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최종수
극본:김정수
출연:최진실,박상원,최불암,박원순,차인표,송승헌,김혜자,
시집가서 잘 살고도 싶고, 자기 분야에서 출세도 하고 싶은 능력있고 진취적인 신세대 여성 수경.
못사는 가족이
발목을 잡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촌 출신의 전도유망한 로맨티스트 동규.
밀고 당기는 사랑 끝에 드디어 수경과 동규가 결혼을 감행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개성있는 두 남녀의 결합.
자, 이제 무슨 일들이 벌어질까요?
이렇듯 젊은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낳고, 부모 모셔가며 살림도 늘려가고…
그러면서 때론 서로 미워하기도 하나 건강하게 살면서 진실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따스하게
담는 것이 MBC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의 기획의도이다
가정도 행복하게 꾸리고, 자기 일도 잘하고 싶은 것, 요즘 젊은 여성들의 바람이다. 그러나 그 소망은 이뤄지기가 결코 쉽지 않다. 늘어나는 신혼기의 이혼, 적령기 남녀의 결혼 회피 추세가 바로
그 증거일 터이다. 이러다간 머지않아
결혼제도 자체가 붕괴될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비관론자의 주장까지도 있지 않은가.
시댁일까지도 정당하게 개입하는 등 쉽지 않은 결혼생활을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한 여성 수경을 통해
결혼을 선택한 많은 여성들의 삶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자 하는 '현실감있는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윤수경(최진실)
능동적이면서 진취적인 여자, 시댁일에도 정당하게 개입하며 다 함께 행복을 가꿔가는 여자, 윤수경 역할을 맡았다.
결혼의 조건보다는 사랑을 택해 결혼했으나 습성과 생각이 다른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 오지랍 넓은 남편 동규의
이런저런 행태로 결혼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회사일도 예전처럼 잘하고 싶으나 여러 제약 탓에 자꾸 밀리는 느낌이다.
문득문득 "내가 무엇 때문에 사는 여자인가" 묻고 싶도록 '살아내기'가 쉽지 않은 여성의 역할을 최진실은 과연
얼마나 현명하게 연기해낼지 기대가 크다.
박동규(박상원)
가부장적 기질에다가 촌티도 좀 나는 회사원,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로맨티스트에
친구 도 많고 후배도 많고 오지랍이 넓어서 늘상 바쁜 수경의 남편 동규 역을 맡았다. 또 이런저런 문제 많은 동생들과
'뻥만 센" 홀아버지가 짐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결혼 후 회사에선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도 하고, 대학원 공부도
하나 어느날 문득 외로움을 느끼며 방황, 동규 부부는 위기를 맞이하는데….
못사는 시골 가족들에게 발목이 잡혀 사랑하는 수경이 떠나가도 적극적으로 붙잡지 못해 갈등하고 체념하는 동규
역할의 열연으로 또다른 모습을 선보인 박상원은 <마포무지개> 이후 5년만에 MBC 주말드라마에 출연해 주목을 끈다.
김은순(김혜자)
자녀들에게 헌신적인 수경의 친정어머니 역을 맡았다. 아들에게 그 많던 재산을 다
내주고 급기야 빌어먹는 신세가 되고만다. 뒤늦게 자식을 잘못 키운 것을 후회하나 그녀에게 남은 것은 충격으로
인한 가벼운 치매 증세뿐….
지금까지는 보통 가정의 평범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점차 집안이 망하면서 닥쳐오는 시련과 함께
갈등하고 고뇌하는 어머니상을 심도있게 표출할 것으로 예상되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재천(최불암)
왕년의 마도로스이고 현재는 바다낚시 안내인인 동규의 아버지 역을 연기한다. 별명 '박 뻥'이 말해주듯 나이가
들어도 영원히 철날 것 같지 않은 홀아비 역할을 말이 더 이상 필요없을 정도로 잘 표출해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식들에게 번듯하게 해준 것없이 그들의 앞길을 막고 있다는 자책감에 '피눈물을 흘리며' 부둣가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그의 열연은 특히 압권이었다.
박재천의 친구(양택조)
동규아버지 재천의 어촌 고향 친구로 동규네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모저모로 도와준다. 수경네 집안에서
동규네를 찾아내려왔을 때 함께 온 홍여사를 보고 한눈에 반한 그는 홍여사를 졸졸 따라다니고,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홍여사는 내심 재천을 마 음에 있어하고,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돌아갈 지 자못 궁금하다.
성우 출신의 중견 연기자인 그는 아랫입술을 말아넣은 아주 독특한 발성과 몸짓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데, 그 모습이 재미있으면서도 선량하게 느껴져 그의 '역 할 창조'는 누가 뭐래도 단연 성공한 듯하다.
박민규(송승헌)
동규의 배다른 막내동생 민규의 역할을 맡았다. 벙어리인가 의심될 정도로 말이 없으나 한번 사고를 치면 영규가
치는 사고와는 규모가 다른 조용한 문제아이다. 출생의 비밀 로 인해 세상을 삐딱하게만 보지만 심성 자체는
여리고 착해 비슷한 처지의 시연과 가까워지는데….
청춘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단번에 인기스타로 부상한 송승헌은 잘생긴 얼굴과 훤칠한 체격으로 특히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미숙(김지영)
벽촌 출신의 우직하고 고집센 처녀 미숙 역을 맡았다. 군대 시절의 영규를 만나
사랑 을 하나 그로부터 버림을 받은 뒤 홀로 아기를 낳고 나물장사를 하며 꿋꿋이 살아가는 의지의 여성 역할이다.
현재 <전원일기>에서 영남이를 쫓아다니는 복길이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김지영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또순이로 결국 천하의 영규의 무릎을 꿇려 인간을 만들어가는 모 습을 선보일 참이다.
박상옥(서유정)
동규의 여동생 상옥 역으로 출연,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신분 상승을 하길 꿈꾸는 허영심 많은, 그러나
실천력은 없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내레이터 모델을 지망하다 가 위험한 남자를 만나 실연을 당하고
자실 직전에 이르나 올케 수경의 도움으로 새 인생을 찾게 되는 굴곡 큰 역할을 맡았다.
서유정은 MBC 제25기 신인탤런트로 이제 갓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유망주. 상옥 역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다각도로 표출할 수 있는 역할을 거머쥔 행운아로 이미 많 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시 연(이본)
영규가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부잣집딸 시연 역을 맡았다. 그러나 그녀는 대단한
집의 불행한 외동딸. 복잡한 가정 사정으로 집을 도망쳐나와 영규와 연결되었다가 다시 민 규를 알게 된다.
서로 비슷한 성향이 많은 시연과 민규는 곧 친해지고, 민규를 알기 전까지의 그녀에겐 오늘만 있을 뿐 내일의
의미는 없었다.
MBC 드라마에는 처음 출연하는 이본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놀라운 춤솜씨로 이미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젠부턴 연기력으로 다시 주목을 받을 차례다.
수경의 아버지(심양홍)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한 뒤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이 궁리 저 궁리중인 수경아 버지 역을 맡았다. 귀하게
키운 능력있는 외동딸 수경이 어려운 형편의 동규와의 결혼을 망설이자 그들의 '사랑'을 중시해 적극 후원하는
진보적인 아버지이자, 어떤 어려움도 잘 극복되어갈 것으로 믿는 낙천주의자이다. 명예퇴직을 하고 자식들도
결혼해 모두 떠난 빈집을 아내와 둘이 지키면서도 결코 외롭 다고 생각지 않으며 오히려 '해방'으로 여기는
수경아버지 역할을 맡은 심양홍은 언제나 독특하고 심지 깊은 열연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중견 연기자이다.
홍여사(박원숙)
세상에 믿을 것은 돈뿐이고 돈이 있어야 자식에게도 대우 받는다고 여겨 가까운 사람 들에게도 이잣돈을
놓아먹는 지독한 성품의 독신녀 홍여사 역할을 맡았다. 내심 동규아버지를 마음에 있어 하면서도 잘난 척하며
빼다가 결국 그의 교묘한 전략 에 휘말려 마침내 굴복하려는 순간 어이없는 일을 당하는데….
푼수 같기도 하고, 허풍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철없는 듯하면서도 이재에는 밝고… 아무튼 개성있는 연기로
극중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박영규(차인표)
잘 생긴 얼굴 하나가 유일한 재산으로 '평강공주 신드롬'의 주인공이자 동규의 동생 역을 맡았다. 착한 부잣집
딸만을 노리고 다니는 노력 끝에 거의 꿈을 이룰 뻔하나 느닷없는 복병이 나타나 인생의 대전환을 맞이하는데….
차인표는 미워할 수 없는 고졸의 문제아로 완벽한 연기 변신을 꾀해 대뜸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그의 열정이 보기좋고, 또 그렇게 탄생된 영상들이 보는
이들의 눈길을 확 잡아끈다는 사실이 참 흐뭇하다.
수경(최진실 분)은 같은 회사 선배인 동규(박상원 분)와 연애중이다. 이벤트 업무 담당인 그녀는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지금 결혼하기엔 너무 아깝다. 상규를 사랑하긴 하지만, 솔직히
출세도 하고 싶은 것이 그녀의 욕심이다.
능력만 있다면 결혼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 따라서 수경 역시 사랑하는 동규와
빨리 결혼하기로 작정, 먼저 프로포즈를 한다. 우선 수경부모(심양홍·김혜자 분)께 인사를 드린 뒤
이어 내려간 동규의 바닷가 본가. 가는 날이 장날이었던지… 동규의 시골집은 문제가 많은 가정이었다. 낚시배를
운영하며 그럭저럭 사는 동규아버지, 빚만 많은 듯한 가난한 살림형편, 거친 듯한 동생들…. "동규가 가진 것이
없어서 결혼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으니 그쪽에서 방을 얻고, 막내 민규를 돌봐주면 좋겠다"는 동규아버지
(최불암 분)의 주문에 수경은 질려서 올라온다.
동규 본가를 다녀온 뒤 둘 사이는 멀어진다. 수경은 자신의 생활환경과는 너무나도 다른 동규네에
잘 적응해 살 자신이 없고, 그런 자신의 심정을 동규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동규는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둘은 서로 잘 되기를 빌며 정식으로 헤어진다.
두 사람이 헤어지자 평소 동규를 마음에 있어하던 사내 동료 최영미가 동규에게 접근하고, 절망에 절어 지내던
동규는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해도 잘 살 수 있겠다고 마음을 돌려먹는다.두 사람이 결혼하기로 했다는
소문을 들은 날, 수경은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가겠다고 말했다가 아버지에게 허영심을 버리라는
핀잔만 듣는다.
수경은 학생 때 친구 명우(이진우 분)를 만나 데이트를 시작한다. 버릴 것 없는 남자들, 우수한 학벌,
좋은 직장, 번듯한 가정…그러나 그런 남자들을 만날 때마다 수경은 자신이 이미 깊이 동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뿐이었다.
이런 어느 날, 웬 제대 군인이 형수라고 부르며 회사에 나타난다. 언젠가 한 번 슬쩍 동규가 인사 시켜준 적이 있는
동생 영규(차인표 분)이다. 무턱대고 급히 1백만원이 필요하다고 좀 꿔달라고 붙임성있게 나타난 영규. 형과 헤어진
사실을 모르는 영규에게 수경은 아무 말없이 현금지급기에 서 돈을 빼준다. 수경이 해준 돈으로 부대 근처에서
데리고 놀던 처녀 미숙(김지영 분)을 겨우 달래 고향 으로 보낸 영규는 앓던 이가 빠진 듯 홀가분하다. 그러나
미숙은 느닷없이 영규 본가에 나타나고 ….
진짜 동규가 영미와 결혼을 해버릴 것 같자 초조해진 수경은 동규를 찾아가 "도저히 헤어져선
살 수 없으니 결혼하자"고 애원한다. 억지로라도 수경을 잊으려 했던 동규는
가슴깊이 수경을 껴안는데….
결국 두 사람은 결혼한다. 단칸방의, 깨소금같은 신혼 어느 날 퇴근해보니 이불보퉁이까지
둘러멘 막내 민규(송승헌 분)가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학교에서 싸움을 하다가 퇴학을 맞게
된 민규이다. 세 식구가 어색한 동거생활을 하는 신혼방. 수경은 화가 나나 떨어져 사는 친엄마
(이경진 분)때문에 방황하는 막내 민규를 끔찍이 위하는 동규의 마음을 헤아려 곁방 하나를 더
얻는 것으로 문제를 수습한다.
그러나 방 하나를 더 얻은 것이 결정적인 실수일 줄이야! 모델이 꿈인 여동생 상옥(서유정 분)이 서울에 왔다가
아주 취직을 하겠다고 눌러앉아버린 것이다. 이어 상옥을 찾으러 왔던 영규도 눌러앉고 급기야는 사남매가 다
서울에 있을 바엔 홀아비 혼자 뭐하러 고향에 남아 있느냐는 핑계로 아버지까지 이사를 와버린다.
습성과 생각이 다른 시댁식구들과의 갈등, 오지랍이 넓은 동규의 이런저런 행태로 수경은 힘들어 한다. 회사일도
예전과 다름없이 잘 하려고 하나 이런저런 제약때문에 자꾸 밀리는 느낌이다. 수경은 결혼을 후회한다. 게다가
원치 않는 아기까지 생긴다. 준비못한 임신은 수경을 날마다 남과 부딪치게 하고 날마다 절망하게 한다. 동규는
결단을 내려 수경에게 휴직을 권하고 수경은 받아들인다.
여느 부부처럼 출산의 신비에 감격하며 수경 부부는 아기를 얻는다. 수경은 어렵게 회사로 돌아가나 아기의
양육문제, 벌써 달라진 회사 안에서의 위치 등으로 궁지에 몰리다가 결국 스스로 회사를 그만둔다. 이제 수경은
전업주부로 새롭게 살아간다.
수경어머니는 아들의 사업 뒤를 대다가 집까지 넘어갈 위기에 처한다. 홍여사(박원숙 분)에게 도움을 청해보지만
왜 내 말을 듣지 않고 그 고생이냐는 핀잔뿐이다.
시골로 돌아간 줄 알았던 미숙이 어느날 같은 골목으로 이사와서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영규는 뭔가 찜찜하다.
미숙더러 이유가 뭐냐고 따지지만 미숙은 서로 모른 척하고 살면 그 뿐 아니냐고 딴청이다. 미숙은 시장통에서
장사를 시작하고 착실하게 돈을 벌어나간다. 동네 소문으로는 그녀가 관광지로 개발예정된 시골에 엄청난 땅을
가진 부자로 되어있다.
영규는 여자팔자가 남자만나기에 달린 것처럼 남자라고 뭐 다르냐 싶다. 기술이니 뭐니 골치 아프게 배울 것없이
부잣집 외동딸 하나만 확실하게 잡으면 만사는 끝난다고 굳게 믿고 날마다 좋은 여자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된다며 서울의 물좋은 곳을 배회한다. 마침내
시연(이본 분)이라는 목표물을 찾아내 온갖 정성을 다 들인다.
세상이 시들한 민규는 서울로 옮겨온 뒤 큰형에게 얻어 맞아가며 공부한 덕택에 검정고시로 전문대학생이 되었다.
그는 기술사가 되려고 한다.
돈밖에 모르는 홍여사는 얼핏 호방해보이는 동규아버지의 남자다움에 자기도 모르게 이끌려간다.
어디 땅값이 어떠하니 사놓으면 가을에 평당 얼마쯤으로 오를 것이라는 등 근처의 좀스러운
사내들과 달리 동규아버지는 남북간에 운하를 개설해야 한다는 등 조선왕조를 복원해
입헌군주국이 되어야 한다는 등 동서고금 거리낌없는 언변으로 동네의 기존식자층(?)을 장악해갔다.
게다가 늙어도 아직은 미모에 자신있는 홍여사를 동네에서 제일 못난 통장마누라와 번번히
구별 못하는 척해서 홍여사의 자존심을 열심히 긁어댄다.
상옥은 내레이터 모델이 되겠다고 나다니다가 악한 박실장을 만나 농락당하고 어려움에 처한다. 결국 올케
수경이 개입하여 둘 사이가 좋아진다.
동규는 회사에서 점점 능력을 인정받아 새 프로젝트의 팀장이 되는 등 승진도 하고 대학원 공부도 시작한다.
동규 주위에는 눈부신 젊은 여사원들이 포진하고 있고, 수경은 점점 여편네가 되어가는 자신을 견딜 수 없어 하는데….
게다가 사업에 실패해 도망자 신세가 된 오빠. 그 아들의 별거로 해서 오갈 데가 없어진 친정엄마에게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는 현실이 그녀를 슬프게 한다. 수경엄마는 홍여사의 알선으로 부잣집 가정부가 되어
몸을 숨기는데, 바로 시연의 집이다.
영규는 어마어마한 집 외동딸인줄 알았던 시연이 떠돌이 가난뱅이임을 알고 냉대하게 되고, 그 사이에 서로
비슷한 성향이 많은 시연과 민규는 친해진다. 두 사람은 말없이 잘도 통해서 어울려 돌아다닌다. 골목앞 노점상인인
미숙과 친해진 수경은 그녀가 사실은 영규를 사랑해서 그의 아기까지 가진 여자임을 알게 된다. 수경은 미숙을
동정하게 되고 영규도 미숙을 향한 복잡한 마음을 한켠 깊숙이 갖고 있음을 파악한다.
시연은 영규가 처음 알았던대로 대단한 집의 불행한 외동딸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영규는 다시 적극적으로
시연에게 다가가나 민규는 오히려 시연을 피한다. 시연의 마음을 다시 붙잡을 계획에 바쁜 영규, 그리고
그 성공을 움켜잡으려는 순간, 미숙의 아기가 자기 자식임을 알게 되는 영규. 영규는 그런 식으로 자기를 붙잡을
생각말라고 하나 미숙은 오히려 너같은 개망나니에게는 미련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영규는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몰래 가서 아기의 얼굴을 본다. 너무나 자기와 닮은 아기…. 영규는 시연에게 민규가 사랑하고 있다고 전해준다.
영규는 미숙과 결혼을 하고 부지런히 장사를 한다. 시연과 민규는 희망없는 사랑을 한다.
시연은 시한부 환자였고 민규는 "네가 죽는 날 나도 따라가준다"고 약속한다. 동규아버자는
치밀한 계략 끝에 홍여사로부터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받아낸다. 홍여사가 여우에 홀린
듯한 기분으로 분통이 터져하면서도 새로운 인생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을 때, 이 골목에
한 중년여자가 나타난다. 몰래 숨어서 누군가를 훔쳐보고 있는 여자, 바로 민규의 생모 계순
(이경진 분)이다. 고생만 하다가 병까지 든 계순을 보는 순간, 동규아버지는 머리채를 잡아끌어 패대기를 친다.
뭐하러 나타났냐고 하면서…. 그러나 다음 순간 늙은 플레이보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홍여사의 꿈은
사라졌다. 그러나 돈은 굳게 되어 오히려 다행이라고 애써 자위해본다.
동규는 아버지의 바람끼때문에 어머니가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신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기적인 성품의
자기어머니때문에 아버지가 평갱 고통을 당해왔음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그리고 계순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순수했음을 알게 된다. 계순이 나타나자 민규가 집을 나가는데….
수경은 점점 남편이나 의심하고 살아가는 자기자신을 견딜 수 없어 한다. 어느날 미숙을 따라 나가본 새벽시장에서
수경은 새롭게 눈을 뜬다. 수경은 시누이 상옥과 부업을 시작한다. 상옥은 수경의 배려로 착실한 동네 총각과
가까워진다. 수경과 상옥의 가게는 점차 번창한다. 모든 갈등이 해소되어갈 즈음, 동규는 직장일로 힘들게
되고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수경은 바쁘고, 동규는 한눈을 판다. 그러자 수경부부는 위기를 맞게 되는데….
함께 행복을 일궈가는 인간 이야기이다. 시집가서 잘 살고도 싶고, 자기 분야에서 출세도 하고 싶은 능력있고 진취적인
신세대 여성 수경. 못사는 가족이 발목을 잡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촌 출신의 전도유망한 로맨티스트 동규.
밀고 당기는 사랑 끝에 드디어 수경과 동규가 결혼을 감행한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개성있는 두 남녀의 결합.
이렇듯 젊은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낳고, 부모 모셔가며 살림도 늘려가고… 그러면서 때론 서로 미워하기도
하나 건강하게 살면서 진실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따스하게 담은 이야기이다.
가정도 행복하게 꾸리고, 자기 일도 잘하고 싶은 것, 요즘 젊은 여성들의 바람이다. 그러나 그 소망은 이뤄지기가 결코 쉽지 않다.
늘어나는 신혼기의 이혼, 적령기 남녀의 결혼 회피 추세가 바로 그 증거일 터이다. 이러다간 머지않아 결혼제도 자체가 붕괴될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비관론자의 주장까지도 있지 않은가.
시댁일까지도 정당하게 개입하는 등 쉽지 않은 결혼생활을 슬기롭게 극복해내는 한 여성 수경을 통해 결혼을 선택한 많은
여성들의 삶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