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에게 명분을 제공하고, 조직에 힘을 부여할 수 있는 공공조직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짧은 지식이지만 일선에서 직접 강의를 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몇 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조직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로는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 원인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는 조직문화 자체가 조직이 활성화 될 수 있게끔 설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이고,
둘째는 조직 시스템이 잘못 설정되어 조직이 활성화 될 수 없는 경우이며,
셋째는 조직원 역량이 부족하여 조직이 활성화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활성화되지 않는 조직은 대부분 이 세가지를 모두 다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세가지 영역에 대해서는 천천히 설명드리기로 하고, 우선 공공조직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부터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좋아겼다고 하는데, 공공조직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결론부터 얘기하면 [혁신]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감 때문입니다. 원래 [혁신]이란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향상을 통한 성과의 제고를 목표로 하는 일련의 변화를 향한 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도전을 통한 조직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 하나가 기존에 보유한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가 부단한 자기계발을 통한 조직과 동료에 대한 애정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공공조직이 총론에서는 모두 혁신에 찬성하면서도 각론에 들어가서는 발뺌하는이유가 바로 [기득권]을 포기하기 싫어서 입니다. 옛말에 '얻으려면 버려라'라고 했듯이 새로운 진일보를 위해서는 현재의 모습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여기서 두려움과 갈등이 생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조직 활성화를 위한 혁신의 취지나 목적은 이해하지만 그 실행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부작용과 피곤함은 회피하고 싶다는 것이지요. 다시말해 원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어떻게해서든 나 까지는 그냥 기존의 방식대로 묻어가고, 내 후임자나 뒷세대부터 맑고투명하고 활기찬 조직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심리입니다.
그리고 두 번짹가 바로 [자기계발을 통한 동료애의 형성]인데, 이것은 말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은 대목입니다. 조직원들은 누구나 자기계발을 통한 역량향성을 원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과 나태함으로 인해 이것을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이처럼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나름대로의 생존본능을 발휘하는데, 이것이 바로 동료와 조직을 헐뜨고 음해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변을 험집냄으로써 자신을 정당화하고, 능력있는 조직원을 축출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조직은 예외없이 능력있고 꼭 필요한 조직원은 퇴사하고, 조직의 발전을 위해 퇴사해야 할 직원들만 끝까지 자리를 지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성공하는 조직과 실패하는 조직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다시말해, 성공하는 조직은 [남아야 될 사람은 남고, 나가야 될 사람은 나가는 조직]이고 실패하는 조직은 [남아야 될 사람은 나가고, 나가야 될 사람은 남는 조직]인 것입니다.
이상의 두 가지와 더불어 공공조직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의 첫번째, 조직문화를 설명드리겠습니다.
현장에서 접해보면 참으로 웃지 못할 해프닝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위층 간부들이 자신들이 주도하는 조직문화는 경직되어 있으면서도 조직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조직원들의 경직성를 탓하며, 이것을 2~3일의 외부교육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발상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교육은 윗직급에서부터 받아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이것을 무시하고 전직원 활성화 교육이나 한마음 교육을 통해 애사심을 주입하고 주인의식을 강화시키려 합니다. 사실 이것은 외부 교육으로 플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제아무리 리더십 교육을 많이 받아 스킬이 출중한 리더라 할지라도 부하와 동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없으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없듯이, 조직 활성화라는 것도 결국 상하,동료간의 믿음을 통한 원활한 인터액션의 절대경지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단체에서는 근본적 요인은 무시한 채 대인 기법만을 강조해 활성화를 꾀하려 하다 보니 궁극적인 진전이 없는 것입니다.
조직의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비롯한 문화 자체가 폐쇄적인데, 그리고 이러한 폐쇄적인 문화의 그늘에서 기득원을 키워 온 상급자들이 자신들은 변화를 거부한 채, 정신교육을 통한 부하들과 주변의 활성화를 꾀하려하니 답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울러 조직문화와 더불어 조직활성화에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인이 바로 잘못된 조직 시스템입니다. 조직 시스템이란 모든 조직원들이 공감하고, 한 방향으로 정렬할 수있는 보편적이고 체계화된 구조성이라 할 수있는데, 상벌 평가 체계를 비롯한 제반 운영 시스템이 객관적이고 투명하지 않으면 조직원들은 움직이려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영업용 택시 기사들에게 아무리 택시의 청결상태를 깨끗이 하고, 손님을 친절히 모시라고 교육이 시켜도 근본적으로 사납금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 한 주인의식을 기본으로 한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 담당자들은 윗분들의 일방적인 지시라는 전제하에, 조직 활성화를 위한 해결책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1박2일의 이벤트성 외부 교육에으로만 풀려고 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직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는 조직원들의 역량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의 역량은 곧 경쟁력을 뜻하는 것이기도 한데, 이것은 위에서 언급했던 자기계발과도 직결되는 내용입니다. 조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없으면 그 조직은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조직의 조직원들이 역량이 없다는 얘기는 곧 그 조직에서는 역량 있는 조직원들은 살아남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역량이 없는 사람은 그래도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온갖 은폐술과 위장술을 동원할 수 밖에 없는데, 이로인한 피해자가 바로 역량있는 조직원이 된다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조선시대에 조직이 가장 활성화되었던 때는 세종대왕때이며, 반면에 조직이 가장 경직화되고 부패했던 때는 연산군때입니다. 그 이유는 세종대왕이 특별히 조직 활성화 교육이나 캠페인을 실시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자기혁신을 통해 수기치인의 정신으로 역량을 키우고, 아울러 대소신료들의 청렴성을 기본으로 한 경쟁력을 제고함으로 인해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군왕의 곁으로 모이게 된 것이고, 연산군은 그 반대의 언행을 일삼으니 뜻 있는 인재들이 초야에 묻히고 소인배들만 득실대는 조직을 형성했던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조직, 특히 공공조직이 활성화되려면 어떤 1~2개의 조직활성화 프로그램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고, 윗선에서부터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재정비하여 역량을 베이스로 한 공정하고 투명한 문화와 시스템 구축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마치 조직에 대한 애사심과 직원 스스로의 만족(ES)이 되어 있지 않은 직원들을 모아놓고 고객만족 실현을 위해 예절교육을 강요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혹시 주변에서 조직 활성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성과를 본 조직이 있다면, 그 조직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제반 요소가 구비된 체제 위에 교육이라는 조미료가 더해져 훌륭한 맛을 냈다고 봐야 하는 것입니다. 조직의 활성화도 그 本과 末을 정확히 이해하고 방안을 구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