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에 관한 책을 미리 읽어 오라고 했어요.
책 읽기 전 활동으로 똥을 주제로 마인드 맵을 해 보았습니다.
똥에 대한 배경 지식이 풍부하다 보니 아이들 반응이 정말 적극적이었습니다.
아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똥의 종류, 쓰임새, 속담, 똥을 주제로 한 그림책, 똥이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나누어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똥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 보기로 했습니다.
더럽고 냄새 나고 피하고만 싶었던 똥이 쓸모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답니다.
책 읽기 중 활동으로는 등장인물의 마음을 이해하는 뜻에서 변기(?) 를 만들어 보았어요.
"참새랑 흙덩이랑 닭, 병아리랑 모두 강아지똥을 놀렸어요.
강아지똥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너희들도 속상한 적이 있었지? "
아이들이 큰 소리로 " 네 " 합니다.
그런 속상한 맘을 모두 변기통에 넣고 물을 꼬르륵 쏵~~~ 내려 보내기로 했어요.
말로 속상한 맘을 주저리주저리 내 뱉은 아이들, 누가 볼새라 한 손으로 가리고 쓰는 아이,
자기는 속상한 적이 없었다고 당당하게 말하면서 변기 편지지에 안 써도 된다는 아이 ㅎㅎ
엄마한테도 말 하지 않았다면서 비밀로 해 달라고 저한테만 살짝 보여 주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한 쪽 가슴이 아려 왔습니다. 그런 맘을 보여 주는 아이들이 고맙기도 했구요.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것은 변기 꾸밀 때 쓰라고 나누어 준 스티커를 수업이 끝날 때까지 꾸미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답니다.^^
아직 저학년이라 쓰기보다는 만들고 꾸미는데에 열심이더라구요.
이번에 새로 들어운 남자친구 둘이 있는데요.
그 중 재영이는 붙임성이 좋은 친구 같구요 ^^
상우는 생각이 참 깊은 아이 같아요.
강아지똥을 읽고 죽는 것이 생각 난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왜 죽음이 생각날까?
저두 의아해서 왜 죽음이 생각난는지 물어 보지 못하고 넘어 갔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강아지똥이 민들레을 보고 힘껏 껴 안은 다음, 잘디잘게 부서져 땅 속으로 스며드는 장면을 보고 그러지 않았을까? 싶네요.
저는 그저 강아지똥의 희생이다 그 희생이라는 단어만 생각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