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위염? 위암 전 단계인데.. "파, 양파, 마늘 드세요"
속이 쓰리면 흔한 위염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일 경우 바짝 긴장해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위암이 생길 위험이 각각 최대 6배, 20배가량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젊은 위암 환자가 늘고 있는데, 진행 속도가 빨라 사망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위암의 전 단계 질병에 대해 알아보자.
◆ "흔하다고 방치하지 마세요." 위축성위염 등 잘 관찰해야
만성위염은 표층성 위염, 위축성 위염으로 구분된다. 표층성 위염은 만성위염의 초기 단계로 점막의 변화만 있어 위내시경에서 붉게 부어오른 상태만 나타난다. 위축성 위염은 여기서 더 진행해 위의 점막이 위축되어 얇아지고 혈관이 투명하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만성위염의 원인으로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 짠 음식, 조미료, 약물, 알코올, 커피, 담배 그리고 심리적 스트레스가 꼽힌다. 특히 위축성 위염은 유전적 요인, 당뇨병, 동맥경화증, 철분 결핍성 빈혈 등과도 관련이 있다. 위축성 위염은 명확한 증상은 없으나 상복부 불쾌감, 복통, 트림, 소화불량, 구역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 짜고 매운 음식을 먹은 후 소화가 잘되지 않는 느낌이 올 수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의 염증이 악화되어 점막의 분비선이 없어지고 작은 돌기 같은 것이 무수히 생기며, 붉은 점막이 회백색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위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직검사를 해 보면 20-30%에서 장상피화생이 발견된다(서울대병원 자료).
◆ 가장 두려운 암, 위암.. 신규 환자만 1년에 3만여 명
위암은 우리나라 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암이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의 박기호·김영애 교수팀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암 및 치료 후유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한국 성인 남성은 폐암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암 치료와 관련한 후유증 중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남녀 모두 통증이라고 응답했다.
2019년 12월에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의하면 위암은 2017년에만 남녀를 합쳐서 2만 9685건 발생해 전체 암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위암은 아주 초기라면 위를 자르지 않고 내시경으로 국소 절제를 할 수 있다.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76.5%이지만 위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에 전이된 경우 5.6%이다. 늦게 발견하면 생존율이 뚝 떨어진다(국립암센터 자료).
◆ "위암의 전 단계 질병 있다면, 긴장하세요."
위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하지만 정기적인 위내시경과 함께 위암의 전 단계 질병을 관리하면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이 그 것이다. 특히 장상피화생은 위암의 발생 위험도가 최대 20배, 위암으로의 진행률은 최대 10%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국가암정보센터 자료).
위에 염증을 일으켜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증 등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도 조심해야 한다. 위 세포의 모양과 크기가 변하고 정상적인 위의 샘 구조가 변형된 이형성증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할 위암의 전 단계 질병이다.
◆ 채소와 과일이 위에 좋은 이유
위 건강을 지키려면 어릴 때부터 짠 음식, 부패한 음식,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햄-소시지 식품, 불에 탄 음식 등은 삼가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채소와 과일에는 몸의 산화(노화, 손상)을 막아 염증을 예방하는 항산화물질(antioxidants)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금연은 필수다. 세계암연구재단(WCRF)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에서 파, 마늘, 양파 등 백합과 채소와 신선한 과일이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만성위염도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알코올, 카페인 등이 포함된 음료, 향신료, 차거나 뜨거운 음식, 아스피린, 항생제 등 약물의 사용을 절제해야 한다. 50세 이상은 국가암검진에 따라 2년에 한 번 무료로 위내시경을 받을 수 있다. 40대 뿐 아니라 20-30대라도 위암 유전성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위내시경을 하는 게 좋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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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