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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장의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계단을 오르는 장애인들 |
이동권연대 강현석 집행위원장에 따르면 17일 낮 4시 20분경 전주 풍남문 근처에서 장애인 7-8명과 함께 버스를 타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때 정복을 입은 경찰관이 나타났고 버스를 태워 달라는 장애인들을 무시하고 “이 사람들 태울 필요없다”며 버스를 보내버렸다. 이에 대해 강 집행위원장 등은 “장애인도 버스를 탈 권리가 있다. 그런대도 경찰이 이를 무시하고 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그 경찰관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경찰관은 한쪽으로 피해 도망갔고 장애인 3명이 전동휠체어로 따라가 어디 소속인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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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버스 탈 권리를 경찰이 무시했다며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처음엔 로비에서 전동휠체어에 타고 있었다. |
그러나 경찰관은 이에 대답하지 않다가 ‘완산서’라고 한마디 하고 사라졌다. 이렇게 되자 장애인들은 무시 받았다는 심한 굴욕감을 느꼈다.
강현석 집행위원장과 장애인들은 이에 대해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로 보고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완산경찰서를 방문했다.
여기에서도 장애인들은 “그냥 맘대로 하게 냅둬”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는 몇시간이 지나도록 이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경찰은 아무도 없었다. 강현석 집행위원장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자신 같은 장애인은 민원인 대접도 못받는다”며 “경찰도 우리 장애인을 무시한다”고 분노했다.
장애인들은 구호를 외치고 소리를 질렀지만 그 때도 묵묵부답이었다. 소식을 들은 장애인이 하나둘 늘어 15명 이상이 됐다. 그래도 거들떠 보는 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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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 공대위 강현석 집행위원장이 먼저 맨몸으로 계단을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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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애인들이 휠체어에서 내려 맨몸으로 계단을 올랐다. |
강현석 집행위원장은 “10분 후에도 사과하지 않으면 2층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불편한 몸이지만 직접 올라가겠다”고 최후 통첩했지만 이도 무시됐다.
급기야 밤 9시 경 장애인 10여명이 전동휠체어를 모두 놓고 계단을 기어 올랐다. 절반을 오르는데도 힘에 부쳤고 한 장애인은 혼절하기까지 했다. 한 여성 장애인은 전경이 밀어내는 바람에 심하게 넘어지기도 했다.
당직관이 나와 만류했으나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전경 6-7명이 막고 있는 2층 입구를 기어서 뚫고 서장실 앞에 도착했다. 서장은 이미 퇴근한 뒤였다.
그제서야 경찰은 경비과장, 정보과장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이미 이들은 서장의 사과가 ‘진짜 사과’였다.
결국 서장이 장애인 앞에 모습을 나타냈지만 “의견청취”였다. 결국 사과만 받고 돌아가려던 항의방문이 며칠이 될지 모를 농성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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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까지 맨몸으로 기어 올라왔지만 경찰들이 막아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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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계단 앞에서 서장실 앞까지 경찰의 방해를 뚫고 몸으로 기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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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계단 앞에서 서장실 앞까지 경찰의 방해를 뚫고 서장실 앞에 도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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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버스타기 방해한 완산경찰서장 사과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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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다름없는 전동휠체어를 두고 계단을 몸으로 기어 올라갔다. 전동휠체어만 로비에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