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째 날(6월13일 토욜) 부터는 코카사스 3국 투어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대장님이 오시더니 여기는 한국어 가이드가 없고 영어 가이드만 있으니 한샘이 통역을 해야 한단다.
이게 무슨 말쌈! 정년하면서 이제야 영어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겠구나 하면서 손때 묻은 영어 책들과
자료들을 미련없이 폐기하고 떠났는데 --- ㅜㅜ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 부딪칠 수 밖에
이 여행을 시작하기 전 코카사스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장수촌이 많다는 것, 백인을 영어로
Caucasian 코카션이라고 부른다는 것,
그리고 아르메니아란 나라에서 대학살이 있었고 교황님이 최근에 이 나라를 방문하셨다는 것 정도.
왜 장수인구가 많은지, 왜 대학살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도 없었다.
그저 그런가부다 정도?
모스크바를 0시 10 분에 출발하여 3시간 후 나라이름도 긴 아제르바이젠의 수도 바쿠-
코카사스에서 가장 큰 도시-에 새벽에 도착했다. 가이드 라티프와 인사하고 바로
바쿠 호텔로가 여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고 아침식사 후 투어가 시작되었다.
진흙화산지대는 놀라웠다. 빛나는 그 진흙으로 머드펙을 하며 소녀처럼 즐거워했다.
고부스탄 박물관으로 가서 암각화에 대한 슬라이드를 보고 실제 산을 오르며 암각화를 보면서 반성했다.
우리나라 암각화도 보러 안간 주제에 남의 나라 암각화라니 !
투어 중 가이드가 소개한 식당에 들어가 먹은 식사는 5000 원 정도로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았다,
주인장 아들인지 5살쯤 되어보이는 꼬마는 우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깜찍한 모델이 되어 주었다.
이 작은 나라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이 의외로 많아 놀라웠는데
이곳이 인류가 청동기 이전부터 거주한 중동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역사를 가진 지역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아버지의 딸에 대한 구애등, 10가지의 전설이 있다는 탑, 메이든 타워,
중세 대상들을 만날 것 같은 중세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는 구시가지 등등 많은 것들이 우리들을 매료시켰다.
지도에서만 보아왔던 카스피해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도 감동!
그러나 투숙한 호텔 케러번서레이는 최악, 천년 전에 지어졌음직한 웅장한 겉모양 그대로 내부도 거의 비슷,
진드기가 물어 잠을 설쳤지만 목숨을 걸고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이 길을 오갔을 대상들을 생각하며 하룻밤 쯤이야 참기로 작정,
버스 투어중 전공이 역사라는 석산님의 실크로드와 대상들에 관한 학문적설명도 여행의 별미였다.
다음 목적지는 섀키 라는 코카사스 산맥 남쪽의 작은 도시
시인이자 현인이었던 왕, 슈리반이 지었다는 작지만 정교하고 아름다운 여름궁전,
이태리를 능가하는 섬세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에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양이 새겨져있었다.
이 섬세함과 정교함이 이슬람 문화의 특징인가?
17일째 날(6월15일 월욜)정들었던 풍요한 땅 아제르바이젠을 떠나 죠지아로 향했다.
두 나라 사이 비자는 필요없었다. 간단히 여권을 확인한 후 국경을 넘었다. 10시 30분
가이드 라티프와 헤어진 후 두 번째 가이드 나탈리아를 만났다. 영문과 졸업 후
현재는 석사과정 중이라는 예쁜 아가씨,
바이칼 투어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모두 맛있게 먹고 와이너리도 구경했다.
죠지아의 포도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것은 이번 여행에서 알았다.
죠지아에도 다양한 정교회 성당들이 참 많았는데 동방 정교회의 성당들을 보면서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과 미신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카톨릭과는
상당히 괴리감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이번 여행 성과중의 하나,
비신자는 상당히 지루했으리라.
안동 하회마을과 비슷한 므츠헤타 등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유적지들과 오래된
죠지아 정교회 성당들이 정말 많았다.
18일째 (6월16일 화욜)오전 성당 투어가 너무 길어져 2시 넘어 점심식사, 많이들 속으로 화가 났었으리라.
게르게티 삼위일체 성당 가는 길에 들른 식당에서 만난 주인 아주머니는 딸이 이화여대에서 공부하고 있다면서 우리를 몹시 반겼고 간단한 한국어도 가능했다.
이 먼 곳에서 안녕하세요 라는 한국어를 들을 수 있다니!! 감동
죠지아 시내 투어를 하고 중세에 지어진 고니아 요새도 돌아보았다.
게르게티 언덕위에 14세기에 세워진 트리니티 성당은 눈물겨운 감동적 일화 -
수사들이 우마차에 큰 돌덩어리를 이 높은 언덕까지 운반하여 지었다니,
이 단조로운 작업을 몇 년간 하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20일째(6월18일 목욜) 코카사스 산맥을 차로 넘었다.
동행한 사진작가 샘을 미치게 만드는 한 폭의 수채화같은 아름다움,
컴퓨터 바탕화면이 여기있네!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 땅이 신이 아껴놓은 마지막 땅이라는 말이 거짓은 아닌듯
모두 셔터 누르기에 바쁘다. 시베리아의 하늘 빛을 닮은 투명하게 맑은 푸른 하늘,
그리고 구름과 야생화들, 나무없이 잔디로만 끝없이 덮힌 산 코카사스!
코카사스 중턱에 위치한 츄부호텔에 투숙
산속의 호텔이어서인지 고맙게도 저녁식사도 제공. 차고 맑은 공기가 기분좋게 산들거린다.
암염이 좋다는 건 주지의 사실, 호텔옆 작은 가게에서 암염을 샀는데 -어찌해야할까요?
순수한 암염이 아니라 특유의 강한 향이 있는 잘게 썬 풀이 섞여 있었다.
간단히 선물하기에 좋을듯해 15봉이나 샀는데 ㅜㅜ
22일째 (6월20일 토욜) 죠지아 서쪽 끝 도시 바투미 투어, 유명한 복수의 화신
메데야의 동상이 시내 중앙 광장에 서있다. -콜키스왕국의 공주 메데야는 그리스왕자 이아손이
황금양털을 찾아 왕이 되도록 도움을 주었지만 이아손이 자신을 배신하자,
자신과 이아손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들, 이아손이 사랑한 여인 등을 모두 죽이고 궁궐은 불태운다.
이아손만 남기고, 이아손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냈을까?
일설에는 이 메데야가 이란으로 가 이란을 세웠다는 설도 있다니.
메데야공주 이야기가 극작가 에우리피데스 작품에만 나오는 설화인 줄 알았는데
가이드 나탈리아는 메데야가 죠지아 역사상 실존 인물이었다고 얘기해주었다.
스탈린의 생가가 있고 스탈린 박물관이 있는 죠지아를 떠나 아르메니아로 향했다.
석유, 가스가 생산되지 않는 그러나 가로 세로 56/78 키로의 담수호 세반 호수가 있고
코카사스 중턱에 위치해 경치가 아름다운 나라. 인구보다 많은 500 만명이 미국,
유럽 러시아 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대표적인 디아스포라 민족.
인구 200만의 작은 나라 아르메니아에서 27 일 투어 중 4박 5일을 했다는게 놀랍다.
그 작은 나라에 뭐 그렇게 볼게 있다고?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겨우 1박 2일이었는데.
그러나 이 나라는 놀라운 게 많았다
첫째, 301년 죠지아와 더불어 세계 최초로 기독교국이 되었으며, 예수 12제자중 2명
다데오와 바르톨레모가 아르메니아에 교회를 세워 설교를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는 세계에는 교황이 프란체스코 교황 한 분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작은 나라에
독자적인 교황이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 자체,
종교도 동방정교회가 아니라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동방정교회와는 완전히 다른 돌 십자가를 사용하고 성당도 전혀 장식을 하지 않아 외관부터 달랐다.
둘째, 문자도 그리스 로마에서 유래된 알파벳이 아닌 한글처럼 창제자가 따로 있는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문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문자를 창제한 이 나라의 세종대왕이 신부였다는 사실도 흥미로왔다.
유전법칙을 발견한 멘델도 사제였다는 걸 생각하면 --
셋째, 거의 천 년에 걸친 끝없는 외세 - 그리스, 로바, 몽골, 오스만제국, 이란, 러시아 등_ 의 침략에도
사라지지 않고 민족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놀라울 뿐-수많은 외세의 침략에도 살아남은
한국인으로서 동병상린의 아픔을 느꼈다.
넷째, 노아의 방주와 관련된 성서의 산 아라라트가 아르메니아에서 보인다.
전에는 이 나라 땅이었는데 1차 세계대전의 혼란기에 터키에게 뺏겼단다.
26일째 날(6월24일 수욜)러시아 시각 11시 30분 , 한국시각5시 30분, 6시간의 시차, -
남은 김병장, 누룽지, 커피믹스 등을 여행을 계속하는 빛나 모녀에게 넘겨주고,
호텔을 나왔다. 14:50 분 예레반 발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타기위해 -
2시간 후 모스크바 도착. 4시간을 공항에서 보내고 드디어 20시55분에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음 날 27일 오전 한국시각 11시 경 도착 -시차 6시간을 빼면 약 8시간 소요되는 샘.
미국보다 지리적으로 훨씬 가까운 데도 멀게만 느껴졌던 나라.
비행기는 러시아 국적기였지만 거의가 한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아 ! 우리나라도 이렇게 많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비행기를 채워야할텐데 !!!
휴게실에서 오랜만에 된장국을 먹으니 내 조국이 더 좋아졌다.
부족한 영어로 영어 가이드의 설명을 충분히 전달을 못해 드린듯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여기 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아제르바이젠과 죠지아에서 통역까지 해주시고 감사했습니다. 여독은 다풀리셨죠? 다음 기회에 좋은 여행 함께해요..
문조! 수고했어요~^감사
선생님 아름다운 추억 만들고 오셨더군요 내년에 기회가 되면 좋은 추억 만들게요..아굴라( 정 찬)
코카서스 3국영어 통역이 정말 추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현직에서 퇴직하시고 넘 잘하시던데요~~~ 유럽 자유여행갈때 함께 하면 더욱 유익하리라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