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구 시조집/ 성구(成九)의 시절인연(時節因緣)/ 작가/ 2024/ 번역 우형숙

[바보공주]

성구야/ 임성구

섣불리 웃지 마라

장마의 날 있을 거다

함부로 젖지도 마라

우는 하늘 며칠이겠니

시인은 웃음도 울음도

절체절명에 쏟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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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 환청/ 임성구

초겨울 지는 잎들

가랑가랑 들리는 소리

봄새 같은 어머니는

산무덤쯤 꽃 피웠네

심골(心骨)에 함박눈 내려

손톱이 긁는 저 시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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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포옹/ 임성구

가슴엔 늘 날(刃)이 선, 말만 품은 줄 알았네

그 눈빛도 가시로만 돋은 줄 알았었네

꿈에서 슬쩍 안으며 웃는, 그윽한 눈빛 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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