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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요즘 도토리묵을 쑤어 준다
거의 하루건너 한 끼는 도토리묵을 먹는 편인데 그리 싫지는 않다
구황식품인 산열매가 지금은 건강식으로 인기도 있고 향수의 음식이고
담백하니 먹을 만하다
내가 도토리묵을 먹었다고 기억하는 건 여덟 살쯤 될 무렵인데
가난했던 시절 산골에서 가을이면 도토리를 줍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도토리도 아무나 줍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머니와 가면 늘 무언가에 쫒기 듯 눈치를 보며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어머니는 멀리 산척에 있는 고모네 집으로 도토리를 주으러 다녔는데
먼 길을 따라 가느라 울기도 많이 울었다
고모 댁은 뒷산에 큰 나무들이 많아 많은 도토리가 달렸기에 며칠씩 묵어가며 주었다
고모는 왜정 때 아홉 살에 민며느리로 시집을 가셨다
늘 하시던 이야기가 시어머니에게 맞고 자랐다는 것이며 열일곱에 큰형을 낳느라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추억담은 가슴을 아프게 했다
고모가 도토리를 걸러 도토리묵을 쑤어 주는데 무침도 있었지만
김치를 넣고 끓이다가 묵을 넣는 묵국인데 나는 이것을 좋아하여
지금도 꼭 묵국을 끓여 먹는다
지금은 도토리묵을 쑤면 떫은맛도 거의 나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면 메밀묵에 색을 입힌 듯하다
그 정도로 부드럽다는 이야기다
절구에 찧어 맷돌에 갈고 베보자기에 짜서 우려내던 시절은 아니니 그런가 보다
신세대로 진화 된 음식이 되고 말았다
어찌 되었던 간에 이제는 구황식품이 아닌 건강식품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서부터는
제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명 음식점 간판에도 명함을 내밀고 산골짝마다 여유를 찾아가는 식객들에겐
빠질 수 없는 안주거리다
음식으로서 제법 상전의 반열에 오른 셈이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아침엔 어제 저녁에 만들어 먹은 만둣국 국물에 김치를 썰어 넣고
묵을 넣어 먹으니 그 맛도 일품이다
고기를 우려 낸 국물이라 버리지 않고 재사용 하였으나 도토리 묵국에 일조를 한 셈이다
나이를 먹은 탓이다
음식도 버리지 못하고 아까워 재사용을 할 나이가 되었으니
올 해는 자난 해 보다 도토리가루도 넉넉하게 구입해 놓았다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지만 살아오면서 먹어 온 것이라 가끔은 생각이 나는 것이라
비축해야 할 입맛 음식으로는 그만이다
도토리며 알밤을 줍던 시절도 추억으로 묻혀버린 것은
먹을 것이 너무 흔해져 버린 탓이다
고추방앗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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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스멀스멀 그리움이 근질근질
그리움 쌓여지면 병이될까
엊그제 내님은 살짝 웃으시고 스쳤는데
***
너울너울 지난날의 꿈이 움직인다
촛불 불꽃처럼 화사하지는 않지만
그리워 몸서리치게 쫒아가고프던 여물지 못한 것들
그땐 그것이 사랑이 였는데.......
그래 그게 지금도 생채기로 남았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내가 시방 누굴 그리워하는지?
이런 아픔은 있는데 가을은 비웃고 있네
모다 다 아픔이고 흘러가야 할 것들 뿐
초로의 가을
톡톡 거리는 소리가 들려
너 봄이니? 하구 물었드만
너
바보구나 그럽니다
난 바봅니다
봄에게 봄을 물었으니 ㅋㅋㅋㅋ
비는 봄이였어요
88888888
나는
님의 마음이 출렁이는 것을 보았네
봄날 아지랑이 속에서......
님의
마음이 봄이였구려
88888888
진정
연필로 그린
나의 자화상을 보고 싶습니다
흩어져가는 마음이
인생인것을......
그맘 오거나 가거나
인것을
내 맘 조차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연무처럼
피다가 흩어지는
춤사위 일 뿐........
저두 어쩌면 좋지?
할 때가 가끔 있지여
1
맘 줄 곳 없는데
꽃 한 송이 꺾어 들었네
봄날 다 피지 못한
애처로움
손에 든 꽃은
나 때문에 시들고
세월은
꽃이 필적마다 시든다.
2
피고, 물들고
잠들고
오고 감은
나의 일상과 같은데
세월만 피고 물들더니
회춘이라 하거만
잠들고 깨어도
흐린 듯 보이는 건 어제와 다르네.
<<<<<<<<<<<
(같잖은 詩 나부랭이 써서 연명하는 주제에 '잉크병 내놓으라'며 왈왈대는 이른바 '프로페셔널 비스무리 한' 종자들은 뜨끔해야 해. 부끄러워해야 해. 알고는 있나? 우당탕거리지만 겨우 기어다니는 놈 위엔 조용하지만 드높이 나는 놈이 있다는 거.. 흐흐)
2010.05.11 23시30분 비앙님 글에 댓글
절간 큰 스님 목탁소리 보다야
길거리 객승의 바랑에 부처가 들어 앉아
나를 쳐다보며 웃고 계실지도 모르는 일이고
드높이 멀리 날아간 새 보다야
궁상맞게 우리 안에서 우는 오리가
마음을 다스릴 때가 있는 법입니다
요행. 나의 주머니가 두둑하다고
재주가 없는 이들을 나무라는 것은
주머니는 크나 들어 있는 것이 상했음이요
남을 어리석다고 탓하기 전에
나의 어리석음을 찾아 볼 것을
나뭇잎 새
달빛 파고드니
청풍명월 곁에 둔
여인의 고운 웃음
훔쳐 본 마음만
보름 달빛에게 들켰네.
어찌 내가 드높이 나는 새 인 줄만 아는가?
--,,
세상구경 청산 길 헛다리 하였으니
어이 청산에 맑은 비가 내리겠느뇨?
맑고 흐름이야 취후에도 알겠다마는
내 눈이 흐리니 너를 어찌 반기랴
체바퀴 돌고 돌다가
스친 인연
가슴이 담긴 화분엔
이슬맺은 아침 꽃잎
어쩌면
고운 물방울
두 손 뫃아 떨어 질세라
안절부절
물방울 속에 비친
내님은 영상속에 주인공
가만히
애타는 마음
....
***
동행하는 벗들이여
당신이 날 사랑해 줘 고맙소이다.
당신이 날 생각해 줘 고맙소이다.
당신이 날 아껴 줘 고맙소이다.
당신 있음에 나 여기 있으니 고맙지요
먼 곳에서 온 우리가 가까운 곳에 정 묻어두고
샘물 떠먹듯이 옹기종기 둘러 앉아
어깨 주무르고 살았으니 고맙소이다.
어느 슬픈 날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염려 해주던
어느 기뿐 날엔
환한 얼굴로 볼을 만져주던
내 주변을 맴돌던 당신 있음에 내 삶이 있었으니
고맙소이다.
당신이 진정 내 벗이요
당신이 진정 나의 동행이요
눈부신 가을빛이 내리는 날
당신을 생각하며 웃고 있으니 행복일진데
이 어찌 잊으며 살겠소.
고맙소!
동행하는 벗들이여
새순에 매달려 안쓰럽더니
그가 삶에 많이 지쳐있다
둘이 산다는 거
참 좋은 거야
살아보니까 그래
이젠 없으면 허전 할 것 같아
놓치기 싫어 몸부림치는 꿈을 꾸고는
식은 땀에 젖기도 했다
그래도 어느 날은 목젖이 따끔거리는 언성이
창문 넘어 마실 갔다가 돌아오는 날도 있곤 하지
배짱도 있는 큰 목소리가
한바탕 하는 날도 있고
원수처럼 미워 등 돌린 날도 있지만
그런 날엔
허전한 것이 빈 주머니를 만지는 것 같았어
둘이 산다는 게 좋아
멋쩍게 웃고는 손을 잡아보는 게 고작이지만
그래도 아직 우린 둘이 살고 있다는 거지
다들 떠나고 둘이 외로움을 털며 사는데
그 외로움이 병 될까 두렵다
가끔 혼자인 것이 두려운 꿈을 꿔
혼자이고 싶지 않은 것은
내 곁에 있는 이를 사랑하기 때문일까?
요즘
그가 삶에 많이 지쳐있다
2010.11.14
어느새 억센 마디 끝에 붉은 물들었네
더운 바람에 잠깐 그늘 찾아 헤맨 것 뿐인데
들판 허수아비가 벗하자고 부르네
외교관의 아픈 이야기
녀석은 예전에 사우디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을 했고 리비아에서도 일을 해
거의 젊은 시절은 목수로 해외를 떠돌다가 힘든 일이 싫다고
집사람이 꾸려가던 식당에서 설거지나 해주고 시장이나 봐 주는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다가 지금의 공장지대인 장항동으로 옮긴지 십년이 지났다
공장마다 외상장부가 걸려있고 먹고 사인하고 가면 월급날 수금하고 하는 장사라
점심 한 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절도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해외 이주 노동자들이 많아 손짓 발짓으로 하는 대화로도
대충 언어가 소통하는 다국적 식당 이였으나 지금은 익숙한 우리말을 쓰는 친구들이 많고
자기들 끼리끼리 오는 바람에 통역해 주는 친구들이 있어 편하고 하도 많이
그들과 만나다보니 각국 언어에 대충은 대화를 하는 그런 친구다
한 때는 철새형 공장도 많고 월급도 주지 않는 악덕 사장도 있어 아이들이 고통스러워하면
따로 불러 공짜 밥도 먹이곤 하더니 차츰 이 녀석의 집엔 설거지 꾼들이 늘기 시작하여
일하던 아주머니가 쫓겨나고 말았다
공짜 밥은 먹은 애들이 설거지도 해주고 배달도 해주고 잠도 재워주고
다시 재취업도 시켜주고 하다 보니 식당이 아니라 대사관이 되었던 것이다
추운 겨울에는 아파트 부녀회를 찾아가 옷가지를 챙겨다 입히고 일거리가 없을 땐
너무 많은 애들이 북적대다보니 장사를 할 수 없어 비닐하우스 한 동을 임대하여
컨테이너를 개조하여 연탄을 때며 그들을 보살피는 덕을 베풀어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그를 대사님이라고 불렀다
가끔 고향에 다녀 온 녀석들이 가지고 오는 선물을 자랑하기도 하고
식당에 진열도 하여 놀러 가도 심심치 않았는데
요즘 이 친구가 고민이 생겼단다.
장사도 예전 만치 안 되는데다 임대료나 물건 값이 원체 뛰는 바람에 힘들고
철새형 공장이 있다 보니 수금도 안 돼 현금 장사로 돌렸더니 거리가 좀 멀다 싶은
곳에서는 가까운 식당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저녁 늦게까지 하지 않던 가게를 지키다 안하던 저녁 술장사 까지 하는 통에
집사람이 많이 힘들어 하여 외교관 생활을 접어야 하겠다는 맘이 든단다.
막상 가게를 그만 두려하니 다시 목수로 돌아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운영하자니 힘들기도 하지만 오랜 세월 식당 일로 골병들어 밤이면 끙끙 앓는
집사람을 보면 안타깝고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어 배고파 찾아오는 아이들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장사는 나날이 힘들어 지니 하루 빨리 결정은 해야 하는데
고민이라는 것이다
나로서도 녀석에게 뭐라 도움 될 만한 말을 하지 못했다
나 또한 저 친구 덕택에 바쁜 철에 공짜로 데려다 농사일을 시키고 냄새나는
거름 뿌리는 일도 시키곤 하였으니 당장 고만 둔다면 올 농사에 지대한 지장이
초래 될 것이 훤하게 보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있음으로서 삐뚤어졌던 많은 아이들이 우리를 이해하고 용서 하였다
그가 있음으로서 대화가 있었고 소통하였다
작은 일꾼 하나가 떠나간다는 것은 또 어둠이 내릴 것만 같아 우울하다
그와 정을 나누던 불법체류자의 낙인들은 어디로 갈까?
찌꺼기 푸성귀 한 짐 지고가면 안주거리 푸짐하게 만들어 술상까지 봐 줬는데
물물교환 하여 즐기던 재미도 없어 질 테니 나도 걱정이 태산이니
요즘은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저런 친구에겐 국가적 지원을 해 주고 싶으니까
저 친구는 비행기 표만 있으면 서양 쪽만 뺀다면 오라는 친구들이 많아
숙식에는 문제가 없단다
식당에서 사귄 아이들과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다녀가기를 소원하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인데 아부만 잘 하면 끼워 갈 수 있는 여분은 있으니
내가 아버지 인지
내가 성공을 했는지
혼자 일 때 회한의 외로움만 있고
꿈만 어머니 일 뿐
살쾡이와 사자와 서슬 퍼런 호랑이 아내
아직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거늘
꿈꾸는 영상 속의 여인들은 언감생심이라
첫사랑엔 울어 봤으니 지난 추억인데
사는 게 골병이라 매일 뼈아픈 눈물이고
효를 다 하지 못하여 눈물도 아니 나더이다.
오른 쪽 다리는 등짐 지고 먹고 살려다 삐고
왼쪽 다리는 세월에 얻어터져 골병들어 절룩거리는데
여자로부터 차이기 전부터 중심의 축을 못 잡고
임무마저 망각하고 있으니
그놈 팔자도 어지간하였더이다.
엊저녁부터 참아 온 방광이나 비우러 떠납니다
봄비치곤 빗방울이 거칠다
고된 길인데 비라도 맞지 말아야지
이층 중국집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우동 그릇 때문에
괄시 안당하고 창밖을 내다 볼 수 있었다
김이 서리는 유리에
나이 육십이 돼서야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슬며시 미소 지으며 웃었다
그냥 한번 흘깃하고 지나 갈 것을
스크린에 두어 번 씩이나
이런 걸 글로 쓸 나이는 지났는데 주책 떨궈 보렵니다.
80년대 중반에도 플레이보이 책이 유통 되던 시절
품앗이 삼아 밭에서 호미 들고 당근 밭 김매던 촌놈들 이야기죠
그 때만해도 한창때라 그림만 보고서도 몸이 근질거리던 시절인데
저녁에 술값내기 호미걸이를 했었지요.
한 사람씩 아랫도리를 벗고 그림을 보고 상상하며 흥분을 하면
거시기에 호미를 겁니다.
한 개, 두 개, 걸어 놓은 호미가 움직이고 빙빙 돌기도 합니다
오미 자루에 호미를 걸기 때문에 잘 안 걸리고 웃기 때문에
거시기가 힘이 빠져 떨어지기도 하는데
한 두어 번 다섯 개 까지는 걸어 봐 술깨나 얻어먹은 적 있지요
그래서 그때는 남녀가 같이 일을 하는 게 아니고 이쪽은 남자
저쪽은 여자로 분리하여 작업을 했는데
*****
때론 나도 그랬다
어두운 밤
창고 뒷편 자루속에서 빈 술병을 흔들었지
먹다 남아 버린 놈을 찾으면
뚜껑을 열고 악마의 입술을 빨곤했지
난 빈 술병을 버리더라도 뚜껑을 막는다
그 속엔
야밤에 나의 속을 애무해 주는 악마의 찌끄러기가
웅크리고 있었거든
삼거리 구멍가게보다 황천이 더 가까운 것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