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마을신문 창간 2주년 “희망의 싹을 틔우다.”
새벽마다 집 앞에 배달되는 일간지가 있다. 아이들을 학교에, 유치원에 보내고, 집안일을 서둘러 마치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들고 일간지를 열어본다. 대통령은 나랏일을 어떻게 하고 있고, 국무총리는 무슨 일을 하며,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하고 있다는, 딴 세상 이야기가 실려있다. 요즘 잘 나가는 어떤 연예인은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동료와 연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다른 세상 이야기이긴 역시 마찬가지다.
내 이야기, 내 주변 이야기는 누구도 해주지도 들어주지도 않는다. 그저 평범한, 평범하고 싶은 내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다.
창간 2주년을 맞은 관저마을신문은 마을 사람들 스스로 만드는 신문이다.
‘마을’이라는 단어가 어색하다. ‘관저동’이라는 행정구역상의 명칭에 익숙한 탓이다.
우리는 마을이 담고 있는 의미에 대해 고민했다. 시골의 작은 마을? 강원도 두메산골이라는 단어가 연상되기도 한다.
마을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이다.
공간적 의미보다는, 서로 안면 있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그런 따뜻한 느낌의 단어이다.
마을이 도시화하면서 점점 사라져버린 단어이기도 하다.
마을 신문을 만들면서 마을이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함에, 그 말이 포함하고 있는 안전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어둑해지는 골목으로 집에 가는 길, 옆집 아저씨를 만나면 반갑고 안심이 됐다.
하지만 요즘, 혼자 집에 가는 엘리베이터에 윗집 아저씨가 함께 타면? 긴장하게 된다.
물론 아는 아저씨라면 좀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는 사람이 사는 마을을 만들고 싶은 거다.
그래야 진짜 마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저마을신문이 어느새 두 돌을 맞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오랜 시간 함께 했던 회원들과 좀 더 열린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만들게 된 관저마을신문.
나만의 고민, 생각, 열정을 함께 나누고 풀어가고 싶었다.
그 속에서 더 즐겁고, 사람 냄새 나는, 안전하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고 싶었다.
아직 우리가 갈 길은 멀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기처럼 위태하고 나약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우리의 길에 함께할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 함께 하고 싶다.
우리의 길이 나만의 길이 아닌, 우리 모두의 길이 되길, 더 풍성하고 아름다워지기를, 그 길에 우리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하기를 소망하며 관저마을신문 2년간의 되새김을 마친다.
- 관저마을신문사 마을기자단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