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발명과 문화적가치
강충인
발명 미래교육자
인간의 욕망중에 하나가 하늘을 날아 가고 싶은 마음이다. 마음껏 날개짓하는 새를 보면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수 있다는 생각에 하늘을 날아가는 꿈을 꾸기도 한다. 높이 뛰기는 올림픽 경기중에 한 종목이다. 좀더 높이 뛰기 위해 장대를 이용하여 장애물을 뛰어 넘는 경기도 인간이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 때문일 것이다.
발명은 욕망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가지고 싶은 것, 필요한 것, 불편한 것을 개선하고 개발하는 활동이 발명이다. 연 발명은 언제인지 알수가 없다. 돌멩이를 나뭇가지에 달아서 던지던 원시 시대부터 이미 연 발명은 시작되었을 것이라 본다. 필자는 30여년동안 수많은 발명품, 아이디어, 디자인을 심사하고 발명교육을 하면서 항상 발명의 동기를 강조해 왔다. 연을 만들려는 동기도 인간이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라 본다.
수많은 발명중에서는 발명자가 뚜렷하지 않는 발명품들이 많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전기의 발명이다. 오늘날 전기는 4차산업혁명을 만든 원동력이다. 3차 산업혁명의 인터넷발명은 전기발명의 혁신적 발명품이다. 전기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에너지가 전기줄로 연결되어 세계를 하나의 인터넷망을 형성하여 미래 정보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처럼, 알수 없는 발명가가 만든 발명품이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연 발명을 통해 하늘을 날고 싶어 했던 것은 사람들의 소망이었다. 전기의 원조인 정전기에 대해 모든 철학자들이 연구했던 것과 같이 누구나 모두가 생각하는 소망이고 희망이다.
연 발명을 과학적으로 시작된 것은 기원전 400년쯤이라 본다. 고대 그리스 과학자 아키타스(Archytas)가 처음 연을 만들어 과학적 실험을 했고 연을 이용하여 다양한 실험들이 이어져 왔다. 소통방법으로 연을 시용했고 바람측정을 위해 연을 이용했으며, 물건을 나르는 수단으로도 연을 이용했을 것이다. 1749년 스코틀랜드의 과학자 알렉산더 왈슨은 온도계를 붙인 연을 915미터까지 올려 고도의 차이에서 오는 온도변화를 측정했고, 1752년 미국 과학자 벤자민 프랭클린은 연을 이용해 번개가 ‘신의 저주’가 아니라 전기였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잘못된 신앙적 문제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그는 비 오는 날 연의 맨 윗부분에 철사를 달고 연줄 중간에 열쇠를 달아 하늘로 날리는 실험을 했다. 열쇠에서 불꽃이 튀는 현상을 발견했고 직접 만져보니 찌릿한 통증도 느꼈다고 했다. 발명에 연을 이용한 것이다.
연발명은 군사작전에 이용하는 수단이었다. 기원전 5세기에 중국의 묵자(墨子)가 연을 날렸다는 기록이나, 한나라 때 무장 한신이 연을 이용해 적진을 탐지한 것과 양귀비를 사모한 안녹산이 연애편지를 매달아 띄워 보냈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삼국사기》 ‘열전’ 647년 선덕여왕이 승하한 후 진덕여왕이 즉위한 원년(647년) 비담(琵曇)과 염종(廉宗)이 “여왕은 정사를 잘 해 나갈 수가 없다”는 이유로 군사를 일으켜 왕을 축출하려 했다. 이때 별이 궁성 가까이에 떨어졌는데, 이를 보고 반란군들이 ‘이는 왕이 패할 징조다’라는 헛소문을 퍼뜨렸다. 당시는 하늘에 대한 신앙이 민심을 자극했던 때라 자연히 민심이 흉흉해졌다. 이에 김유신은 연에 허수아비를 달고 불을 붙여 하늘로 날려 보냈다. 불이 하늘로 솟구치자 마치 떨어진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를 본 신라 관군들은 떨어졌던 사기를 다시 끌어올려 반란을 무사히 진압했다고 한다.
일본의 침략으로 진주성에 갇혀있던 사람들이 연을 이용하여 탈출했다는 이야기도 연 발명과 연결된 이야기들이다.
새가 날개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날아 오르지만 날개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던 닭은 날아 갈수는 있지만 높이 날지를 못한다. 닭은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릴 때, 날개를 사용하는 정도로 날개를 사용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하늘을 날아가는 새와 하늘을 날지 못하는 닭을 보면, 인간의 도전정신과 노력, 반복훈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을 알수 있다. 날개가 있어도 제대로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날개를 사용하는 훈련이 부족했고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중에 가장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다. 두뇌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하늘을 날아가는 새의 날개처럼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수 있지만 두뇌를 가지고 있어도 닭처럼 날개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두뇌가 퇴보하게 된다. 연문화가 과학발달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하늘을 연구하는 천문, 천체 분야에도 연이 사용되기도 했다.
하늘을 날아가는 욕망을 실천하기 위해 인간은 오래전부터 도전하고 노력했던 자료들이 지구촌 여러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중에 가장 오래된 것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중석기시대 동굴속 벽화다. 8,000- 9,000년전에 하늘을 날고 싶었던 인간의 욕망을 벽화에 그렸다. 필자의 생각에는 인류탄생 200만년 동안 직립보행을 했던 20만년전부터 이미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연 그림을 그려서 남겼다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습득한 이후에 비로서 벽화에 상상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미 그전부터 연을 상상했을 것이다.
가슴속의 꿈을 날리는 연 문화는 기원전 2,000년 중국을 비롯하여 전세계에서 민속놀이로 사람들을 집결시키는 수단이 되었다. 연 문화의 생활이다. 연을 통해 민족들을 단합시키고 사람들은 연 놀이를 통해 각자의 꿈을 싣어 날렸다. 민족간의 풍습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던 연문화를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국가들도 나타났다.
연 날리기는 오래전부터 민족간의 풍습으로 자리잡아 왔다. 세계 많은 국가에서 민속 풍습으로 연 놀이를 통해 단결하고 한해가 시작되는 때에 액운을 날려보내는 풍습으로 전래된 세시풍습의 연 문화다.
연날리기에 대한 세시풍속은 18세기 말엽 유득공(柳得恭)의 ≪경도잡지 京都雜志≫와 19세기 초 김매순(金邁淳)의 ≪열양세시기 洌陽歲時記≫ 및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에 그 기록이 있으며 ≪경도잡지≫ 상원조(上元條)에는 “아이들이 액자를 연에다 써서 해질 무렵에 줄을 끊어 날려 보냈고 날리는 방법도 한 곳에 국한되지 않고 종횡으로 휩쓸어 남의 연과 마주쳐 남의 연줄을 끊어 내는 게임을 즐겼다는 연 대회기록이 있다..
연발명은 인류문화 역사다. 하늘을 날고 싶은 희망, 상상을 날리고 싶은 욕망, 액운을 날려보내고 싶은 갈망 등이 연 문화속에 들어있다. 연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연끈이다. 보이는 연실이 보이지 않는 전파 끈으로 이어지는 인터넷 미래사회에 연발명의 역사는 연문화로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