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발견 중 최상위 그룹에 속하는 것을 꼽으라면 불(火)이라고 서슴지 않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추위에서 벗어나 따뜻함을 얻을 수 있었고 익혀 먹을 수 있는 식생활의 발전과 맹수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된 것 등 금속을 녹여 무기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의 발명 등 많은 일이 생겨 나게 되었습니다. 번개 등과 같이 자연적으로 얻은 불은 문화가 발전하면서 불을 얻는 방법이 다양해졌고 그에 따라서 불이 가진 위험성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대단하고 폭발적으로 되었습니다. 불을 얻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종이나 목재 같은 가연물(물질)과 산소(공급원)와 번개나 불꽃(점화원) 이 세 가지가 인연이 되면 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이 세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차단하게 되면 불을 끌 수 있다는 말로 연결됩니다.
화재는 현재 6등급으로 나누어지는데 가연물이 종이나 목재 등일 때는 A급(일반화재), 가연물이 휘발유 등 위험물일 때는 B급(유류화재)으로 가연물이 전기시설일 때는 C급(전기화재)으로 가연물이 알루미늄 등 금속일 때는 D급(금속화재)으로 가연물이 LPG 등일 때는 E급(가스화재)으로 가연물이 동식물성 지방이라면 K급(주방화재)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화재의 종류를 세분화한 것은 소화의 방법이 가연물에 따라 각각 다르다는 것입니다. 불이 난 원인을 신속히 파악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나아가서는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불을 끄는 소방수들은 불이 난 것을 멀리서 보고 가연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연기의 색깔을 보고 알 수 있습니다. 백색 연기는 A급 화재, B급 화재는 흑색 연기 등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대처하여 소화 작업을 하므로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습니다. 불이 났다고 무조건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법구경 게송 4번과 불(화재)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뺨을 맞았거나 주먹에 눈언저리를 맞았을 때 우리는 불꽃이 일어났다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그런 이유로 불꽃, 즉 불을 게송 4의 핵심어 중 하나로 보고 글을 전개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시고 읽어보시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게송 3의 사유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욕을 하고 폭행을 한다는 것은 분노(성냄)의 표출 방법의 하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불의 요소와 비교했을 때 가연물은 자신이고 점화원은 폭행하는 자이며 공급원은 욕이나 폭행이 일어나게 된 어떤 상황이 될 것입니다. 불을 끌 때 원인에 맞추어 소화기를 사용하듯이 폭행이나 욕이라는 불꽃에 자신이 타지 않으려면 3가지 요소 중 한 가지의 공급을 막으면 불은 꺼지게 마련입니다. 만약 유류 화재를 물로써 제압하고자 물을 뿌리면 그 불은 더 넓게 번지듯이 욕과 폭행의 원인을 고요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욕을 욕으로 대하고 폭행을 폭행으로 대처하게 되면 유류 화재에 물을 끼얹는 것과 같이 불은 더 크게 번져 날 것입니다.
불은 모든 것을 흔적도 없이 태워버리는 속성이 있습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온 산을 태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이 일군 명예나 부귀를 일 순간 참지 못함으로 인해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욕 한마디. 주먹 한 방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분노를 참는 것과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는 지혜로운 눈을 가진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