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집에 오면 화장실 청소만 하는 승아
승아는 집에서 화장실 청소만 한다. 닭 강정 귀신을 만나고 난 뒤부터 시간만 나면 화장실에 가서 청소를 한다. 닭 강정도 화장실까지 가지고 가서 더 맛있게 먹는다.
“너무 깨끗해서 좋아. 승아야.”
“응.”
“시골 화장실은 냄새가 독해. 파리도 많고.”
“그래. 하지만 걱정 마. 여기는 내가 이렇게 청소하니까.”
“고마워.”
승아는 걱정이 하나 생겼다. 앞으로 3일 후면 학교에 가는 데 닭 강정 귀신을 학교에 데리고 가야 하는 것이다.
“엄마에게 물어볼까?”
하지만 아직도 엄마와 아빠에게 비밀로 하고 있다. 가끔 아빠는 화장실에 가서 닭 강정 귀신에게 인사를 했다.
“승아야, 화장실 청소 깨끗이 했더라. 닭 강정 귀신 잘 계시지?”
“몰라.”
“화장실 청소를 깨끗이 하는 것을 보니 친구가 되었나보다?”
아빠가 승아의 비밀을 아는 것처럼 말하자
“아니야. 메롱!”
그리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침대에 누워서 또 고민이다.
“학교에 데리고 가야 하나? 친구들이 알면 어떻게 될까?”
승아는 다시 방에서 나와 화장실로 간다.
“닭 강정, 3일 후면 학교에 가는 데 어떡하지?”
언제부턴가 승아는 닭 강정 귀신을 이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맘대로 해.”
“학교에 가고 싶어?”
“당연하지.”
승아도 닭 강정 귀신을 학교에 데리고 가고 싶다.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고 싶다. 하지만 나쁜 친구들은 볼 수 없어서 믿지 않을 것이다.
“엄마 아빠에게 말해도 될까?‘
“모르겠어.”
“닭 강정, 만약 엄마나 아빠가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쫓아낼 수도 있지.”
“그건, 안 돼.”
승아는 화장실에서 한 시간째 닭 강정 귀신과 고민을 하고 있다.
“학교에 데리고 갈게.”
“좋아.”
“기대는 하지 마.”
“응.”
승아는 닭 강정 귀신을 학교에 데리고 간다는 결론을 내리고 나와 영어 학원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