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갔지만,
요령을 터득하지 않은 공부는 그 효과를 나타낼 수 없었다
하지만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했던 검도는 내 인생에 큰 전환을 주었다.
검도의 깊은 뜻은 기(氣)검(劍)체(體)의 일치이며
어느 하나가 부족하여도 정도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아무리 검의 기술이 탁월하여도 체력이 동반하지 않고,
기력, 마음이 부조화이어서는 미친 사람에게 칼을 쥐어주는 꼴이 될 것이다
기술은 연마함으로써 몸에 익힐 수 있다.
동시에 훈련은 체력과 풍요로운 마음을 만들어간다.
마음이 조화되어 가면 검에 의해 다른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
검은 몸을 지키기 위한 도(道)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싸움으로 감정적인 마음이 들었을 경우,
그것은 이미 정도를 이탈한 미치광이 검법으로 전락하게 된다.
자만의 마음은
다름아닌 스스로의 올바른 자세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싸움에 휘말리는 것은 상대의 독기를 먹고 있는 것으로
큰 반작용이 되어 분노의 마음을 억누를 수 없게 된다.
스스로 인간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인간 이외의 동물이라면 모를까,
만물의 영장, 신의 자식인 인간이 그 자각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디까지나 검의 수업을 연으로 해서,
심신의 정화를 꾀한다고 하는 것이 본래의 모습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무술을 배우는 모든 것에 이러한 마음가짐은 필요할 것이다.
스포츠의 대결도 또 마찬가지이다
상대를 죽인다는 것은
이미 인간의 도를 벗어난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쟁이 그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아욕 덩어리가 서로 부딪치는 것으로
인간 본래의 행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동물이 그것을 행하는 것은 진화에의 체험이며,
만물의 영장인 인류는
본래 대화라고 하는 조화된 법칙을 알고 있는 존재들이다.
각 나라 교육의 편향이나 사상적인 자기보존의 사고방식이
지구상의 모든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전후(戰後), 훨씬 뒤의 일이었다.
지나사변은 국민총동원에 의해 일본인을 규제하고,
일본은 아수라의 양상으로 돌입한 것이다.
천황의 이름아래 <일억 총화단결>로 국가를 위해 죽음을 각오할 정도로
당시의 우리들 소년의 순진한 마음은 교육을 통해
잘못된 세뇌를 받은 것이었다
이름하여 대화혼(大和魂)
<죽음은 기러기 털보다도 가볍게, 의는 산보다도 무겁게, 라고 각오하라>
즉 국가를 위해서는 가장 가벼운 기러기 털처럼 죽음으로,
국가에 대한 의리는 산보다도 무거운 것이다,
라고 가르친 사상이었다.
군국 일본을 더럽히는 자는 단호히 타파한다고 하는 사회 정세 하에서
나 또한 끝내 중학을 중퇴하고 군인지원을 내딛고 말았던 것이었다.
군대에서는 훈육이 심했고 규칙적인 생활이었다.
선배들의 기합이 들어간 교육과
내가 가장 싫어하는 수학과 물리가 정규과목이었다.
상급생 누구나 눈 색깔이 변할 정도의 군기를 몸에 익혀갔다.
중학교 시절 공부를 안했던 나도
시간이 지날수록 다소 요령을 익혀 학문도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극미(極微)의 세계를 배움에 따라
마이크로(Micro)에서 매크로(Macro)가 완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시대의 편향된 교육사상도
거의 저항없이 내 마음속에 받아들여져 갔다.
그것은 부모를 위해 천황을 위해 국가를 위해라고 하는
유교적 사상으로 오로지 충효라고 하는,
지금 생각하면 이것은 마차를 끄는 말이 달리는 것과 비슷한 교육이었다.
하지만 나와 같은 가난한 아이에게는
나라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마운 환경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상급학교로 진학함에 따라 기초학문의 수준은
비행술에 필요한 것으로 바뀌어 갔다.
전기공학, 자기학(磁氣學) 등 전혀 생소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집단생활을 통해 제멋대로였던 마음이 조화되고
인간적으로 진보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엄격한 환경에서 성장해 온 탓인지
빈틈없는 인간으로 만들어져 간 것이다.
선배들에게 기합을 받게 됨에 따라 집단의식도 마음속에 축적되어갔다.
마침내 실전훈련을 위하여 난생처음으로 조국을 떠나게 되었다.
전쟁의 불길은 확대되고 패전의 낌새는 하루가 다르게 농후해져
고위간부, 지도자 사이에는 불안의 어두운 구름이 퍼져갔다.
내가 군대에서 얻은 것은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희생적 정신과 행동이었다..
하지만 특정한 국가의식에 지배된,
올바른 중도를 벗어난 사상에 의한 희생이
인생의 목적이고 사명일 리가 없다.
그것은 누구에게 있어도
진실한 자신을 살피기 위한 위대한 체험이라고 해야 할 것이었다.
같은 인간끼리 사상의 차이나 민족적인 감정에 의해,
피로 피를 씻는 사투를 전개하고 있는 모습은,
오히려 동물보다 못한 소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언제나 희생이 되는 것은,
약한 대중이라고 하는 이름의 인간군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오랜 역사는, 전쟁과 평화의 반복이었다.
인류가 신의 자식이라는 자각을 잃고
욕망의 포로가 되었을 때부터 사회의 혼란이 생겨,
투쟁과 파괴를 반복해 왔지만
지금이야말로 인류는 깨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현대와 같이 문명이 발달하면
인간의 지혜가 만들어 낸 원자에너지나 공해 등으로 인해,
스스로가 살아가는 환경을 파괴해 버린다고 하는 것을,
인류 한 사람 한 사람이 다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사택(社宅)의 방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과거의 추억을 통해 인간이 잃어버린 마음의 대가가
얼마나 막대한 희생을 치렀는지 생각했을 때,
장님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불변적인 마음의 존엄을 알기 위한 길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색에의 초조함이 끊임없이 타오르고 있었다.
유월의 신슈는 밤이 되면 도쿄와는 달리 추워진다.
하루 일의 피곤함을 잊고, 조용히 사고하는 인생 문제는 즐거운 것이다
나는 눈이 맑아져서 밖으로 나왔더니,
거기에는 맑은 공기와 다이아를 흩뿌린 듯한,
별이 빛나는 하늘이 있었다.
대자연의 신비. 태양, 달, 지구...
우리들도 지구라고 하는 행성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 광대한 우주 속에 나는 지금 살고 있다….
헤아릴 수 없는 별 중에는 우리들과 똑같은 생물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 이상으로 조화된 고등동물이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주에서 보면 아주 작은 하나의 점에 불과한 지구….
이 안에 있는 인류는 아메바보다 작은 생물이다
그것이 투쟁본능이라는 얼마 되지도 않는 표면적인 지혜로
자기보존을 위한 욕망의 포로가 되어 있다는 것이 정말로 우매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