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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민해네 가족산행
홍천 공작산(887m)
공작새가 날개 깃 적시며 수타계곡을 품다
"꼬마들이 여기까지 올라왔네. 야 니들 정말 멋지다. 이리 와 봐라. 여기 시원한 수박 한 조각씩 먹어라."
민주가 '수박킬러' 라는 것을 어찌 알았는지 공작산 정상에서 만난 나이 지긋한 산악회 한 분이 밎우와 민해에게 수박 한쪽씩을 건넨다. 사실 엄마는 민주가 그 수박을 보면서, 맘속으로 얼마나 먹고 싶어 할까? 하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지만, 두 말 하면 잔소리.
민주와 민해는 수박을 받자마자 맛있게 먹어치운다. 그렇게 입에 수박을 가득 베어 물고 말을 건넨다.
"아직도 시원해. 수박을 세 통이나 갖고 올라왔어, 엄마."
그새 민주의 날카로운 두 눈에는 수박의 개수까지 파악되는 순간이었다.
공작이 날개를 펼친 모습
연휴를 앞두고 이번에는 어떤 산이 좋을까? 며칠간을 고민한 끝에 우리는 강원도 홍천의 공작산으로 낙찰을 봤다. 공작산은 해발 887m의 산으로 정상에서는 홍천군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오며, 산세가 공작이 날개를 펼친 모습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징검다리 연휴 첫날.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건만 서울을 벗어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이런 속도라면 12시 이전에 공작산에 도착하기가 어려울 듯 보였다. 이 길 저 길 돌고 돌아, 양평으로 접어들었건만 여전히 길은 막혀 있었다.
아침도 거른 상태라 양평 가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우리 가족이 가끔씩 찾는 해장국집에 들어섰다. 빈자리가 없다. 겨우 자리를 잡고 설렁탕과 해장국을 한릇씩만 주문했다. 그런데 민주가 욕심을 낸다. 맛이 좋단다. 한 그릇 더 먹을 조짐이다. 세상에 민주가 밥 한 공기를 다 먹다니. 10년을 키우면서 첨 보는 모습이었다. 민주도 자신이 왜 이렇게 잘 먹는지 모르겠단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서 다시 공작산으로 달렸다. 우선은 산행에 앞서 수타사 구경을 하기로 했다. 수타사에 도착한 시간은 11시40분.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서 수타사로 향했다. 수타교와 공작교를 지나서 도착한 수타사는 명성에 비해 자그마한 사찰이었다. 경내에 있는 약수터에서 목을 축인 다음, 사찰 구경을 했다. 아직은 공사중인 건물도 있었다.
민해와 엄마는 대웅전 뒤편에 잔뜩 흐드러지게 핀 크로바 꽃을 따서 왕관을 만들었다. 공주임을 자청하는 민해는 크로바꽃 왕관을 머리에 두르고서 마냥 기뻐한다.
수타사를 뒤로 하고서 우린 산행의 출발점인 공작골로 향했다. 왼쪽으로 펼쳐진 공작저수지를 지나, 저수지 상류의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12시45분이다.
민해와 민주는 각자 가기의 배낭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휴양림 표지를 따라 길을 조금 오르니 본격적인 공작산 산행들머리인 궁지기골과 문바위골의 갈림길이 나온다. 정상까지는 2.8km, 궁지기골을 따라 난 공작산휴양림까지의 너른 길은 차량의 통행이 가능한 비포장 길이어서 가족끼리 손을 잡고가벼운 맘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공작산 휴양림에 도착했다. 휴양림은 그야말로 골짜기에 호젓하게 자리하고 있는 휴양지였다. 휴양림을 지나면서 민해의 버티기가 시작된다. 이럴 땐 먹을 게 최고다! 가물어서 물이 말라버린 계곡에 우리는 자리를 잡았다.
초입 산행길이 너무 뙤약볕이었던 터라 애들이 더위에 지쳐 있었다. 얼려온 음료수를 배낭에서 꺼냈다. 세상에! 날이 덥긴 더웠는지 얼려온 음료수가 다 녹아 있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등산로의 시작이다. 다행히 그늘이 좋아서 산행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최대한 민해의 비위를 맞춰가면서 오후 2시25분에 큰골을 이어주는 안공작재에 올라선다.
삼복더위도 달아나는 안공작재
능선에 올라서자, 바람의 넘너듦이 시원하게 피부에 와 닿았다. 민주와 민해는 더위에 지친 몸을 그냥 벤치에 맡겨 버린다. 벤치를 침대 삼아서 그렇게 늘어져 있다.
"참외다! 시원한 참외 먹자!"
그러자 역시 먹는 것에 약한 민해는 벌떡 일어나고, 참외 두 개는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말았다.
"아~추워!"
애들이 이제는 춥다고 난리다.
'이 삼복더위에 춥다니~' 정말 추웠다. 재를 넘나드는 바람은 시원함을 넘어서 서늘했던 것이다.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워 지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부터 였다.
오랜만에 우중산행이 되려나... 물론 나름대로의 준비는 했지만 그래도 소나기가 염려되었다. 서둘렀다. 정상까지 600m가 남았다는 표지를 뒤로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기도 하고, 암릉길과 오솔길이 나오기도 했다. 길이 다양하여 잔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코끝으로 전해지는 더덕향이 스며들었다. 캐고 싶었지만 향만 바람따라 전해질 뿐, 더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정상 바로 전 삼거리. 이제 5분만 더 가면 정상이다. 거친 바위를 오르니 정상이다. 3시30분이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용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반갑게 맞아주는 등산객들로부터 수박을 한쪽씩 얻어 먹었다. 멋지게 사진도 한 장 남겼다.
비가 올 듯하다. 아직도 하늘은 찌뿌둥하다. 우리의 하산로는 산행 출발점과 만날 수 있는 문바위골 코스다. 정상을 출발해서 삼거리를 지나 남동쪽 능선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적한 산행로로 우리 가족만의 독무대였다. 배가 좀 고팠지만 비가 올 듯 싶어 산행을 계속했다. 하지만 문바위골로 내려서는 안부 삼거리에 도착하자 민주와 민해, 그리고 엄마까지 배가 고파 더 이상 못 가겠단다.
"짐도 무거운데 배에 넣고 갑시다!"
돗자리를 펴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너무 여유를 부린 탓일까? 식사가 끝날 즈음 빗방울에 얼굴에 떨어진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하산을 서둘렀지만 빗방울이 제법 굵어지기 시작했고, 우린 우의를 챙겨 입었다.
민해와 민주는 자기들이 개그콘서트의 '우비삼남매'가 되었다면서 더욱 신나한다.
마지막 긴 소나무숲을 빠져나오자 너른 길이 펼쳐졌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 탓인지 길은 이미 날이 저문 밤 같은 분위기였다. 산행 들머리로 되돌아온 시간은 5시30분. 비옷과 배낭을 벗어 트렁크에 넣고 차에 오르자 '뚝~뚝' 떨어지던 빗방울이 '우두두둑~' 쏟아지기 시작했다.
몇 분만 늦었어도 우린 그 장대비를 다 맞았을 텐데...
*산행길잡이
홍천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공작이 비상하는 산
공작저수지-(1시간)-안공작재-(1시간)-정상-(59분)-문바위골-(1시간10분)-공작저수지
산행기점은 공작저수지다. 이곳에서 올라서면 삼거리(좌측:휴양림, 우측:문바위골)에서 왼쪽 궁지기골-휴양림-안공작재(좌:수타사, 우:정상)에서 오른쪽-전망 좋은 곳-정상으로 착각한 봉우리-삼거리(좌:정상, 우:남동능선)에서 왼쪽-정상-삼거리(좌:남동능선, 우:안공작재)에서 왼쪽-삼거리(좌:군업리, 직:능선길)에서 직진-삼거리(직:능선길, 우:휴양림) 직진-안부 삼거리(좌:군업리, 우:문바위골) 오른쪽-문바위골-삼거리(직:공작저수지, 우:휴양림)에서 직진-공작저수지. 산행시간은 보통 5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44번 국도-홍천IC 지나 연봉삼거리에서 우회전-속초, 인제 방향-수타사 이정표 따라 우회전-444번 지방도로-동면-노천초등학교 지나 공작산 이정표 따라 좌회전-공작저수지 주차장. 주차는 공작저수지 상류 주차장을 이용한다. 입장료나 주차료는 무료다.
*먹을 데 잘 데
홍천 대명스키장에서 약 1.5km 떨어진 조용한 곳에 홍천샬레(033-434-8943, www.hc-chalet.com)라는 별장 같은 산장이 있다. 산꾼인 이재관씨가 황토로 손수 지은 집이다. 총 6룸으로 16평형 2룸과 14평형 2룸, 그리고 8평형 2룸이 있다. 각 룸에는 취사를 비롯한 생활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다. 앞마당에는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 있다.
이곳을 기점으로 다양한 산행과 레져를 즐길 수 있다. 주변에는 홍천 대명스키장, 모곡유원지, 팔봉산, 공작산이 있다. 찜질을 좋아하는 사람은 15분 거리에 있는 소리산 숯가마가 있어 진짜 숯을 구어낸 가마에 들어가 찜질을 즐길 수 있고, 30분 거리에는 북방온천이 있다. 그밖에도 레프팅투어(인제 내린천, 팔봉산 홍천강), MTB(샬레 주변 임도), 인라인 스케이트(대곡초등학교 스케이트 링크 Open), 수상스키(양평 세시봉), 서바이벌(샬레 주변 서바이벌 교장)를 즐길 수 있다.
물골가든(033-433-5986~7)은 산을 너무도 사랑하는 이가 주인장이다. 방은 4개로 비용은 맘 내키는 대로 인원수 봐가면서 값(20,000~50,000원)을 받는다. 특히 가든에서 내놓은 아구찜, 아구탕, 꽃게찜, 막국수, 순두부, 산채비빔밥은 별미다.
솟대쉼터(033-433-5610)에서는 백반, 찌개류를 내놓느다. 홍천에서 서울 가는 방향으로 하오안리 마을의 유명한 화로숯불구이 삼겹살을 먹는 것도 좋다. 가격은 1인분에 7,000원.
공작산자연휴양림(033-434-4987, www.gongjaksan.net)이 있다.
*주변 볼거리
수타사 공작산 서쪽에 자리한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 경내에는 조선 숙종 때(1636년) 중건한 대적광전이 있으며, 보물 345호인 월인석보 제17,18권이 보존되어 있다. 1971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되었고,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부재간의 비례가 잘 잡혀 있고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구성을 한 전형적인 조선 후기 불전 건물로 영서 지방의 사찰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산세가 아름다워 일월사(日月寺)라 부르기도 했다는데, 1457년(세조3)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세우면서 옆에 큰 냇물이 흐른다 하여 수타사라 했다.
수타계곡 홍천강의 지류인 덕지천의 상류, 수타사에서 노천리에 이르는 길이 8km의 수타계곡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관목숲, 그리고 벼랑 아래로 이어진 넓은 암반과 큼직한 소들로 뛰어난 계곡미를 자랑하고 있다.
민주 민해네 가족: 민주 민해네 등산가족은 네 식구(박근택(아빠), 류희경(엄마), 민주, 민해)가 100명산을 목표로 매달 산행을 나서고 있다. 산행 후에는 홈페이지(www.mjmh.pe.kr)를 통해 기록을 남긴다. 홈페이지에는 가족 산행뿐만 아니라 아빠 박근택씨의 취미인 장승과 솟대에 대한 내용을 주요 콘텐츠로 하고 있다.
참고: 월간<사람과산> 2003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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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공작산자연휴양림
공작이 꼬리 편 것 같은 아름다운 산세
공작산은 누군지 참으로 이름을 잘 지었다 싶게, 남쪽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꼬리를 활짝 편 공작의 형상이다. 이는 정상 일대 능선의 아부와 그들 바위 주변에 밀생한 짙은 수림 덕분이다. 이 두 가지가 어울려 부채모양으로 펼쳐져 공작산이란 귀한 이름을 얻은 것이다. 공작이란 말이 들어간 남한내 지명 10여 개 거의 대부분이 이 공작산 주변에 몰려 있기도 하다.
공작산 등산로는 북쪽의 군업리~정상, 서쪽 수타사~정상, 그리고 남쪽 공작산자연휴양림~정상 세 가닥으로 대별할 수 있다. 공작산자연휴양림에서 묵는다면 당연히 이 남사면의 등산로로 오르고 내리는 것이 정석이겠다. 다른 등산로라고 해서 특별히 경치가 뛰어난 것은 아니라는 홍천 산꾼들의 말이기도 하다.
공작산의 높이가 887m이며 공작산 휴양림은 이미 해발고도가 500m에 달한다. 때문에 주능선까지 오르기는 금방이고, 그후 한 바퀴 돌아 문바우골로 내려오기까지 3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능선엔 아름다운 수목이 울창하고, 조망 좋은 암부가 드러난 암릉길도 있다. 그러므로 휴양림에서 묵으며 산림욕을 겸한 가벼운 산행에 최적이다.
산행을 하려면 우선 궁지자골에 난 비포장 찻길을 따라 공작산자연휴양림까지 올라가야 한다. 휴양림 바로 아래, 분양을 위해 조성해둔 택지가 있는데, 이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공터 왼쪽 모서리 위, 작은 지류를 건너 찻길을 따라 올라가면 휴양림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평평한 공터에 다다른다. 돋을양지라 부르는 이곳에 여러 동의 휴양림 건물이 서 있는데, 찻길은 50평형 황토집 오른족 옆으로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30m쯤 올라가 오른쪽으로 궁지기골(1:5,000 지형도엔 궁지자골로 표기)을 건너 숲속으로 들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길은 5분 뒤 계곡을 왼쪽으로 건넌 뒤 다소 급한 경사로 변한다. 길 양쪽의 적송들은 미끈하고 붉은 줄기를 드러낸 채로 하늘 높이 치솟았고, 그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아름드리 활엽수들은 또한 나름의 멋과 색으로 공작산중을 꾸미고 있다. 멀리서 보는 외양뿐 아니라 산중에 들어서도 이 산은 공작 같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휴양림에서 30분쯤 천천히 걸으면 지형도 상 안공작재라 쓰인 고갯마루에 올라선다. 주민들은 옹기장수가 넘다가 호랑이에 물려가고 옹기 지게만 남았던 곳이라 하여 옹기재라 부르는 곳으로, 지금이라도 호랑이가 살자면 살 수 있겠다 싶게 주변 숲이 짙다. 안부에는 앉아 쉴 수 있게 통나무 벤치도 3개 놓아두었다.
안부를 떠나 10분쯤 능선을 따라 오르면 암릉이 시작된다.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지만 크게 위험한 암릉이 아니므로 암릉으로 따라가도록 한다. 시작 부분에 굵은 밧줄이 매어져 있으며, 암릉 위에 오르면 저 아래 휴양림 건물과 일대의 숲 짙은 산릉들이 한눈에 조망되는 멋진 조망처가 나온다.
그후로 암릉은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곤 한다. 그때마다 왼쪽으로 우회로가 나 있고 위험한 곳엔 밧줄이 설치돼 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정상 직전에는 '정상 가는 길 0.1km 5분, 내려가는 길 2.9km 1시간40분' 이라 쓰인, 새집이 장식으로 매달린 안내팻말이 서 있다. 팻말을 지나 밧줄을 잡고 오르면 좁으나마 평평한 정상 암부에 올라선다(휴양림에서 1시간 남짓 소요). 정상 암부 북쪽 끄트머리에는 산불자동감시탑이 서 있다.
정상 구경 후 하산은 이전의 100m 전 안내팻말까지 되돌아나와 동쪽의 '내려가는 길' 방향을 따른다. 5분쯤 내려가면 왼쪽으로 '군업 가는 길' 팻말이 서 있는데, 토박이 산꾼 최정식씨 말을 따르면 이 길은 거의 다니지 않아 희미하다고 한다.
이곳에서 200m 더 간 지점의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휴양림 바로 아래 택지로 내려서는 지능선길이 시작된다. 간단히 산행을 마치려면 이 길을 택하면 된다. 이 길로 내려가면 단 2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줄일 수 있다.
능선을 따라 직진, 작은 봉을 넘은 뒤부터는 순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이번 태풍으로 넘어진 거목 밑을 지나 50m 가면 사거리 갈림길목. 여기서 왼쪽(북쪽)으로 군업리로 가는 뚜렷한 길이 있고, 문바우골 길은 오른쪽이다.
문바우골이란 중간에 문을 연상시키는 암부가 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길은 계곡을 수없이 건너며 이어진다. 중간의 일부에선 골 가운데를 따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길을 유의해 찾아야 한다.
문바우골 하산을 시작한지 20여 분 뒤면 U자로 움푹 패인 암반지대가 나오는데, 이곳이 문바위다. 이 근처가 조금 경치가 좋은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멋진 계곡이라 하기는 뭣한 평범한 풍광이다. 다만 대부분 휴양림으로 곧장 떨어지는 길을 하산하게 되며 찾는 이가 드물어 늦가을의 고요함을 맛볼 수 있다는 정도의 매력이라면 매력으로 들 수 있겠다.
하류부 낙엽송림을 지나 골짜기를 오른쪽으로 건너면 맞은편 산기슭에 조잡한 돌비석으로 세운 공작산산신제단이 보인다. 그 왼쪽 아래의 널찍한 임도를 따라 100m만 나가면 휴양림으로 이어진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이곳으로는 능선으로도 길이 잘 나 있으며, 초입부에 리번이 매어져 있기도 하다.
공작산은 봄가을로 산불예방을 위해 입산통제를 하지만 사전에 신고하면 입산이 가능하다. 공작산자연휴양림 최종환 사장이 이 기간 중에 산불감시원 역할을 한다.
공작산자연휴양림
돋을양지 둔덕에 자리한 황토방 휴양림
공작산 자연휴양림은 공작산 특유의 짙은 수림과 우리 고유의 토속 황토방으로 꾸민 산막으로 특징지어지는 사설 휴양림이다. 궁지기골 높드리 중앙부, 과거엔 분명 큼직한 사찰이 자리잡았음직한 돋을양지라는 곳에 황토방집 여러 동을 세웠다.
황토방집 안에 들어보면 여간 깊은 정성을 들인 집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옛 화전민 집안에 든 것 같은 구수한 흙내와 더불어 안온한 분위기가 몸을 감싼다. 그렇듯 시골스러우면서도 실내에 화장실이며 싱크대 등을 갖추어 불편함이 없다.
난방은 이용객 스스로 아궁이에 장작을 때서 구들을 뎁히는 전통 방식 그대로다. 아궁이 위의 가마솥에는 일부 방과 화장실 등으로 가는 온수관이 연결돼 있다. 한겨울에도 요 깔고 얇은 이불만 덮으면 될 정도로 실내가 훈훈하다고 한다. 평당 건축비가 대다수 휴양림 산막의 배 정도는 들었다는 최종환 사장(48) 말이다. 중앙 건물이라 할 수 있는 50평형 황토방집은 꼬박 3년 걸려 지었다고 한다.
휴양림은 50평형 1동, 38평형 1동, 25평형 1동, 11평형 1동, 9평형 4동, 그리고 2층 정자각 모양의 12평형 목조 산막이 1동 등 모두 9동이 있다. 9평형은 하나의 큰 건물을 4개로 나눈 모양이며, 다른 것은 모두 독립가옥형이다.
사용료는 다른 휴양림들에 비해 1.5~2배 수준이지만 여름 한 철과 주말은 늘 만원 사례다. 한 번 이용해보고 단골이 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50평형의 경우 8인 기준 주말요금이 30만원이지만, 2층 다락방까지 방이 3개이고, 거실이 매우 넓어서 실제로는 3가족 15~16명까지도 묵을 수 있다. 38평형(24만원), 25평형(20만원)도 2~3가족이 하룻밤을 보내기엔 무리 없다. 11평형(14만원)과 9평형(12만원)은 원룸형으로서 1가족용이다. 주말에는 숙박료가 20%쯤 할인된다.
다소 비싼 만큼 서비스는 좋은 편. 기본 양념 종류를 비치해두며, 된장, 간장 등은 50평형 건물 앞에 있는 장독대에서 필요한 만큼 떠가면 된다. 공터엔 체소밭을 가꾸어 두어, 봄, 여름으로는 호박, 오이, 파, 상치, 케일 등 온갖 야채를 거저 뜯어다 쓸 수 있게 해준다. 일요일, 공휴일 아침으로는 가마솥에 아침식사 삼기에 딱 좋은 초두부를 쑤어 또한 서비스로 주기도 한다.
산막마다 옆에 주차공간이 있고, 모닥불 놀이도 가능하다(2~3시간용 땔감 20,000원). 산막촌 제일 아래쪽에는 수십 명이 앉아 쉴 수 있는, 평상 위에 지붕을 씌운 것 같은 모양의 야외식당이 있다. 산막촌 가운데의 자그마한 연못에서는 여름철로 낚시도 된다. 야영장은 운영하지 않으며, 별도 입장료는 없다.
주소 강원도 홍천군 동면 노천리. 전화 033-434-4987, 011-275-4987.
홈페이지 http://www.gongjaksan.net
*교통
서울에서 양평(44번 국도)을 거쳐 홍천읍내로 들어가기 직전 인제, 속초 방면 44번 외곽도로로 우회전해 약 4km 가다가 444번 지방도로(수타사, 노천, 횡성 방향)로 우회전한다. 그후 15km 달리면 노천리가 나오고 노천초교 지나 2km 간 지점에서 좌회전해 들어간다.
저수지를 끼고 2km쯤 가면 공작현을 넘는 삼거리에 다다르는데, 현재 도로 공사중이다. 공사 현장 왼쪽 아래로 하여 짧은 다리를 건너 공작골가든 왼쪽 옆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2km쯤 가면 공작산자연휴양림이다. 10월10일 현재 중간 안내팻말이 없고, 공작골가든 이후 휴양림까지는 중간에 물이 흐르는 계곡을 서너 번 건너야 하므로 운전에 유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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