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Olleh)길이 가지는 문화콘텐츠적 가치는
금액으로 추산하기 어려울 것이다.
단순히 걷는 데서 그치지 않고
힐링이라는 삶의 컨셉을 현장화하는데 획기적 계기를 만들었고
그 문화적 확장성은 방송 음악 등에 집중되어 있는 K-Culture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최근 올레는 일본 몽고에 수출되었다.
일본의 규슈올레, 미야기올레, 몽골의 몽골올례 등이다.
올레라는 제주도어의 수출이 아니라
한국인의 힐링정서를 수출한 것이다.
2007년 9월 제1코스가 개장한 후
13년만에 이룬 성과이다.
<하도 해안가 각시당>
현재 올레는 26개코스 425km에 이른다.
대부분 해안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앞으로 한라산 중산간을 잇는 올레도 가능할 것이다.
그 가운데 그동안 내가 걸은 길은
기껏 2~5코스에 이르는 4개 구간에 불과하다.
그나마 가장 걷기 편하고 아름답고 멋진 길로 꼽히는 길이었다.
실제로 내가 걸었던 2, 3, 4, 5코스는
제주의 동남부 해안을 따라 짙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람
해안 절벽과 큰엉, 어촌과 목장이 어우러지는
최고의 올레길로서 걷는 내내 행복을 길어올리는 길들이다.
<돌고래가 출몰하는 구좌 해안>
2018년 1월24일
구좌의 한 외딴 팬션에 자리잡고 올래 21길과 1길의 일부를 이어 걸었다.
약 16km 정도에 이르는 이 코스는
제주의 북동부 구좌 해녀박물관~하도~종달리~성산을 잇는 해맞이해안길이다.
1월이라고 하지만 햇살은 강렬하고
기온은 봄날처럼 따뜻하여 바닷바람조차 훈훈하였다.
제주의 동북부 해안길인 이 길은
오롯히 맑고 푸른 하늘과 바다가 동행하는 길이다
때로 작은 마을들을 지나가기도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대부분의 길은 해안을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해안길이다.
때로는 제주의 민간신앙인 각시당을 볼 수도 있고
때로는 오징어 빨래줄과 마을 갤러리 깃발을 마주치기도 한다.
멀리 왼쪽 어깨 위로 수평선 너머 떠있는 섬 우도는
하얀 구름 아래 그리움처럼 누워 있다.
종달리 해안과 성산에 가까워지면서
1월이라는 계절의 속성에도 불구하고 날씨는 더위를 느끼게 한다.
마치 게릴라 테러범 같은 복면차림은
따가운 제주의 1월 햇살을 가리기 위해 필수적이다.
성산일출봉에 이르러 오늘의 올레를 마무리하고
버스를 타고 다시 구좌로 돌아오면
뻐근한 듯 상쾌한 즐거움이 자지러지듯 온몸으로 퍼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