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론 4) 은혜와 믿음으로 세워진 구원 공동체/2018. 3. 4
에베소서 2:1-10
1. 여러분도 전에는 죄와 잘못을 저질러서 죽었던 사람들입니다.
2. 여러분이 죄에 얽매여 있던 때에는 이 세상 풍조를 따라 살았고 허공을 다스리는 세력의 두목이 지시하는 대로 살았으며 오늘날 하느님을 거역하는 자들을 조종하는 악령의 지시대로 살았습니다.
3. 실상 우리도 다 그들과 같아서 전에는 본능적인 욕망을 따라서 육정에 끌려 살았던 사람들로서 본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진노를 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4. 그러나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셔서
5. 잘못을 저지르고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려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이렇듯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6.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살리셔서 하늘에서도 한자리에 앉게 하여주셨습니다.
7.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은총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앞으로 올 모든 세대에 보여주시려고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이렇게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셨습니다.
8. 여러분이 구원을 받은 것은 하느님의 은총을 입고 그리스도를 믿어서 된 것이지 여러분 자신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이 구원이야말로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9. 이렇게 구원은 사람의 공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10.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미리 마련하신 대로 선한 생활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창조하신 작품입니다.
지난주 목요일은 삼일절 99돌이었습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들으며 저는 드디어 우리나라의 민족정기가 바로 세워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는 '건국' '촛불' '평화'라는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3·1운동이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건국의 기초를 닦았으며, 이는 광장의 '촛불혁명'으로 꽃을 피워 새로운 국민주권의 역사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 '건국 100주년'을 3·1운동 정신과 국민들의 민주 역량으로 한반도 평화구조 정착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일본에 대한 준엄한 비판과 경고도 통쾌했습니다. 2015년 위안부 합의가 '무효'임을 거듭 확인하면서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를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일본의 끊임없는 독도 '도발'도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내년 건국 100주년에는 친일재산몰수법 통과 등 일제 잔재의 전면적 청산과 더불어 자주적이고 민족, 민주적인 평화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을 다짐해봅니다.
3·1절을 앞두고 2.28 대구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이 된 첫해 기념식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3.15 마산의거와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7일에는 국정농단으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결심공판이 열렸습니다. 이에 앞서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이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에게는 20년 징역형에 벌금 180억 원이 선고된 바 있습니다.
수인번호 503호, 박근혜 피고에게 검찰은 징역 30년과 뇌물액 592억 원의 2배인 1,185억 원의 벌금을 구형했습니다. 2018년 2월 27일 오후 24분간 진행된 검찰의 최후 변론에 대한 한겨레신문 기사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검찰은 118회의 재판, 130여 명의 증인신문, 14만 쪽에 이르는 증거기록에서 드러난 박 전 대통령의 592억 원 뇌물 수수·요구 등 18가지 혐의를 입증할 증거들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헌법 가치 훼손, 정경 유착, 민간기업 사유화, 문화·예술계 양극화, 무책임한 자세를 엄벌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전준철 부장검사는 “피고인은 국민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지만 비선 실세의 이익을 위하여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유화함으로써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그 결과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으로 파면돼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인 피고인이 밀실에서 은밀하게 최고 경제권력자들을 만나 경제적 이익 제공을 요구하면서 경영권과 직결되는 현안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장면은 전형적인 정경 유착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전 부장검사는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을 설정해 국정농단의 진상을 호도하고 실체 진실을 왜곡하면서, 검찰과 특별검사는 물론 사법부까지 비난하고 있는” 점도 재판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뇌물액 592억 원의 2배인 1,185억 원의 벌금 선고를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 1심 판결은 오는 4월 6일 오후 2시 10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선고될 예정입니다.
검찰은 또 한 명의 전직 수반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수사의 고삐를 조이며 소환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는 불법 자금 액수만도 9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드러나, 이 전 대통령 역시 기소와 중형 구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를 우리 힘으로 극복하지 못하고 외세에 의한 분단이라는 아픔을 감내해 온 우리 근대사는 참으로 비극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 근대사를 역대 대통령의 흥망사로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은 장기 독재 집권을 획책하다 4·19 혁명으로 하야했습니다. 친일 세력과 함께 영화를 누리던 그는 결국 하와이로 망명해 그곳에서 생을 마치는 비극적 인물이 되었습니다.
5·16 군사쿠데타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 박정희는 18년간 장기집권 끝에 최측근이었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살해당합니다. 그에 대해서는 경제개발과 독재, 인권탄압에 대한 비판 등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법정에서 내란죄 등으로 사형과 무기징역을 받는 범죄자가 됩니다. 이들은 1979년 10.26 사건 이후 `12.12 군부 쿠데타', 1980년 5월 `5.18 광주민주항쟁 무력진압' 등 총칼을 앞세워 차례로 대통령직에 올랐습니다.
군사정권 이후 민주화 시대를 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자신의 아들들이 구속되는 불운을 겪습니다.
제16대 대통령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치개혁과 높은 도덕성을 표방하며 취임했지만 퇴임 후 검찰 수사로 갖은 모욕을 당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은 우리 헌정사의 가장 큰 비극이며 동시에 민주화 진전을 위한 기폭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해방이후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 인물 중 살아있는 사람은 모두 4명입니다. 문재인 현 대통령, 박근혜, 이명박 그리고 전두환입니다. 이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인번호 503호로 감옥에 가있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감옥행을 대기 중입니다. 전두환은 5.18 발포 명령 책임자로 거론되며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다시 감옥으로 가야 할지 모릅니다.
우리 현대사는 4.19혁명과 촛불혁명으로 인한 두 대통령의 하차, 5.16과 12.12 군사 구테타로 인한 2번의 헌정중단 사태, 비극적인 대통령 2명의 죽음, 대통령 3명의 구속 등 부끄러움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역사를 청산하고 보다 희망찬 새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정신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바뀌고 종교가 바뀌어야 합니다.
3.1절 날, 태극기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집회를 주도한 이들 대부분은 한기총을 비롯한 보수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1. 공산주의 개헌 반대 2. 한미동맹 강화 3. 자유 민주 수호 4. 문재인 퇴진을 내걸고 구국기도회라는 미명으로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장)는 2010년 2000여 명의 목사가 모인 집회에서 “‘빤스 내려라 해서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내 성도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서 물의를 일으킨 사람입니다.
전광훈 목사는 이날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간첩을 존경하는 대통령은 우리에게 필요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김신애 대한민국학부모연대 회장이란 사람은 "오늘은 3.1절 99주년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100년 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상황과 다를 바 없습니다. 문재인 종북 주사파에게 빼앗긴 대한민국을 되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태극기를 들고 일어섰습니다. 종북 주사파 정권 몰아내고 대한민국 국권을 회복합시다"라고 말하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것은 일제 강점기와 같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구국기도회를 연다면서 일장기를 들고나와 문재인 정권을 좌파 종북주의 정권으로 타도하자고 외치는 일단의 교회 무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이 시대의 교회는 무엇이어야 할까 하는 회의를 가져 봅니다.
오늘은 바울의 교회론 중 은혜와 믿음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구원의 공동체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오늘 본문의 요지는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의 죄성 고백입니다.
‘우리도 전에는 우리의 죄와 허물로 죽은 사람들이었다. 그때 우리는 이 세상 풍조를 따라 공중의 권세 잡은 자, 곧 하나님을 거역하는 자들을 조종하는 악한 영의 지시대로 살았다. 그때에는 우리도 다 그들 가운데 속해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들을 행하며 육체의 욕망대로 살았기에 우리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태어날 때부터 본질상 진노의 자녀들로 살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엡2:1-3)
두 번째는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께서는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셔서 허물로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다. 우리는 그러한 믿음으로 인해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살리셔서 하늘에서도 한자리에 앉게 해주셨다.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다가오는 모든 세대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지극히 풍성함을 보여주기 위함이다’라는 것입니다.(엡2:4-7)
세 번째는 우리의 구원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자기 자랑을 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은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그리스도를 믿어서 된 것이지 우리 자신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다. 이렇게 구원은 사람의 행위나 공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가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이다. 곧 하나님께서 미리 예비하신 대로 우리로 하여금 선한 생활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창조하신 작품인 것’이라는 말입니다.(엡2:8-10)
그러니 구원의 공동체인 교회는 온전히 하나님의 은혜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위에 세워진 것이지 우리가 잘나서, 우리의 의로움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승만을 국부로 미국을 천국으로 인식하며 공산주의에 대한 배격을 신앙으로 생각하는 무리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신 하나님의 구원 공동체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3.1절 태극기 집회에서 감신대 2학년이라고 밝힌 김 아무개가 이런 발언을 하였다고 합니다.
"문재인의 정체가 뭡니까, 빨갱이입니다. 임종석의 정체가 뭡니까, 빨갱이입니다. 우리는 그런 자들을 몰아내고 이승만 대통령이 목숨 걸고 세운 대한민국, 박정희 대통령이 목숨 걸고 세운 대한민국, 하나님이 세우신 거룩한 대한민국, 자유대한을 지켜야 합니다. 북한은 우리와 평화를 맺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북한은 우리가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북한은 우리의 주적입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몰아내야 합니다.“
감신대를 나온 사람으로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한국교회는 참으로 철저히 회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백성으로부터 결국 외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건국 100주년을 맞이하기 전에 한국교회가 먼저 변화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개혁이 필요한 한국교회의 변화를 바라는 저와 여러분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2018.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