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에 술에 취해서 쇼파에서 잤더니 모기란놈이 팔뚝을 많이 물어 뜯었다.
모기에 물리고 보니 군대생활 하면서 얼차려 받을때가 생각나서 몇자 적어본다.
우리중대는 봄부터 땅에 통신선(일명 삐삐선)을 묻는 작업에 동원됐다.
5월 부터 작업을 시작하여 거히 8월이 다 됐다.
우리는 매일 아침부터 동원되어 깊이 70
cm에 길이 3m정도 파는 작업을 매일 하루도 안 빠지고 했다.
그리고 열악한 텐트 생활을 하다보니 몰골이 군인이 아니고 거히 노무자나 다름 없었다.
우리는 씻을곳이 없으니 작업을 마치면 임진강 줄기의 냇가에서 매일 씻고 부대에 복귀했다.
그때 마주치는 농민들이 경운기에 땅콩등 농작물을 가득 싣고 지나가는 모습을 몇번씩이나 목격했다.
드넓은 논밭이 있는데도 사람이 들어 갈수 없는 민간인 통제구역이기에 낮이외 밤
에는 사람이 없다.
꼭 필요한 농민만 차량으로 들어와서 농사를 짖고 해거름에 다시 민통선을 나가기 때문이다.
드넓은 강변 백사장에는 돌과 모레사장이 장관이다.
물고기가 한없이 많이 있어도 잡을수 없는 곳이 이곳이기도 하다.
그래도 내겐 파견 근무라고 군대에서 매일
밤마다 치르는 점호도 없어 불침번 근무만 하면 크게 내무생활은 힘든일이 없어 시간이 잘 지나가곤 했다.
그런데 어느날 밤 막사 앞으로 팬티만 입고 집합 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래서 집합해 보니 군기가 빠졌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군가를 몇 곡 단체로 부르게 하더니, 손을 앞으로 나란히 하고 가만히 있어라 했다.
이렇게 가만히 있으니 들판에 있던 모기들이 날라오기 시작했다.
30분정도 지나니 온몸에 모기들이 붙어 피를 빨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장교가 정신차리라고 훈시를 몇마디 하더니 해제를 시키고 돌려보냈다.
알고보니 이날 장교들이 술을 한잔 했단다.
술 기분에 병사들을 괴롭힌 것이다.
이때도 군대는 개판이었다.
천막 막사에 들어오니 온몸이 모기에 물려 가려웠다.
이런 상태로 우리들은 또 잠을 자야했다.
물파스등 벌레 물리면 마르는 약은 없었다.
그 후 나는 이것을 "모기회식" 얼차려라 이름 지었다.
그때는 이런 모든 얼차례가 너무나 당연
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우리는 거히 4개월 정도 작업을 하고 바로 군대 휴향시설에 보내져 3일에 걸쳐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자대에 복귀했다.
아마도 이 통신선으로 우리는 전쟁이 나더
라도 원할한 전후방 통화로 전쟁에서 승리했을 것이다.
이때는 무선 통신인 휴대폰이 나올지 몰랐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