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무대가 없다?
마이미스트 유진규(57)씨가 ‘아름다운 사람(1979년)’ ‘빈손(1998년)’에 이어 자신의 작품세계를 세 번째로 뒤집는다.
그가 29일부터 2009년 1월18일까지 춘천 브라운5번가 내 갤러리 미공간봄에서 선보이는 신작은 ‘빨간방’이다.
공연시간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매일 오전11시부터 오후6시까지 공간이 열려있을 뿐이다.
공연무대도 없다.
공연자 유진규 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
유진규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공연은 공연장에서 정해진 시간에 관객을 모아놓고 하는 것’이라고 굳어진 정의에 ‘왜?’를 던진다.
그는 정해진 공연시간과 장소, 모아진 관객은 공연의 형식일 뿐 공연의 본질은 아니라고 말한다.
유진규씨는 “공연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공연자와 관객의 만남 그 자체이며 서로 교감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공연이 스쳐 지나가는 구경거리나 소비재가 아니라 ‘당신은 누구인가’란 질문을 던지길 원한다”고 밝혔다.
‘빨간방’은 객석에 다수의 관객을 묻어두지 않는다.
관객은 한 명씩 3분 간격으로 입장하고 미로처럼 얽힌 예측불가능의 공간에 설치된 거울로 자기 자신을 보게 된다.
그는 “빨간색에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며 “매년 ‘까만방’ ‘하얀방’ ‘노란방’ ‘파란방’으로 한 작품씩 만들어 관객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작은 29일 오후3시부터 선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