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법궁 경복궁이다. 경복궁을 궁궐(宮闕)이라고 한다.
궁궐(宮闕)은 왕이 사는 공간을 말한다. 궁(宮)이란 말은 처음에는 빈천한 사람이 사는 곳을 뜻했다.
진한(秦漢) 이후에는 왕이 사는 곳을 의미하게 되었다. 또 궐(闕)이란 말은 궁성 위에 우뚝 솟아 주위를
감시하는 망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궁궐은 이 궁과 궐 두 단어가 합성된 것이다.
궁은 일상적이 생활이 필요한 공간을 말한다. 궐은 정사(政事)를 보는 업무공간이다.
궐이 없는 공간은 궁궐이라고 부르지 않고 궁이라 한다. 운현궁이 좋은 예다.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은 하나의 궐이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동서쪽에 동십자각과
서십자각이 자리해 경복궁의 궐의 기능을 했다.
'궁(宮)'은 상형문자로 사각형 마당에 주위로
4개의 방을 배치한 건축 평면도의 모습으로
표기되었다.현재 쓰는 글자로 바뀌었다.
이 글자는 집안에 방이 많다는 것을 나타내고
규모가 비교적 큰 건물임을 표시한다.
중국 최초의 사전인 <석명>에서는 "궁(宮)은
궁(穹)이다. 가옥이 담 위로 우뚝 보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궁은 실과 합하여 '궁실'이라는 용어로 사용
되었다. 실은 실(室)이다. 사람과 사물이 그 속에
가득한 것을 말한다.

궁궐에는 법궁과 이궁(離宮)이 있다. 경복궁이 조선의 법궁이었다.창덕궁은 이궁으로 출발한다.
법궁은 국왕이 머무르는 공식 궁궐들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는 궁궐을 말한다.
법궁은 당연히 왕실의 생활기거공간뿐아니라 백관의 조회를 받고 빈객(사신 등)을 맞는 등
공식 활동을 하는 제반 공간이 고루 갖추어져 있다. 법궁을 정궁(正宮)이라고도 한다.
정궁은 왕의 침전(정궁), 중궁, 동궁, 서궁(대비), 빈궁(후궁), 빈궁(세자빈) 등 6궁을 갖추어야 한다.
국왕이 정상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법궁 하나만 있어서는 곤란하다. 법궁에 화재가 나거나
뜻하지 않은 변고가 생겼을 때 혹은 국왕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서 옮기고 싶을 때에 옮겨가서
상당한 기간 머물며 활동할 또 다른 궁궐이 필요했다. 바로 그러한 궁궐이 '이궁'이다.
이궁은 법궁보다 격이 한 단계 낮다. 이궁은 법궁과 마찬가지로 국왕의 공식 활동공간으로서
제반 구성 요소를 모두 갖추어 규모면에서는 법궁에 뒤지지 않는 궁궐이었다.
궁궐 건축의 형성은 고대 국가의 성립과 깊은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초기 국가가 형성, 발전되어 온 단계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대개 촌락사회에서 성읍(城邑)국가로 다시 소국(小國)으로 나중에는 중앙집권적 왕국으로 발전되어 왔으리라 추정된다.
이러한 발전 과정에서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이 발생하고 또한 지배자의 거처 및 정치 집회소가 생겨났으며
정치 경제 종교의 중심지가 발생하였다. 왕의 거처는 중앙 정부 조직과 함께 정치 중심지에 자리 잡았으며
대개 성을 주위에 둘러 외부 세계와 구별하였다. 단군왕검이 다스린 고조선의 왕검성, 고구려 고주몽의 흘승골성
백제의 한성 가락국(가야)의 나성 신라의 금성 등은 그러한 예이다.
소국들은 처음에는 연맹 관계를 유지하다가 차차 강력한 소국 연맹에 의하여 병합되면서 좀 더 커다란 나라를
형성하게 되며 그 결과 왕의 지위가 확립되고 권력이 강화된다. 왕의 세습권이 확립되자 동시에 지배 귀족 세력의
성장한다. 이에 따라 신분도 세분화된다. 정복국의 주민은 왕경인, 정복당한 나라의 주민은 지방인으로 편성되고
거주 지역도 신분에 따라 나뉘었다. 이러한 단계에 있는 정치 지배자를 군왕이라 하고 더 나아가 중앙집권적
왕국의 단계에 이르렀을 때 왕이라 부른다. 이때의 왕과 지배 세력의 존재 형태에 대해서는 고분과
그 안에 부장된 유물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서 궁성과 그 안의 궁전 또는 정청의 존재를 통하여
왕권의 성장과 통치 조직의 강화를 생각할 수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 세 나라가 각각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한 고대 국가를 형성하고 평양 공주 경주 등에 수도를 정하여 비약적으로 발전해 나간 것과 병행하여
각 나라의 도성 궁성은 크게 확대 발전되었다. 이때의 궁성은 도성 계획의 일부로서 조서오딘 것이며
궁궐 건축의 역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곧 중앙집권적 국가의 왕이 거처하면서 정치를
행하던 곳만을 엄밀한 의미에서 '궁궐'이라 부를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궁궐이란 곧 왕궁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