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종호텔에서 모였을 때
오세천 회장이
"다들 잊으셨겠지만
우리가 이월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은 1957년 3월 18일 입니다.
그리고 어제가 그 때로부터 꼭 60년이 되는 해이고
오늘은 그 60년이라는 회갑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의 세종호텔에서 모인 것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동창회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커다란 감회에 젖었는지 목소리는 떨렸고
끝내 뜨거워진 눈시울을
슬그머니 왼손으로 쓰다듬으면서 말을 이어갔습니다.
"1957년 3월 18일 그 날 졸업한 사람은 150 몇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에 오신분은 쉬흔 몇명 쯤입니다.
소식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또 사정이 있어서 이 자리에 오지 못한 사람도 있고
병상에서 큰 시름을 겪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음 아픈 것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사실, 다 아다시피 까페지기인 나는 기억력이 진짜 너무 나빠서
회장이 또렸하게 말씀했던 그 숫자들은 이미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오세천회장은 마음이 격했는지 잠시 말을 끊었다가
"사실, 나도 건강이 좋지 않아서
어쩌면 오늘의 이 모임이 ---
마지--- 막일지도 모른다는 -- 그런 마음으로
준비한 것이 사실입니다.
---
부탁입니다. 부디 건강관리 잘 하셔서
우리가 10년 후 70주년 기념행사 그리고 또 10년 뒤 80주년 행사까지 할 수 있도록
모쪽록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자주자주 만나도록 합시다."
-----
회장의 이런 취지의 인삿말을 듣고
우리 모두는 감격의 박수를 보냈었지요.
심지어 어떤 이는 기립해서 큰 소리로 환호하기까지 했지요.
이 이야기를 전하는 저 같은 무지몽매한 백성도 그 순간 큰 감동을 받고
심장이 으르르 하고 떨리더라니까요.....
여튼, 저는 오늘
이월초등학교를 졸업한 제36회의 졸업생 명단 모두를
인터넷 까페 주소록에 모두 올리는 일을 마쳤습니다.
그 올리는 과정에서 나는
하나의 칸에 <별세>라는
단어를 채워 넣으며, 인생의 무상함을 아프게 느꼈습니다.
결국 노년이란 삶의 현실로 찾아온 죽음이라는 의미를 받아드리고 사는 현실이라고 봅니다.
회장의 말대로 얼마 남지 않은 우리의 미래가 강하게 느껴지네요.
그래요,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살아 냅시다.
음! 그건 그렇고, 그 동안 동창회를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갑짜기 나타나서
별것도 아닌 이 까페를 운영한다고 껍쩍대면서 나서는 것이 괞히 자꾸 미안하고 민망스럽게 느껴지네요.
여러분과 특히 회장에게 말이지요.
여튼, 회장과 상의해서 4월 중, 단체 사진을 우편으로 보내드리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끝으로 세종호텔에서 했던 회장의 인삿말 한 꼭지를 올려놓습니다.
----- 부탁입니다. 부디 건강관리 잘 하셔서
우리가 80주년 기념행사까지 할 수 있도록
모쪽록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자주자주 만납시다.-----
노원리 구비안 살던 코찔찌리 심 범섭 올림
첫댓글 세종호텔 모임 이후
까페의 접속이 많아 졌습니다.
그러나 까페의 활성화를 위해선 많은 사람이 글을 올려야 합니다.
저도 읽을 거리를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여튼, 가페지기로서 많은 동창이 방문해 주셔서 반갑다는 말씀드립니다.
회장님께서
요즘, 개인정보를
악의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니
주소록을 삭제했으면 좋겠다
는, 의견을 주셔서
모두 삭제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혹 주소가 필요하신분은
회장님께 연락 받으시기 바랍니다.
심범섭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