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1
억새는 갈바람을
타박하지 않는다
주어진 순리대로
바람 따라 흔들릴 뿐
시류에 꺾이지 않는 것
그게 참된 순종이다.
억새 2
강풍 앞에 엎드렸다,
또다시 일어서는
결 굳은 푸른 결기
물억새를 보아라
고개는 숙일지언정
무릎은 꿇지 않는다.
억새 3
물안개 자욱한 아침
텃새 떼 분주히 난다
노숙에서 깨어난
누워있던 억새 숲이
은빛의 햇살 머금고
무소유를 소유한다.
억새 4
갈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꽃을 가만히 보자
줄기는 흔들릴지언정
뿌리는 그대로다
우리의 삶은 그거다,
뿌리 깊게 사는 거다.
억새 5
늦가을 마른 억새는
새로 구한 면도날이다
사람도 나이테 늘면
저, 잎처럼 날이 설까?
조금 더 부드럽게 시리
깔끔하게 살아야 한다.
첫댓글 홍 시인님 늦지않고 이렇게 글 올려 주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