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 죽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가령 먹지 않을 경우 곧 굶어죽게 될 것이니, 지금은 마땅히 음식을 절제하여 이 몸으로 하여금 살이 찌지 않게 하고 또한 깡마르지도 않게 하면 몸이 가볍고 편안하여 드나드는 데에도 걸림이 없을 것이며, 요리사에게 잡혀 삶아지는 처지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날개가 점점 자라나기를 기다려서 새장으로부터 벗어나 날아간다면 어디로든 마음 내키는 대로 갈 수 있을 것이다.' |
도를 수행하는 사람도 또한 그와 같이 헤아려, 음식에 대해서는 다만 몸을 편안하게 하고 체중을 무겁게 해서는 안 된다. 음식을 적당하게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졸음[睡眠]이 적으며, 앉고 일어나고 경행(經行)하는 데에도 숨이 가쁘지 않고 편안하며, 대변과 소변을 적게 보고 자신이 닦는 행에 있어서도 음욕·성냄·어리석음이 엷어진다. |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이렇게 관해야 한다. |
'나는 몸을 탐하지 않고 온갖 정욕(情欲)을 제거할 것이며, 이 몸뚱이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고 뼈가 서로 지탱해주고 있을 뿐이다. 지금 이 몸 속에는 다만 깨끗하지 못한 것만 가득 담겨져 있고 단단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
비유하면 원수가 이롭지 못한 그물을 쳐놓고 늘 원수라는 생각을 품고 있으면서 친구를 상해하려고 하는 것과 같나니, 마땅히 그런 생각을 녹여 없애고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되 비유하면 저 왕을 받들어 섬기듯이 해야 한다. |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고 받들어 앉고 일어나고 경행하는 데에 재앙과 은환이 없게 하고, 늘 더러운 이슬[汚露]처럼 관하여 숱한 더러움을 모두 알며, 다만 목숨만을 부지해가면서 수행하는 도를 얻는 데에 뜻을 두어야 한다. |
친족이나 권속은 버릴 수가 없는 것처럼 몸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목욕하고 밥을 먹고 의복을 입어 형체를 가리며, 또한 외아들을 사랑하듯이 늘 보호하여 춥고·덥고·배고프고·목마른 고통이 없도록 하며, 모기·등에·이·벼룩 같은 것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비유하면 이러하다. 옥리(獄吏)가 도둑을 잡아 옥에 가둬놓고 온갖 고문을 가하면서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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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 295] 쪽 |
"너는 전후로 몇 차례에 걸쳐 누구의 물건을 겁탈하였으며, 네가 살고 있는 주소는 어떻게 되며, 도둑질해 온 물건은 어디다가 숨겨 두었으며, 누구와 같이 동반(同伴)하였으며, 괴수는 누구이고 공모한 이들은 누구인가?" 도둑은 5독(毒)을 견디지 못해 기절하였다가 다시 깨어나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
'무슨 방편을 써야 이 매질을 벗어날 수 있을까?' |
그러다가 마음이 곧 열려서 우두머리 옥리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
"여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나라에 금계(禁戒)라고 하는 큰 장자의 아들이 있는데, 전후 여러 차례에 걸쳐 도둑질해 온 물건을 모조리 그가 있는 곳에 두었으며, 그의 집에서 같이 거주하면서 그와 함께 도둑질을 하였으니 그 사람이 나의 반려(伴侶)입니다." |
옥리는 그 말을 듣고 장자의 아들을 잡아다가 쇠사슬로 얽어서 먼저 잡아들인 도둑과 함께 같은 옥 속에 가두었다. 그 때 장자 아들은 자기 집에서 음식을 가지고 왔는데, 도둑에게는 나눠주지 않고 저 혼자 먹어버렸다. |
도둑은 몹시 성이 나서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며 땀을 닦고 탄식하며 생각하였다. '장자의 아들로 하여금 목숨을 건지지도 못하게 할 텐데, 더구나 음식을 저 혼자 먹다니. 이제 내가 자유로운 몸이 되면 마땅히 저 사람을 핍박하여 혼자서는 물도 마시지 못하게 할 것인데 어떻게 음식을 혼자서만 먹을 수 있겠는가?' |
장자의 아들은 어려서부터 버릇없고 방탕한 버릇이 있었으므로 잠깐 동안이라도 이리저리 나다니지 못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 나머지, 옥사(獄舍) 뒤에 나가고 싶어서 슬쩍 도둑에게 말하였다. |
"우리 함께 변소에 가자." |
그러자 도둑이 말하였다. |
"그대가 가는 곳엔 나는 가지 않겠다." |
그 때 장자의 아들은 몹시 급하고 간절해서 그 도둑에게 말하였다. |
"내가 그대에게 잘못을 한 일이 없는데 그대는 나를 억울하게 끌어들여 감옥에 갇히게 해놓고는 지금 잠시만 같이 가자고 하는 말도 그대는 들어주지 않는가? 설령 감옥에서 나가게 된다 하더라도 끝끝내 앙갚음을 하지 않겠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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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 295] 쪽 |
니, 거짓으로 누명 쓴 나의 애매한 진상을 그대는 바른대로 말해다오. 내가 마땅히 잘못을 반성하고 그 죄를 사과하겠노라." |
그러자 도둑이 말하였다. |
"그대는 실로 잘못이 없다. 그런데도 내가 그대를 억울하게 끌어들인 것은, 그대는 권속이 많아서 스스로 죄를 면하려고 하면 고문을 당하지 않을 것이므로 나는 그 사이에 음식이나 얻어 먹어볼까 하는 마음에서 일부러 그대를 억울하게 모함한 것뿐인데, 그대[仁]의 집에서 가져온 음식마저 혼자서만 먹고 끝내 조금도 나누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를 따라가 주지 않는 것이다." |
그 때 장자의 아들이 도둑에게 말하였다. |
"그대의 한(恨)을 알겠다. 지금부터 이 뒤로 다시는 그대에게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다시 음식을 가지고 온다면 마땅히 그대에게 먼저 먹인 다음 내가 먹을 것이니, 아직 내 목숨이 붙어 있을 때 옥사(獄舍) 뒤에 나아가 나로 하여금 볼일을 볼 수 있게 해달라." |
그러자 도둑은 그 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음식을 가져오자 바로 노비에게 명하였다. |
"지금 가지고 온 음식을 저 친구에게 먼저 먹이고 먹고 남거든 나에게 달라." |
그 때 노비는 가르침을 받들어 그 말대로 시행하였다. 그리고 노비는 집으로 돌아가서 장자에게 그 사실을 아뢰었다. |
장자는 그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노여움을 품고 있다가 이튿날 옥으로 가서 그 아들에게 말했다. |
"너는 호족(豪族)의 집안에 태어났거늘 도리어 도둑 같은 나쁜 인간과 어울려 일을 따라 하고 그와 더불어 친구가 되었으니, 도대체 너는 그가 너를 억울하게 누명을 씌워 감옥에 끌어넣은 줄도 모르느냐?" |
그 아들이 대답했다. |
"아버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저도 이 사람을 공경하여 친구로 삼은 것이 아니며, 그가 도둑인 줄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소변이 급하여 핍박을 받고 있는데도 따라가 주려고 하지 않아서, 몸이 무겁고 배가 부풀어올라 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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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 295] 쪽 |
뒤집히고 귀가 먹먹하며, 머리가 아프고 등이 찢어지는 것 같았으며, 갈비뼈가 뽑히는 것 같았고, 가슴에 답답한 기운이 가득 차며, 숨이 헐떡거려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하였으며, 마음과 의식이 혼란해져서 아무 감각이 없었고, 모든 골절이 풀리는 듯하였으며, 뼈와 신체가 쑤셔대고 아팠고, 목숨이 다하여 끊어지는 것 같았으며, 나쁜 증상이 마주하여 위에 나타나 있고, 땀이 나고 기운이 딸리던 차에 저 도둑이 저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나를 따르기를 마치 병든 사람이 의원을 따르듯 해야 그나마 응하겠다. 또 음식이 오면 나를 먼저 먹이고 난 다음에 그대가 먹겠다면 내 마땅히 그대를 따라가 주겠다'라고 하기에, 몸과 목숨을 탐애(貪愛)한 까닭에 일부러 친구로 삼았던 것입니다." |
그 장자의 아들은 그 도둑이 뻔히 원수인 줄 알면서도 몹시도 궁핍하였기 때문에 겉으로는 친구인 체 보였지마는 속으로는 사실 소박(踈薄)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이 4대(大 : 몸)는 무상한 물질이 붙어 있는 것뿐이라서 네 가지 일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여 하나도 편안함이 없는 것이 마치 뱀이나 독사와 같고 허깨비·아지랑이·물 속의 달·산 속의 메아리처럼 이 몸도 그와 같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
도를 수행하는 이도 역시 이와 같이 헤아려 5음이란 모두 원수요 도적임을 깨닫고 알아서 입고 먹는 것은 그 신체만을 길러 해롭지 않을 만큼만 할 뿐, 낮과 밤으로 정진에 전념하여, 마치 머리 위에 붙은 불을 끄듯이 조금도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도덕을 이루고, 함이 없는 경계에 이르러 삼계가 시작하고 끝나는 환난에서 해탈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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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복승제근품(伏勝諸根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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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는 이가 음욕·성냄·어리석음이 엷어지고, 설령 번뇌에 훈습되지 않아서 거기에 농락되는[嬈害] 일이 없을지라도 도덕(道德)을 이루지 못하였다면, 거룩한 진리를 보지 못했으면서 저 혼자 얻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
그러므로 수행하는 이는 마음과 뜻이 제멋대로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나니, 마음이 빛깔[色]·소리[聲]·냄새[香]·맛[味]·닿임[細滑]의 생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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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 295] 쪽 |
있거나, 5음에 집착하면 하는 일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 가령 마음이 5음의 번뇌[蓋]를 따르지 않는다면 도를 얻은 것임을 알 것이요, 만일 그 마음이 혼란하여 모든 정욕(情欲)을 따른다면 곧 돌이켜 두려워하고 마땅히 다시 정진(精進)을 가하여야 한다. |
비유하면 소치는 이가 못[澤]에 소를 놓아먹이는데, 그 소가 뛰고 달려 남의 곡식을 짓밟았으면, 소치는 이는 그 주인이 알까 두려워하여 소를 끌고 집으로 돌아와서 때려주고, 이튿날 다시 나아가 소를 먹이는데, 거짓으로 쳐다보지 않는 체 하면서 다시 남의 곡식을 침범하는지 않는지를 살핀다. 그 때 소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소치는 사람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다시 남의 곡식 싹을 먹는다면, 그 주인이 그것을 보고 다시 회초리로 때릴 것이다'고 하면서, 소가 그 뒤로는 두려움을 품고 감히 다시는 침범하지 않는 것과 같다. |
수행하는 이도 그와 같아서 스스로 다섯 감관을 경계하여 정욕을 따르지 않는다면 도를 이룩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6쇠(衰 : 根)를 좇아 그것을 곧 돌이켜 스스로 억제하고 3도(塗)의 괴로움과 나고 죽음의 환난을 관찰하여 밤낮으로 정근(精勤)하기를 앞에서보다 만 갑절이나 더한다면, 얻지 못하였던 것은 마땅히 성취하게 될 것이요 이미 성취하였으면 방일하지 않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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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인욕품(忍辱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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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어떤 사람이 수행하는 이를 때리고 꾸짖는다 할지라도 그 때 도를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이런 관법(觀法)을 지어야 한다. |
'꾸짖는 것은 다만 음성만 있을 뿐 자세히 헤아려 본다면, 모두가 다 공(空)하여 없는 것이어서 마침 일어났다가 곧 소멸하고 마는 것이다. 비유하면 문자(文字)나 그 명칭은 각기 다르지만 글자를 하나하나 헤아려보면 꾸짖는 소리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고, 또 비유하면 한 장님으로 보게 해도 아무 것도 눈에 보이는 것이 없고, 설사 100명의 장님으로 보게 해도 아무 것도 보이는 것이 없듯이, 꾸짖는 것도 그와 같아서 한 글자도 이루지 못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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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 295] 쪽 |
설령 백천 글자라 해도 다 공(空)하여 없는 것이다. 설사 부모·아내·친척·이웃들이 모두 나를 칭찬하고 기릴지라도 다 공한 것이다.' |
마땅히 이와 같은 관법을 지어야 한다. 말이 다른 오랑캐들이 비록 나를 꾸짖고 욕할지라도 마치 바람과 메아리소리처럼 모두가 공한 것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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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기가악품(棄加惡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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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수행하는 이가 고요히 선정(禪定)에 들었을 때에 누가 와서 몽둥이로 때리고 칼·몽둥이·기와조각·돌을 가져다가 그 몸을 때릴 때에는 마땅히 이런 관법을 지어야 한다. |
'명(名)과 색(色)은 다 공한 것이라, 맞는 것도 때리는 것도 다 존재하는 것이 없는 것인데, 본래 어디로부터 생겨날 것이며, 누가 성을 내는 자이고 누구를 향해 성낼 것인가? 내가 전생에 착한 일을 하지 못하여 이런 환난을 당하는 것인데, 가령 명과 색이 없다면, 액난을 만날 이유도 없을 것이다. |
내가 만일 성을 내어 그 사람에게 되갚는다고 하면, 온갖 원수가 매우 많을 것이므로 다 갚지 못할 것이다. 비유하면 독사와 100개의 발이 달린 벌레와 벼룩·이·모기·등에·거미·벌 같은 것들이 사람을 괴롭힌다 해도 무엇으로써 보복할 수 없는 것과 같나니, 밖에 있는 모든 걱정거리는 제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체내에 들어 있는 404가지 질병과 80가지 벌레는 어떻게 제거할 수 있겠는가?' |
그러므로 마땅히 속마음을 조복하여 모든 번뇌를 소멸하고 그 뜻을 고요하게 하는 것을 수행이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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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천안견종시품(天眼見終始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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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수행하는 이가 졸음이 온다면 마땅히 무상하여 오래지 않아 죽음에 나아갈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여러 가지 괴로움과 나고 죽는 괴로움을 생각하여 손을 씻고 얼굴을 씻은 다음 4방을 쳐다보기도 하고, 밤에는 별[星]들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마음을 제어하기도 하며, 게으름을 버리고 누워 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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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 295] 쪽 |
자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그래도 졸음이 그치지 않는다면 마땅히 일어나 경행(經行)해야 한다. 가령 마음이 안정되지 못한다면 마땅히 그 자리를 옮겨서 밝음을 보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니, 아무리 마음속이 어두울지라도 3광(光 : 해·달·별)을 생각한다면 안팎이 환하게 될 것이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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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생사의 괴로움을 기억하여 |
죄를 살피고 4방을 쳐다보며 |
바깥 광영(光影)을 보려고 생각하면서 |
마음속에 비추는 광명을 구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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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의 어둠을 소멸하여 무너뜨리되 |
해가 어둠을 소멸하듯 해야 할 것이다. |
이와 같이 하면 아무리 눈을 감고 있어도 |
보이는 것이 눈뜬 이를 뛰어 넘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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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는 이는 늘 밝은 것 보기를 생각하되, 밤낮을 달리하지 말고 크고 작고, 옳고 그른 갈래를 분별하며, 멀리 다니면서 널리 배워서 무엇이든지 해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 없어야 한다. |
이와 같은 것을 생각한다면 곧 도의 안목을 얻고 소견이 평등해져서, 더욱 멀리 뻗쳐 정거천(淨居天)까지 미치게 될 것이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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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졸고 있어도 늘 눈을 뜨고 있는 듯 |
선정에 들어가 보는 것은 천안보다 나아 |
널리 세간의 중생들을 보고 |
하늘까지 뻗쳐 보이지 않는 것이 없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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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는 이가 이미 도안(道眼)을 성취하였으면 모든 방위와 3악(惡)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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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 295] 쪽 |
곳곳까지 다 보이게 된다. 비유하면 장마비가 하루아침에 맑게 개었을 적에, 눈 밝은 사람이 산꼭대기에 머물러 있다면, 성곽·나라·고을·마을·백성들과, 나무·꽃·열매, 그리고 흐르는 물과 솟아오르는 샘과, 사자·호랑이·이리·코끼리·말·양·사슴과, 모든 들짐승들의 가고 오고 서 있는 모습이 모조리 다 보이는 것과 같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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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면 거울과 허공 같아서 |
장마비 개고 햇빛이 밝은 것 같고 |
눈 밝은 사람이 높은 산에 있으면서 |
위에서 아래를 보면 안 보이는 것이 없는 것 같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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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성곽(城郭)·나라·고을이 다 보이듯 |
수행하는 이도 그와 같아서 |
세간과 새 짐승들과 |
지옥과 아귀의 중생들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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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수행하면 삼천세계를 보고 사람의 나고 죽음과 선악의 갈래를 보리니, 이것을 신통(神通)을 통달한 것이라고 한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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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위없는 맛을 지닌 감로(甘露)가 있다 해도 |
삼천세계 보는 덕은 그보다 더하네. |
또한 도를 수행하고 불교를 따랐으므로 |
재빨리 신통을 얻어서 걸림이 없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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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널리 일체의 청정함을 보시고 |
중생을 가엾이 여기셨기에 이것을 말씀하셔서 |
시작하고 끝나는 근본을 끊고 빨리 해탈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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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 295] 쪽 |
다함 없는 이치를 분별하여 설하셨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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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천이품(天耳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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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 바퀴 삼아 고요히 인연에 응하시고 |
걸리는 것 없이 바른 도에 따르시네. |
이 도의 법륜(法輪)을 굴리시는 |
전륜대성(轉輪大聖)께 머리 조아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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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기악(伎樂)을 죄다 살피시고 |
불쌍히 여기는 마음 베품이 평등하시어 |
하늘과 사람, 지옥의 소리 다 들으시는 |
거룩하고 청정한 성품 지닌 분께 합장하고 머리 조아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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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는 이가 천이(天耳)를 성취하면, 문득 환히 들음을 얻어 번잡하고 소란스러운 것이 없게 된다. 비유하면 사람이 땅을 파서 숨겨져 있는 보물을 구하는데, 본래는 한 무더기만 찾아내려고 하였다가 나머지 숨겨진 것들까지도 다 얻는 것처럼, 수행하는 이도 이와 같아서 본래 천이를 구하면 환히 듣는 것은 저절로 따라오므로 하늘세계와 인간세계의 모든 소리까지도 다 듣게 된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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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리건대 저 수행하는 이가 |
좋은 방편으로 법을 일으키고 |
정근(精勤)하여 천이를 얻어 |
하늘세계와 인간세계를 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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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히 듣는 것이 저절로 생겨 |
듣는 것도 한량이 없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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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 295] 쪽 |
사람이 땅에 숨겨진 한 보물을 구하기만 하면 |
나머지 보물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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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면 밤중에 여러 사람들은 모두 자는데, 어떤 사람 혼자만 깨어 7층 다락에 올라가면, 마침 고요한 때이므로 모든 음악과 기악(伎樂) 소리·가무(歌儛) 소리·울부짖는 소리·슬퍼하는 소리·북 치는 소리 등이 모두 뚜렷하게 들리는 것처럼, 도를 닦는 이의 소견도 그와 같아서 마음은 본래 고요한 것이므로 멀리 지옥에서 울부짖고 괴로워 절규하는 소리까지 다 들리며, 아귀(餓鬼)·축생(畜生)·하늘세계·인간세간의 기악 소리까지도 보이고 들리나니, 이것을 천이신통(天耳神通)의 증과(證果)라고 한다. |
이것을 게송으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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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에 여러 사람은 모두 다 잠들었는데 |
어떤 사람이 일어나 7층 다락에 올라가면 |
마침 고요한 때이므로 일체 사람들의 |
기악과 가무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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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닦는 이도 이와 같아서 |
천이(天耳)로 온갖 소리 사무쳐 듣고 |
삼계(三界)에 있는 모든 형색(形色)과 |
그 말소리까지 죄다 분명하게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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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없이 많은 경전의 뜻을 따르고 |
그 나머지를 얻어 감로(甘露)를 먹는 것이 |
마치 병든 사람이 좋은 약 먹는 것 같아 |
지금 세존의 천안(天眼)의 가르침을 말하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