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편 서부시대 총잡이 규칙대로? 맞히면 이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사격 경기 규칙이 있다. 그것은 25M 속사권총(Rapid Fire Pistol) 결승경기로써 속사권총은 남자 사격 경기로 유일하게 단발식이 아닌 정해진 시간(4초, 6초, 8초)내에 각각 5발씩 전체 발수 60발을 쏘는 경기이다. 그야말로 아이들이 검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입으로 '탕 탕 탕'하며 노는데 가장 잘 어울리는 종목이다. 속사권총 경기 운영도 다른 사격 종목과 마찬가지로 본선경기를 거쳐 결선경기에 상위 본선 기록자 6명이 출전을 한 후 4초에 5발씩 4회로 20발 사격(소수점)을 하고, 본선점수와 합산하여 최종 등위를 가리는 경기이다.
그러나 이번 런던올림픽에서의 속사권총 결승 경기 규칙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소위 말하는 넉다운(knock-down)제 방식으로 최종 우승자만 남는 서바이벌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는 1.5kg 중량의 총기에 .22인치(5.6미리) 실탄을 사용해 본선 경기시간(4초, 6초, 8초)으로 결선 진출자 6명이 진출하는 것까지는 동일하다. 하지만 결선에 진출한 선수들의 본선 점수는 결선경기 진출로만 사용되고 0점으로 다시 시작이 된다. 그 다음은 시사(연습)사격을 4초에 5발을 사격 후 본격적인 결선경기가 시작되며, 1차에 20발을 사격을 한 후, 표적의 9.7점(지름 12.5cm) 안으로만 맞히면 ‘HIT’으로 그렇지 않으면 ‘MISS’로 처리된다. 예를 들어 1번 선수가 20발 중 15발을 맞히면 심판관은 ‘1번 레인 fifteen hit’이라고 호명하며 6명중 가장 ‘HIT’수가 적은 선수1명이 탈락된다. 이 다음부터는 동일한 방법으로 5발씩 사격을 하면서 하위 ‘HIT’ 점수를 쏜 선수를 1명씩 탈락을 시키면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만약 결선 경기 중 ‘HIT’수의 동점자가 발생이 되면 해당 선수만 경사사격(shoot-off)을 실시하여 탈락자를 정한다. 그야말로 서부시대 총잡이 규칙처럼 맞히면 이기고 그렇지 못하면 지는 경기인 것이다.
< 런던 왕립포병대 25M사격경기장 전경 >
세계적으로 사격스포츠 회원국은 150여개국이 되며, 사격경기에서의 모든 규정은 국제사격연맹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철저하게 점수를 위주로 한 사격 경기에서 이런 방식을 도입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지금의 스포츠가 탄생이 되기까지 스포츠의 원조인 ‘놀이성’을 감안했을 것이다. 놀이의 재미성은 하는 이와 보는 이의 모든 사람들을 즐겁게 하며 생활하는데 있어 에너지를 발산시킨다. 이런 놀이성을 접목시킨 올림픽 종목으로는 양궁의 세트제 방식, 탁구의 서브제와 11점 방식, 태권도의 전자호구제 도입 등이 있으며 하는 스포츠도 빠르게 진행되고 보는 스포츠도 박진감이 넘쳐 스포츠의 만족감을 증가시킨다. 스포츠의 정통성을 훼손한다는 일부 목소리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엘리트 스포츠의 가장 큰 문제이자 풀어야 할 숙제인 '그들만의 리그'는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는 스포츠와 하는 스포츠'가 동시에 공존이 돼야 하며,즐거움과 재미의 요소도 동시에 내재 되어야 한다.
엘리트스포츠의 미래 비전은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과의 조화와 메달 획득 종목에만 집중되는 투자들이 그 숙제이며, ‘엘리트 스포츠는 운동만 한다’ ‘생활체육은 낮은 수준의 스포츠이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운동은 즐거운 신체활동으로써 놀이문화로 즐기는 생활체육으로 활성화되고 엘리트 스포츠로 꽃을 피워야 할 것이다.
Writer. Lee, Jong-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