다 잘지내는 아이들도 많잖아요. 루루처럼..
솜이도 더 심해지지 않도록 관리잘하고 단속하시면 괜찮을 겁니다.
아직 치료중이라 예후를 장담할 순 없지만, 우리 꼬돌이는 수술전에 시력이 많이 살아 있었습니다. 공을 던져주면 슬라이딩 한번으로 정확하게 물고 오고, 산책길에 거리가 떨어져 있는 친구도 귀신같이 알아보고 찾을정도로. 꼬돌이는 2기진단받고 수술했는데 시력이 수술전 상태로 돌아올 수 있을거라시더군요. 수술 당시 시력보단 안내염으로 인한 녹내장진행이 걱정스렀웠거든요. 안과 검진 꼬박꼬박 받으면서 관리 잘 해주시면 괜찮을거예요. 너무 걱정마세요.
의견들 감사합니다.세분이 부러운 게 사실입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솜이가 우선이 되어야 하니..여러 생각들이 참 많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