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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42) 감독은 전형적인 '패밀리맨(가정적인 남자)'이다. 아내 파트리샤(36). 첫 딸 하이샤(14).
막내 아들 이고르(7)를 끔찍이 아낀다. 훈련이 없을 때는 어떤 전화도 받지 않고 가족과 함께 한다는 원칙을 지킨다.
가족은 모든 홈경기를 관전하고 원정 '빅매치'에도 대부분 파리아스를 따라간다. 파리아스 감독이 경기 이후
공식 인터뷰장에 아들과 함께 나타나는 모습은 포항에서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런 파리아스 감독이 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는 가족을 데리고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그가 강조하고 나선 것은 '팀'이었다.
포항의 한 관계자는 4일 "이번 결승전이 워낙 중요한 경기라 파리아스 감독에게 구단 부담으로 가족들을 데려가겠다고
건의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고맙지만 이번엔 가족을 안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의외였다. 파리아스 감독의 다른 면을 봤다.
큰 경기를 앞두고 온 신경을 경기에 모으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감독 생활 중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일전을 앞둔 파리아스 감독의 화두는 '팀 정신'이다. 파리아스 감독은
3일 오후 포항에서 팀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을 모아놓고 '정신 무장'을 시켰다. 주제는 '팀 정신'이었다.
"지난 1일 수원전(1-0 승)에서 일부 선수들이 개인 플레이를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참 마음 아프고 화났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팀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이다. 우리 팀에 개인 플레이는 필요 없다. 개인 플레이를 펼치면 팀이 힘들어진다"는
연설을 통해 파리아스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았다. 한 포항 선수는 "큰 경기를 앞뒀지만 파리아스 감독의 행동과 표정은
평상시와 다름없다. 이따금 '팀'을 강조하는 말을 하지만 이번엔 큰 경기를 앞두고 그런 점을 한층 더 강조했다"고 말했다.
지금 파리아스 감독의 머리 속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가족'이 아니라 '팀'. 그리고 '아시아 정상 등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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