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떠나신지 3년이 다 되어간다.
슬픔을 극복하는 일은
추억을 극복하는 일이다.
어머니와 나는 서로의 추억의 길을
간직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토요일 오후면 넘던 길
알밤처럼 주웠다 알밤처럼 잃어버린
첫사랑의 험준한 고갯길이다.
지금은 임도가 생겨
승용차가 겨우 넘어가는 길이다.
읍내 장날이면 어머니는
현금인 보리 한 말을 머리에 이고
얇은 코고무신을 신고
철없는 아버지를 앞세우고
삼십리 험한 고개를 넘곤 했다.
그 때 몸 속의 땀이란 땀은 다 흘리고
눈물까지 빌려다 모두 흘려버려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울지 않았다.
경사가 험하고 좁고 울퉁불퉁한
임도에서 차가 기우뚱거릴 때
어머니는 그 때 우리집 가계의 무게를
지탱하던 얇은 발바닥으로
자동차의 바닥 시트를 말없이
무겁게 누르며 추억을 극복하고 있었다.
나는 자동차가 흔들리면
다시는 잃어버릴 알밤 같은 사랑은 없어
뜨거운 손바닥으로 핸들을 움켜쥘 뿐이었다.
-글 배홍배
사진 - 소니 nex 7 으로 촬영
음악 - 피아졸라 오블리비언 (망각)
https://youtu.be/Z0DQxI3KM7o
첫댓글 선배님
작픔 즐감합니다.^^
해가 거듭할수록 더해지는 그리움
아무리 애써 돌이켜 봐도 계속되는 아쉬움
이 늦은 나이에 가슴으르 부르는 이름 어머니
망각하며 지나가는 세월을 흐르는 음률로 달래봅니다!
네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백호랑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