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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스(P. Willis)
영국 출신의 교육 사회학자로서 저항이론의 대표자이다.
1. 윌리스의 교육이론 - 저항이론
▶ 저항이론의 등장배경
재생산 이론(경제적 재생산, 문화적 재생산)을 비판하면서 저항이론이라는 개념이 등장하 였고 저항이론은 윌리스(P. Willis)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저항이론은 재생산 이론이 주체자로서의 인간과 저항의 측면을 소홀히 다루고 있다는 점 에 불만을 토로한다. 즉, 학교교육은 재생산 이론에서 주장하듯 자본주의 사회구조의 특성 을 그대로 내면화시키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구조 모순에 대해 거부-저항, 갈등하는 능동적인 인간관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 재생산 이론의 비판
경제적 재생산론자들에 의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학교교육은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 즉 모순과 거기에서 파생되어온 경제적 불평등을 반영하여 자본주의 사회의 계승, 위계화 를 은밀히 공고히하는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재생산 이론의 대표적 학자인 보 울즈(S. Bowles)와 긴티스(H. Gintis)는 마르크스의 상부, 하부구조에 관한 명제를 그대로 받아들여 교육의 구조가 생산관계에 터한 사회구조를 방영한다고 주장한다. 즉, 학교는 학 교내의 사회관계와 경제구조의 사회적 관계와의 일치를 통해 경제적 생산과제를 재생산하 며 학생들의 계층에 기초한 성격적 특징들을 강화하여 불평등한 사회분업구조를 재생산한 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경제 재생산론은, 첫째, 방법론에서 비판받고 있다. 재생산론자들은 실증주의적 방 법을 쓰고 있다. 흔히 결과적 방법이란 몰가치적이고 중립적 절차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자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론적 판단이나 해석이 필요하며 해석이 상식이나 묵시적인 가 치에 의해 행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둘째는, 수동적 인간관에 대한 비판이다. 보울즈(S. Bowles)와 긴티스(H. Gintis)에게 있어 서 행위자들은 언제나 수동적 존재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지배, 복종의 사회적 관계에 적 용해야만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 교육장면에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의도한 것 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뿐더러 때로는 저항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문화적 재생산 이론은 경제적 재생산이론과 마찬가지로 계급사회가 어떻게 유지, 강화되 어 가느냐에 관심을 갖는다. 이 이론에 의하면 학교교육은 지배계층의 문화를 선호하여 그 들의 문화를 학생들에게 내면화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불평등현상을 정 당화, 합법화 그리고 재생산하는데 기여한다고 본다. 즉, 교육체제는 지배계층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지식, 즉, 문화자본을 전수함으로써 사회질서를 재생산하고 합법화한다는 것이다.
문화적재생산 이론도 몇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첫째, 경제적 이론과 마찬가지로 비판적 안목에서 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사 회화이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둘째, 재생산만을 강조하여 사회구성원의 주체적이며 자발적인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했다. 즉, 강제된 헤게모니에 대해서도 도전하거나 저항하는 학생들의 역동적 측면을 무시했다. (이러한 역동적 측면을 P. Willws가 연구)
셋째, 문화재생론자들은 구조적 제한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변화의 가능성에 회의적 이다.
▶ 저항이론의 대두
재생산 이론이 교육 사회학에 대한 공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재생산 이론은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기능주의 이론에 대한 학교교육의 분석에 대하여 새로운 대안과 지식을 제시함으로써 그 학문적 가치를 높이 인정받고 있다. 즉, 재생산 이론은 정치․경 제․문화적 관점에서 학교교육 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 주었고,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실제 경험 형식과 경제생활의 기본 형식을 관철시킬 수 있는 안목을 제시해 주 었다. 그러나 이렇게 학교제도의 재생산적 기능에만 연구의 관심을 국한시키지 않고, 교육 내부에서 발생하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의 재생산 과정에 대한 저항적 현상에 보다 큰 연 구의 관심을 보에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각으로 학교교육의 해로운 해설을 위해 대두된 것이 애플(Apple), 지루(Giroux), 프레이리(Freire), 윌리스(Willis) 등이 주장한 저항이론이 다.
▶ 저항이론
Willis의 연구에 묘사되어 있는 노동계급의 학생들은 학교가 전파하고 암암리에 주입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것에 대항하고 거부하는 주체적 존재이다. 이 연구는 학교안과 밖에서 일상적 삶을 영위하고 있는 주체인 학생들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한 투쟁, 경험 등을 분석함으로써 학교는 모순을 내재한 채 재생산과정의 매개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학교는 교육을 통한 지배 이데올로기의 재생산이 피지배계급의 저항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계급의 이데올로기가 충돌하며 대결하는 헤게모니의 쟁탈이 벌어지는 곳임을 드러내보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학교는 지식과 기술이 분배되는 곳임과 동시에 문화적 이데올로기가 생성되고 대결하는 투 쟁의 무대인 것이다.
Willis의 저항이론에 대한 연구는 노동계급문화가 형성한 문화정체(culture identity)가 노 동계급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사회 재상산이 이루 어지고 있는 과정을 밝히고 있다. Willis는 문화적 저항을 통한 사회재생산 과정을 간파 (penetration)와 제한(limitation)의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간파란, 노동계급의 학생들은 이미 작업세계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학교에서의 진로 지도 와 학교교육의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터득함으로써 그들이 장차 속하게 될 작업과 그 속에 서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장차 하게 될 일은 육체적 노동 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가르치는 정신노동의 가치를 거부하게 되고 그들 스스로가 육체노동 을 남성들이 하는 괜찮은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노동계급의 학생들이 학교의 공식적인 문화에 저항하고 학교에서의 성취를 의미 없는 것으로 여기며 결국에는 학교생활에서 실패하게 되지만, 그들의 실패는 자발적인 선택의 결과로 빚어진 것이며, 그 들의 정체감은 결코 학교에서의 우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고 있 지 않다는 것이다. 즉, 노동계급의 학생들은 학교공부를 잘해봤자 자신들의 처지가 근본적 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에 의해 학교 공부의 가치와 중요성,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질서의 중요요소인 정신노동의 우위와 경쟁적 개인주의를 거부한다, 이것은 그들이 불평등한 존재조건을 꿰뚫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제약이란, 정신적 노동과 육체적 노동의 구분이 존재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에서는 노 동자 계급의 자녀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사회적․경제적 성공에는 한계가 있듯이 학교교육을 통한 사회이동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약은 학생들의 정 체감에 내재해 있는 남성우위의 태도와 가치에 따라 노동계급의 남학생들이 정신적 노동을 허약한 여자들이나 하는 일쯤으로 여기고 육체적 노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노동계급 남학생들의 학교에서의 실패가 그들의 주체적인 선택 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위계화된 직업구조에서 육체노동에 종사 하는 노동계급에 위치하게 된다. 결국, 그들은 지적인 활동을 거부함으로써 비판적 사고가 사회변화의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그리하여 현실에 대한 간파가 담고 있는 변화의 가능성이 새로운 사회질서의 창출로 연결되지 못하고 중단되고 만다.
▶Willis의 저항개념 : 반(反) 학교문화
Willis의 저서 『Learning to labor(노동현장과 계급재생산)』는 노동계급 학생들을 대상 으로 하여 문화 기술적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이다. Willis는 종합화된 고등학교에 다니는 일부 노동계급 학생들이 어떻게 해서 아버지와 같은 노동계급의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가 를, 그들이 집단적으로 형성한 하위문화의 특성에 비추어 기술하였다. 그는 재생산 이론으 로는 노동계급의 학생들이 왜 스스로 노동계급의 직업을 선택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고 보았다. Willis는 노동계급 출신 학생들에게 상승이동의 기회가 없는 현상을 일종의 자발적 자기선택(self-selection)이란 과정에서 설명하고 있다. 요컨대, 일부 노동계급 학생들은 직 업구조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한 육체 노동직으로 자신들을 스스로 인도하고 있다는 것이 다.
관찰대상이 되었던 노동계급 학생들은 학교의 권위와 지적활동의 가치 및 중요성을 거부 하는 독특한 반(反)학교 문화를 형성해 나간다. 반(反)학교 문화의 가장 기본적이고 두드러 진 특징은권위에 대해 집단적, 개인적으로 집요하게 저항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은 사나이(lads)의 일상언어에서 쉽게 드러난다.
그들(교사들)은 우리를 벌줄 수 있죠. 그들은 우리보다 덩치가 크고, 우리보다 더 거대한 제도편에 서 있어요. 우리는 그저 보잘것없고, 그들은 거대한 모든 것을 등에 업고 있어 요.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우리는 그들에게 복수하려 들지요. 우리는 권위를 티껍게 여긴 다 이겁니다.(윌리스. 1989)
사나이들에게는 교사들 다음으로 얌전이(ear-hole)또는 범생이들이 표적이 되 는데, 그것은 그 아이들이 직접적인 권위에 너무 열성적으로 추종하기 때문이다. 얌전 이라는 이름은 학교에 순응하는 아이들의 수동성과 어리석음을 뜻하는 것이다. 귀가 인 간 신체에서 가장 수동적이고 자기표현력이 없는 기관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학교에 대한 저항은 제도와 규율로부터 자유로운 자신들만의 상징적, 물리적 공간을 쟁취 하기 위한 싸움과, 학교에서 중요하게 인식되는 목적 즉, 공부시키는 것을 타파하는 데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몇몇 사나이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얼마든지 학교주변을 돌아 다닐 수 있는 배짱을 자랑한다. 그들은 학교가 짜놓은 일과표를 무시하고, 스스로 자기의 일과를 구성한다.
반(反)학교 문화에서는 학교를 다님으로써 얻게 되는 자격이라는 것의 가치에 대한 깊은 불신이 담겨 있는데, 이는 그것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희생이 너무 크다고 여기기 때문 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희생이란 대단하지도 않은 자격을 얻어 내느라 지금 얌전이가 된다는 것, 그것은 어느 때라도 즉시 유쾌함을 만들어 내고 누릴 수 있는 사나이의 능 력으로부터 아예 차단당하는 것을 뜻한다.
학교를 성실하게 다녀서 얻게 되는 그 자격은 사나이들이 졸업후 일자리를 선택하는 데 그다지 중요한 기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학업의 성공과 그것에 따르는 직업서열에 서의 상승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사나이들에겐 지위상승이란 너무 먼 얘 기이므로 의미가 없다, 그들에겐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란 기껏해야 견습직 아니면 하 급 사무직으로 들어가는 것인데, 그런 직업들은 일은 죽도록 시키면서 대우는 별볼일 없는 것들이다. 자유로운 대중문화의 즐거움, 친구들끼리의 허물없는 어우러짐, 길거리와 공장 작업장을 활개치는 모험 가득한 생활, 이 모든 것이 주로 공식적인 성공을 쫓다보면 잃게 되는 것들이다. 공식적인 학교문화를 따르는 것은 순응주의적인 소인배의 짓이고, 얌전이가 되어 작은 성공을 한다고 해보았자 별것이 아니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결국, 사나이들은 학교문화에 순응하지 않고 반(反)학교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학교생활에서의 실패의 길이고, 그것은 곧 졸업후의 사무직과 노동직의 갈림길에서 노동직으로 가게 되는 것임을 알면서도, 사나이의 길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말하자면 사나이들은 스스로 육체노동직을 선택하는 것이다.
▶Willis의 학생저항의 유형
- 선생님과 교직원들을 적으로 대하기
- 무단결석
- 수업시간에 딴전피우기
- 장난거리를 찾아 복도를 배회하기
- 얌전이들에 대한 거부
- 개기기, 거짓말하기, 까불기
- 수업시간 빼먹기
- 엉뚱한 반에 들어가 앉아있기
- 몰래 잠자기
- 성차별주의 옹호
3. 저서
▶ 『노동현장과 계급재생산 (Learning to Labor)』
: 영국의 노동자 계급문화의 이해에 필독서로 꼽힌다. Willis는 영국의 어느 중학교를 현 장으로 삼아 노동자 자녀들이 자신의 집단적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매우 치밀하 게 그리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적인 도식으로 설명하는데 부딪치는 한계를 질적인 접근방 법과 해석으로 극복하면서 계급과 문화사이의 관계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고 있 는 이 책은 교육학, 인류학, 사회학 등에서 널리 읽히면서 현장연구의 유용성과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1부》 1. 문화의 구성요소. 2. 계급과 제도화된 문화형태
3. 노동력, 문화, 계급 그리고 제도
《제2부》 4. 간파 : 현실을 꿰뚫어 봄 5. 제약 : 간파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
6. 이데올로기의 역할
7. 문화적인 형태와 사회적 재생산에 대한 이론에 관하여
8. 새로운 시작과 그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