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강의 및 회의 영어로 한다”
포스텍(포항공대)이 글로벌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신학기부터 모든 강의와 회의를 100% 영어로 진행하기로 했다. 2010년 새해 들어 처음으로 글로벌 영어공용화 캠퍼스를 선언한 것은 세계 20위권 글로벌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학측은 신학기부터 학부 전공과목과 대학원 전과목을 영어로 진행하고 학부 및 대학원 학위논문도 영어로 작성하게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체교수회의와 보직자 회의, 위원회 등도 영어로 진행하고, 수학, 물리, 화학과 같은 모든 기초과목도 3년 이내에 영어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포스텍의 글로벌화 정책은 한국이 세계 13위 경제대국이 된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다시 말해서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 못하면 세계를 상대로 하는 글로벌 대학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인재를 대학에서 양성해서 기업으로 보내 그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이 정책은 매우 획기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우선 교수들이 학생들을 영어로 가르칠 수 있는 충분한 지식을 갖추고 있느냐 이고, 또 하나는 교수가 영어로 가르치는 것을 학생들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학생일 경우, 교수가 훌륭한 강의를 했다 하더라도 그 강의를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 반면에 영어에 자신 있는 학생은 교수가 강의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자신감과 상대적인 우월감을 가지고 공부를 하게 될 것이다. 영어를 얼마만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느냐가 큰 관건이다.
현재 포스텍의 이 글로벌 정책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언급한 바와 같이 세계 상위수준이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어느 때 보다도 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불과 20여년 전 만 해도 삼성을 비롯한 국내의 대기업 제품들이 외국의 백화점에서 제일 구석에 때가 낀 채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매우 안타까워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자,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괄목상대할 정도로 발전을 해서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텍의 글로벌화 정책은 현 상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제2, 3의 도약기를 위한 준비된 인재발굴이라는 차원에서 타 대학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학생들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을까? 다양한 방법의 영어교수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영어가 어떠한 성격을 가지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영어는 끊임없이 전개되는 질문과 대답”이라고 필자는 정의한다. 모든 대답은 모든 질문에 의해서 유도되기 때문에 질문하는 방법과 대답하는 방법만 알면 영어는 생각보다 쉽게 배울 수 있다.
영어는 정확한 원리에 따라서 운영되는 언어의 매카니즘이 생생하게 살아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나뭇잎(단어)에 집착하는 것 보다 나뭇잎이 달려있는 가지(구)를 보고 그리고 중심 축인 나무의 기둥(문장)의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뭇잎과 가지 그리고 중심축인 나무 기둥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려 공부한다면 포스텍의 글로벌화 정책의 성공을 예견할 수 있지 않을까?
- by Robin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