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1960년 인천에서 태어나 서강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일간신문에서 12년 동안 기자 일을 하다가 무작정 떠났다. ‘세기말’이라며 법석대던 1999년이었다. 그 길에 나무가 있었다. 그때부터 이 땅의 큰 나무들을 찾아다니고 『이 땅의 큰 나무』(2003, 눌와)라는 책을 냈다. 절집 안의 아름다운 나무들을 모아 『절집나무』(2004, 들녘)를, 옛집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서 깊은 나무들은 『옛집의 향기, 나무』(2007, 들녘)로 모아 펴냈다. 그사이에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한 『알면서도 모르는 나무 이야기』(2006, 사계절)와, 나무 답사 여행을 안내한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나무여행』(2007, 터치아트)을 내기도 했다. 답사 중에 찾아낸 경기 화성 전곡리 물푸레나무는 그가 직접 천연기념물 지정을 신청, 2006년에 천연기념물 제470호로 지정됐으며, 이어 그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경남 의령 백곡리 감나무도 최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2000년 봄, 태안반도의 재단법인 천리포수목원의 법인 감사를 맡아 지금까지 태안반도를 드나든다. 그해 봄부터 지금까지 줄곧 「나무를 찾아서」라는 칼럼을 써서 홈페이지 솔숲닷컴HTTP://SOLSUP.COM을 통해 나누고 있다. 이 홈페이지는 최근 정보통신부의 ‘청소년 권장 사이트’로 지정됐다. 그는 한림대와 인하대에서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은퇴’가 허락된다면, 오전에 희랍어를 공부하고 오후엔 지는 석양 바라보며 첼로를 연주하는 게 꿈이라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고규홍 '나무가 말하였네'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나무는 사람에게 아주 가까운 존재이면서 시적 영감을 주기에 충분한 소재였기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나무를 노래한 시는 수도 없이 많다.
나무 칼럼니스트인 고규홍 한림대 교수도 처음으로 나무를 찾아 길을 나서면서 나무를 노래한 시부터 찾았다고 말한다.
'나무가 말하였네'(마음산책 펴냄)는 고 교수가 십년간 나무 여행을 떠나는 길에 자양분으로 삼은 한국 현대시 일흔 편을 소개하면서 거기에 독자적인 해설을 곁들인 책이다.
수많은 나무 시를 섭렵하고 길을 떠난 그는 "오동나무를 보면 김선우 시인의 '오동나무'가 떠올라 헤벌쭉 웃었고, 자작나무를 보면 김영무 시인의 '겨울나무'가 떠올랐다. 불갑사의 참식나무에선 조용미 시인의 '적막'이, 거리에선 영락 없이 김현승 시인의 '플라타너스'가 읽혔다"고 말한다.
주름 투성이 피부에 상처 자국만 남은 고목을 보면서는 김남주 시인의 시 '고목'과 시인의 삶을 떠올린다.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 해를 향해 사방팔방으로 팔을 뻗고 있는 저 나무를 보라 / 주름살투성이 얼굴과 / 상처자국으로 벌집이 된 몸의 이곳 저곳을 보라 / 나도 저러고 싶다 한 오백년 / 쉽게 살고 싶지는 않다 저 나무처럼 / 길손의 그늘이라도 되어주고 싶다"(김남주 '고목')
고 교수는 "나무 같은 사람이 그이의 바람처럼 한 오백년 살지 못한 것은 지금 우리가 하릴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안타까움이고, 아쉬움"이라고 말한다.
"백운산에서 만난 고목 한 그루. 밑둥에 큼직한 물통 하나 차고 있었다. 물통을 반쯤 채우다 말고 물관 깊숙이 박힌 플라스틱 관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누군가 둥치에 구멍을 뚫고 수액을 받던 자리. 시름시름 잎이 지고. 발치의 어린 순들, 마른 잎을 끌어다 푸른 발등을 덮고 있었다."(마경덕 '고로쇠나무' 중)
고로쇠나무를 보면서 시인의 아픔에 공감하기도 한다.
"말끝마다 '과학'을 이야기하고, 생각마다 '합리'를 들먹이는 이 시대에 온갖 것을 다 먹는 사람이 오로지 햇빛과 물을 양식으로 사는 나무의 물을 빼앗아 먹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24쪽. 9천원.
목차 |
- 책머리에 1. 강은교 / 나무가 말하였네 2. 신경림 / 나무 1 3. 장정일 /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4. 박목월 / 나무 5. 정호승 / 나무에 대하여 6. 윤동주 / 나무 7. 박정만 / 매화 8. 김혜순 / 허공에 뿌리를 내리는 나무 9. 이성선 / 소식 10. 김용택 / 그대 생의 솔숲에서 11. 신동엽 / 진달래 산천 12. 장철문 / 산벚나무의 저녁 13. 문덕수 / 꽃과 언어 14. 민영 / 용인 지나는 길에 15. 정희성 / 민지의 꽃 16. 정지용 / 오월소식 17. 송수권 / 감꽃 18. 손택수 / 어부림 19. 고정희 / 황혼 일기 20. 조지훈 / 낙화 21. 박몽구 / 치자꽃을 보며 22. 고진하 / 감나무 23. 마경덕 / 고로쇠나무 24. 이원규 /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25. 정한모 / 멸입 26. 박이도 / 나 홀로 상수리나무를 바라볼 때 27. 이홍섭 / 버드나무 한 그루 28. 조용미 / 적막이라는 이름의 절 29. 박재삼 / 미루나무 30. 고영민 / 소태나무 31. 마종기 / 꽃의 이유 32. 권혁웅 / 내게는 느티나무가 있다 1 33. 이상국 / 물푸레나무에게 쓰는 편지 34. 김선우 / 오동나무의 웃음소리 35. 서정춘 / 죽편 1 36. 문정희 / 나무 학교 37. 김현승 / 플라타너스 38. 오규원 / 한 잎의 여자 3 39. 도종환 / 담쟁이 40. 박남수 / 나무 41. 윤효 / 향나무 한 그루 42. 이성복 / 그 여름의 끝 43. 백무산 / 꽃은 단 한번만 핀다 44. 이재무 / 상수리나무 45. 복효근 / 고목 46. 곽재구 / 은행나무 47. 이기철 / 시월의 사유 48. 이병금 / 낙엽을 위한 파반느 49. 문태준 / 열병 50. 이육사 / 교목 51. 최하림 / 침묵의 빛 52. 송찬호 / 탱자나무 울타리가 있는 과수원 53. 이수익 / 겨울나무 54. 김남주 / 고목 55. 이선영 / 산수유나무 56. 김명수 / 침엽수 지대 57. 김영무 / 겨울나무 58. 나희덕 /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59. 박라연 / 겨울 사과나무를 위하여 60. 고재종 /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61. 김춘수 / 인동잎 62. 한용운 / 낙원은 가시덤불에서 63. 문인수 / 수장 64. 기형도 / 겨울.눈.나무.숲 65. 유치환 / 동백꽃 66. 하종오 / 벌레집과 참새똥 67. 정현종 / 사물의 꿈 1 68. 김정환 / 나무 69. 나태주 / 나무에게 말을 걸다 70. 오세영 / 나무처럼 [엘리트2000 제공] |
[출처] 나무가 말하였네(마음산책 펴냄)|작성자 마경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