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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서울국제마라톤]
2003년 4월 IT마라톤에서 처음 10Km를 완주를 시작으로 달리기에 입문하고,
같은 해 중앙마라톤에서 첫풀코스를 3시간 39분 10초로 완주를 하며
본격적인 달리기를 시작한지 올해로 5년 째에 접어든다.
그동안의 풀코스 도전에서 늘 연습부족으로 인하여 30Km 이후에 맥을 못추고
주저 앉은게 수차례이다.
직장 생활을 하며 풀코스를 위하여 연습을 충분히 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리인지도 모른다.
때문에 작년까지는 주로 새벽시간을 이용해서 연습을 해오다가 6개월 전부터는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여 주로 부족한 달리기를 채워 나갔다.
출퇴근주를 하면 특별히 달리기를 위해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긴하지만,
씻는문제, 복장문제 등이 조금은 골칫거리로 다가온다. 그래서 택한 나름데로의 방법은
퇴근시에 그냥 평상복으로 집까지 뛰어 가는 것이었다.
지난해 3시간 36초로 아깝게 서브쓰리를 놓치고, 와신상담의 세월로 1년을 보냈다.
2006년 4월 경향신문에서는 후반부에 정면에서 불어 닥치는 강한 바람으로 실패,
2006년 5월 충주마라톤과 10월 하이서울마라톤, 10월 조선일보춘천마라톤에서는 더위때문에 실패,
2006년 11월 스포츠서울마라톤에서는 새신발때문에 발바닥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며 아깝게 2분차이로 실패,
2007년 2월 고구려마라톤에서는 파워젤을 잘못먹어 체하는 바람에 실패 까지...
핑계거리가 있었지만 정작 실패의 주요한 원인은 바로 연습부족으로 인한 위기 관리능력과 의지력부족이었다.
수없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위기관리에 대한 많은 교훈을 얻었고, 이것이 이번 동아마라톤에서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42.195km를 달리면서 적어도 세번이상의 위기는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연습을 충분이 했다면, 이러한 위기가 훨씬 짧고 쉽게 지나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사경을 헤멜정도의 고통으로 다가오기 마련일 것이다.
2007년 03월 17일 드뎌 4번째 동아마라톤 참가의 순간이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마라톤에서 좋은 기록을 내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좋은 날씨가 관건이었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아침 0도에서 시작하여 오후 11도 까지로 예상되었고,
바람도 잔잔하다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있어, 한것 서브쓰리에 대한 희망이 부풀어 올랐다.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일찌감치 저녁식사를 마치고, 물을 조금씩 수십차례 나눠마시며 일명 워터로딩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이와 아내를 일찍 잠재우고 약 10여분간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내일 어떻게 레이스를 펼친것인가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실시하며 내일의 선전을 다짐하고 밤 10시가 되어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2007년 3월 18일 새벽 4시 30분 자명종 소리에 눈을 뜨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부드럽게 만들고, 콩나물국과 김치에 밥을 3/2공기 담아 소화가 잘되도록 천천히 식사를 마치고, 모든 준비물을 잘 챙겨 6시 집을 나섰다.
6시 50분경 광화문 대회장에 도착하여 회사 동료들과 사진한판 찍고 화이팅을 하고, 서로의 선전을 기원했다. 7시 20분 짐을 차량에 맞기고 스트레칭 후에 A그룹 출발지에서 뱅뱅 돌면서 몸을 달구어 주고, 7시 50분 출발 10분전에 런클 중금달 회원들과 천클 회원님들의 모습을 찾아보았으나 눈에 들어오지 않고, 겨우겨우 뜀도령님과 멀리 부산에서 올라오신 천풍님 두분만을 찾아 악수를 나누며 화이팅을 외쳐 주었다.
배동성 사회자의 내빈소개와 몇차례의 함성지르기를 한후 드뎌 출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10,9,8,7,... 출발!!!
A그룹 2000여명이 넘는 인파속을 헤쳐나가며 부딛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쏫으며 한발한발 달려나갔다. 그런데 100여미터정도 갔을까? 갑자기 앞에서 날라온 비닐에 나의 두발이 묶이며 순간 앞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앞이 캄캄하고 이렇게 오늘도 허무하게 쓰러지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너무도 억울한 생각이 먼저 들었으나, 재빨리 내 몸 상태를 점검하였다. 다행이도 큰 부상은 아닌것 같고 왼쪽 무릎에서 피가 조금 흐를 뿐이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한발한발 내딛으니 무릎이 조금 시큰거리는 느낌은 있었으나 달리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지체한 시간때문에 마음은 매우 조급해 졌다.
이리저리 한사람 한사람 추월해 가며 지체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숨을 헐떡이며 달려나갔다.
3Km 정도를 달리는 200여 미터 앞에 서브쓰리 페이스케이커 풍선이 보인다. 일단은 저 풍선만 시야에서 놓지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열심히 쫒아갔다.
그런데 빨리 풍선이 너무도 빨리 달리다는 생각이 들어 매 Km마다 랩을 채크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4:05/km 정도가 표시된다. 왜 저렇게 빨리 내빼는 걸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 풍선을 놓지면 서브쓰리는 물건너 간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열심히 따라 붙었다.
10km 지점에 이르러서 서브쓰리 페이스 메이커가 오버페이스를 의식했는지 속도를 조금씩 늦추는게 느껴지고 드뎌 페이스메이커를 추월하게 되었다. 그냥 같이 갈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몸도 괜찮은것 같고, 후반부에 속도가 처지게 되면 불안할것 같아 그대로 밀고 나갔다.
20km 지점에서 서브쓰리주자 불차님을 추월하고 힘! 한번 외쳐주고 하프지점을 통과하며
시계를 보니 1시간 26분 49초를 가리킨다. 초반에 시간을 조금 까먹은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좋은 페이스였다.
26Km 군자교를 지나 지점에서는 응원나온 아싸님, 단미님의 응원을 받으니 더욱 힘이 솟고,
30km 지점을 지나는데 벌서 이봉주 선수가 역전 우승을 했다는 감격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을 전해듣고 오늘같이 좋은날 서브쓰리를 못한다면 정말이지 두고두고 한이 될것 같아 더욱 정신력을 무장하며 달렸다.
32Km 지점 영동대교북단 우리회사 앞을 지나는 순간부터 조금씩 현기증 증세가 나타나서,
2005년 춘천의 악몽이 떠올랐다. 하지만 오른손에 움켜쥔 바나나 한조각을 의지하며 무사히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35Km 지점을 지나고 잠실대교를 건너는 순간부터 양쪽 허벅지 근육이 마비되는 느낌을 받기 시작하면서, 여기가 한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통증이 밀려왔다.
조금만 더 세게 달리면 쥐가 올것 같고, 속도를 늦추자니 이러다가는 아직도 7Km 정도 남은 거리가 있어서 서브쓰리가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말 머리가 쥐가 날 정도였다.
순간 우선은 허벅지 근육을 어느정도는 풀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뒤로 돌아서서 약 100여미터를 숨을 크게 들이쉬며 달리니 증상이 많이 호전된 느낌을 받았다.
다시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 욕심을 부리지 말고 차분히 풀어가자고 다짐 또 다짐을 하였다.
잠실롯데월드를 지나 우측으로 턴하고 얼마를 달렸을까? 바로앞에 소나무님이 달려가시는 모습이 보인다. 늘 그렇듯이 성큼성큼 달려가시는 모습이 서브쓰리주자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소나무님과의 거리를 한발작 한발작 줄여나가고 39km 지점 못미쳐 드뎌 추월하면서 인사를 건냈다.
이제 남은 거리는 불과 3km 남짓...
앞서가던 주자들이 이제 5분 페이스로만 가도 서브쓰리라고 서로들 축하하고 난리다.
순간 방심하고 조금 속도를 높이니 이젠 종아리쪽에 쥐가 오기 시작하였다. 겨우 몇 키로를 남기고 위기의 순간에 봉착한 것이었다. 이때, 예전에 임진각 통일마라톤에서 종아리 쥐가 났을때 위기를 극복했던 착지동작을 연상하며 그대로 재현해 보았다. 그러니 신기하게도 곧 쥐가 나는 증상이 사라졌다. 역시 경험이 중요한 것이라~
무사히 마지막 고비를 넘기고 꿈에도 그리던 서브쓰리를 향해 한발한발 다가가고 있었다.
잠실운동장 트랙에 들어서니 배동성 아나운서의 서브쓰리를 축하한다는 메세지가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마지막 사력을 다해 달리며 스스로 감동에 젖어 으아아~~~~ 소리를 지르며 골인하니 2시간 58분 07초라는 시간이 눈에 들어왔다.
감격스러워 다시한번 으아아~~~ 소리를 지르고 뒤를 돌아보니 바로 소나무님이 골인하시는 모습이 보였다. 소나무님과 서로 얼써 안으며 기쁨의 악수를 나누고 축하의 메세지를 주고받았다.
이렇게 꿈에 그리던 첫 서브쓰리의 달성의 순간이 찾아온것이다.
그동안 이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너무도 감격스러워 눈물이 앞을 가렸다.
어렵게 달성한 서브쓰리인만큼 앞으로 지켜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리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뒤로 퇴보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주욱 나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리라~
그동안 저의 서브쓰리 달성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셨던
천클의 천리마님, 알토님, 문호리님을 비롯한 여럿 회원님들,
중랑천 금달의 창득님, 뜀도령님을 비롯한 여러 회원님들,
런클의 불차님, 사랑2님, 레오파드님을 비롯한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구간기록]
00~05Km 20:25 0:20:25 속도 04:05/km
05~10km 20:19 0:40:44 속도 04:04/km
10~15Km 20:43 1:01:27 속도 04:09/km
15~20Km 20:44 1:22:11 속도 04:09/km
* Half 1:26:49 통과
20~25Km 20:58 1:43:09 속도 04:13/km
25~30Km 21:11 2:04:20 속도 04:12/km
30~35Km 21:33 2:25:53 속도 04:14/km
35~40Km 22:18 2:48:11 속도 04:28/km
40~Full 09:56 2:58:07 속도 04:32/km
문호리(汶湖里) 07.03.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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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거듭 축하드립니다.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