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상징>
시에서 구조적 상징이란 화자의 인식 개입이 없는 객관적 진술(fact)임에도 암시적 의미망이 스며 있는 경우이다.
그런데 소통을 위한 인간의 서술(설명, 서사, 묘사, 논증)에는 객관이란 없다. 거의 ~ 대부분 화자 판단이 개입된다. 주로 수식어, 어미, 조사, 특정 어휘를 사용한다.
이런 점에서 앞의 시 <허공에 흐르는 강>은 제대로 된 구조적 상징은 아니다.
<허공에 흐르는 강 = 허상의 삶>, <하강하는 수직의 강 = 가치의 추락>으로 강력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화자의 가치 판단이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제재의 재해석”이다.
그래도 시작 과정이 단순 서사를 활용하였으므로 구조적 상징으로 묶었을 뿐이다.
비교적 단순한 서술로 만든 예를 보자.
첫여름 보리밭
- 낙동강․134
앞동뫼
솔가지 새로
초승달
실눈 가리면
앵두알
곱게 농익은
고 계집애
젖은 입술에
첫여름
노랗게 여문 보리들
가․지․런․하․게
넘․어․지․겠․다
이 시는 숨겨둔 의미망이 없는 구조다. 그래서 단순 소묘다.
'초여름'과 '첫여름' 두고 선택 고심을 하였다. 초경이냐 첫사랑이냐에서 후자를 선택---
종장의 가운뎃점은 이유를 상상하시라. ~ㅋ
(다만 이튿날 그 가시네 즈거 엄마가 우리 집에 와서 “신답때기요. 개 좀 묶어놓으소. 보리밭 다 삐데요.”라고 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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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래 작품은 매우 강력한 상징성을 지녔다. 왜일까?
동반同伴
- 낙동강․109
해종일 밭을 갈고
돌아오는 강둑길을
엷게 피는 저녁놀은
황소등에 가볍게 얹어
아득히 등짐을 지고
소를 따르는 늙은 농부
****내용은 단순 소묘다. 그런데 이 시의 핵심은 제목 <동반同伴>에 노골적으로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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