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하드 보일 영화는 처음으로 접한 나는 그리 편한 기분을 느끼지는 못했다. 살인 행위 자체를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하드 보일 영화라는데 영 찜찜하다. OLD Boy 보다 좀 더하다.
하지만 이런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느낀다. 비록 영화 흥행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박찬욱 감독의 연출력에 대하여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선명한 색채 대비, 짜임세 있는 이야기, 등등.
내용은 [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누나 (임지은 역)를 위하여 청각장애자 류 (신하균 역)는 어떤 일이든지 하려고 한다. 하지만 마땅히 기증자가 나타나지 않고 상황이 악화되자. 류는 장기 알선 업체에 연락을 하게 되지만, 되려 사기를 당해. 가지고 있던 돈 천만 원과 자신의 신장까지 빼앗긴다. 절망에 빠진 류에게 친구 영미 (배두나 역)는 일명 돈만 받고 아이를 풀어준다는 착한 유괴를 제안하고 고민 끝에 동진 (송강호 역)의 딸 유선을 유괴한다. 돈을 무사히 받을 때까지는 좋았지만 그 후 이 사실을 알게된 류의 누나는 자살을 하게 되고, 유선 이도 물에 빠져 죽음으로써 동진은 이에 복수를 결심하고 류도 장기밀매단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 정도다..
어쩌면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일들은 우연한 시간차 비극(?) 으로 인하여 겉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진다.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영화 속의 가장 큰 모토는 “복수” 다. 복수는 결국 복수를 낳고. 결국은 파국에 치닿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박찬욱 감독은 그것은 전적으로 관객의 몫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지막의 나타난 녀석들의 정체는 아직도 이해가 좀 안되긴 하지만 ;;
유괴란 가장 어리석고 악랄한 범죄 중 하나일 것이다. 딸을 가진 입장인 송강호도 그것을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내가 그 입장 이였어도 처절한 복수를 다짐했겠지...아마도
아니 분명히..
어느 누가 “다른 사람의 죽음은 하나의 통계요, 나의 죽음은 비극이다” 라고 말했던가, 이 영화 속에서도 이 말은 증명이 되고 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두 개의 부검씬.
동진은 자기의 딸 유선이 부검될 때는 슬픔에 못 이겨 괴로워 어쩔 줄 몰라하지만 , 류의 누나의 부검씬에서는 슬퍼하거나 괴로워하기는커녕 하품을 하고 있다. 그렇다. 남의 죽음은 통계일 뿐인 것이다.
영화 곳곳에는 몇몇 웃음 코드가 숨어있다.
뇌성마비로 나오는 류승범 (처음에는 류승범인지 절대 몰랐다. 나중에 출연진을 보고 곰곰이 생각한 후에 알았다) 이 애써 모아놓은 돌멩이를 강으로 던져 버리던 씬과, 커터 칼을 못 찾아서 헤매는 씬 정도.
하지만 나는 웃지 않았다. 내가 비록 극장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극장에서 본 관객들도 마찬가지 이었을 것이다. 감독도 아마 이를 알고 있을 테지..
이 역을 위하여 7Kg을 감량했다는 송강호와 청각장애자 역을 맡은 신하균, 그의 친구 배두나의 연기는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이때만 해도 신하균과 배두나는 연인 이였을 거다 그래서 매스컴의 관심을 타기도 했었다. 자장면 배달부로 류승완 감독도 등장하는데 올드보이에서는 왜 써주지 않았냐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동진이 류가 나쁜 마음에서 유괴한 것이 아니며 자신의 땅을 고의로 살해 한것이 아닌 걸 알면서도 복수를 감행한다
동진이 류에게 한 대사
" 너 착한놈인가 안다. 그래도 내가 이러는거 이해하지?" ...더 슬퍼진다
하지만 동진이 류의 상황을 모르고 영화가 진행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관객만이 아는 ..안타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