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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 4차(화현고개-다름고개)***
-.일 자 : 2008년 7월 17일(맑음)
-.루 트 : 화현고개(5:05)-443.6봉(5:23)-명덕삼거리(6:16)-수원산(6:56)-송전탑(8:20)-국사봉(8:52)-육사생도참전비(점심:9:35~9:55)-작은넓고개(10:26)-601봉(11:44)-주엽산(12:02)-비득재(12:46)-노고산(13:26)-천주교공원묘지(15:03)-다름고개(14:37)
-.거 리 : 24.8km
-.시 간 : 9시간 22분
-.참 가 : 조헌균,남희우,정찬구,이기원,서정근,김영창,권정순,김종봉,이장복,신동환,오연규,권연임(12명)
연일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열대아로 전국이 잠 못 들고 있는 이때 정맥길에 나선다고 하니 다들 우려를 표하지만 산꾼들은 안다.
빗물처럼 흐르는 땀을 훔쳐내가며 온갖 난관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과정 속에서 겪는 무념의 상태 와 혼신을 다한 후에 맛보는 성취감을... 그러나 1박2일의 후유증이 너무 컸던지 안 하던 걱정까지 더해져 더위와 빗물의 더위를 피할 궁리를 해보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는데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신임 팀장을 맡은 삼신님의 희생과 배려로 밤길을 가르며 산행지로 이동한다.
이로써 더위걱정 하나는 해결 되었다.
대진고속도로에 올라 대전을 지났을 때쯤 소나기가 한차례 퍼 부었다는데 비몽사몽간에 스쳐 지나갔고 어느새 서울외곽고속도로를 빠져나 와 해장국집앞에 서있다.
검푸른빛만이 드리워져 있는 야심한 시각에 해장국으로 배를 채우고 47번 국도의 하산지점을 귀신같이 찾아 들어 들머리인 군부대진입로에 정차한다.
아직 어둠이 완전하게 걷히지 않아 건너편의 운악산이 하늘금을 가르는 여명의 시간에 산행은 시작된다.
▲화현고개
▲화현고개에서 바라본 운장산
오랜만에 맛보는 새벽공기의 신선함을 뒤로하고 앞 구간시 빗물과 풀잎에 맺힌 이슬 때문에 고생을 했던 터라 물에 대한 대비를 한 후 시멘트도로를 따른다.
시멘트도로는 군부대 철조망에 막혀 후문에서 끝을 맺고 군부대의 철조망을 따라 오름길이 시작되어 숲으로 접어든다.
▲군부대
길은 넓어 우려했었던 이슬과의 접촉은 피했으나 오름길을 오르면서 등이 땀이 촉촉히 배어 삼각점이 있는 443.6m봉에 올라선다.
이곳에서는 직진길이 뚜렷하나 지도를 살펴보면 삼각형의 꼭지점을 이뤄 좌측으로 급하게 꺾이므로 알바의 염려는 없지만 그게 아니어도 이젠 모두가 정맥길에는 도통한 지라 감각만으로도 어디가 마루금인지를 안다.
▲443.6봉
내리막길은 포근하다.
다시금 군부대 철조망을 만나고 이 철조망을 떨쳐냈다 붙었다를 반복하며 마루금을 이어가는데 군부대가 끝나는 지점까지 철조망을 쭉 따라도 되겠다.
망루가 있는 작은 봉우리에서 군부대를 떨쳐내고 숲속으로 들어가자 관목과 수풀이 우거져 있어 애써 피해왔던 물방울의 융단폭격에 한방에 옷이 젖어 버린다.
잡목지대를 헤쳐나가느라 보이는 것이 없기도 하지만 지금의 상태라면 오늘도 한북정맥 마루금의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정도로 숲속은 안개로 꽉 채워져 있다.
또 다른 군부대의 철조망이 나타난다.
이 부대도 규모가 꽤나 크다.
철조망을 따르다 망루에 서있는 모형군인을 보고 놀래 하는 삼신님이 우습다.
군부대 철조망을 떨쳐내고 내림길을 내려서자 포천의 화현면에서 올라오는 차소리가 힘겹게 들려오는 56번지방도로 삼거리를 이룬 명덕고개다.
명덕탄산천과 웨스턴벨리등의 화려한 입간판 등이 있지만 주변를 살펴봐도 딱히 유흥시설의 건물이라 할만한 곳은 보이지 않는 고갯마루다.
▲명덕 삼거리
▲수원산 군부대로 오르는 도로
아스팔트도로를 벗어나 협박성의 감시카메라 경고판이 있는 시멘트도로에서 수원산오름길로 접어든다.
좌측에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더니 소리를 따라 올라오는 심한 악취에 숨도 못 쉬겠다.
교통호를 건너고 완만한 오름길이 지속되다 우측편으로 가끔씩 보였던 수원산으로 향한듯한 도로가 멀어지고 부 터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등뒤에는 어느사이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으나 숲은 여전히 안개가 자욱하다.
그나마 일반등산로로 애용된 듯 길이 널찍하고 굵직한 소나무들로 이슬이 와의 접촉만은 면했다.
바위지대부터 길이 완만해지고 수원산의 사면길로 들어선다.
숲사이로 언뜻 보이는 건물은 수원산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로 오르지 못한다.
다소 한량해진 산행로에 여유가 생겨 무념 속에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이 꿀벌님은 새 한마리를 보여주는데 수원산정상안내판을 지나고 얼마 후 운명을 하여 매장을 한다.
▲수원산 정상의 군부대
헬기장에 올라 숲을 벗어나며 모처럼만에 트인 시야에 안개속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임도를 따른다.
수원산정상을 가리키는 또 하나의 이정표에서 임도는 내촌리방향으로 보내고 약수터 방향을 따라 올라서니 깃발이 꽂힌 정상부에 약수터정상 갈림길의 이정표가 있는데 정상에 약수터라....
수원산까지 고도를 벌어 놓은 것이 있으니 이젠 여유가 있다.
완만한 내림길에 송림 사이를 헤집고 바람마저 솔솔 불어와 살갓을 스치는 느낌이 좋다.
풀이 자라 묵혀 버린 헬기장을 지난다.
그러고 보면 백운산에서 국망봉구간을 지나면서 잘 정리되어 있던 헬기장과 숱하게 보았던 이정표가 어느 사이 사라지고 없다.
이젠 최전방과도 멀어진 듯......
▲약수터 정상 방향으로..
▲내촌 방향으로..
쭉쭉 뻗은 잣나무 군락지가 나타나며 안개속에 햇살 한줌이 보태지자 영화속의 한장면이 연출되듯 운치를 더한다.
잣나무군락지를 벗어나면서 잡풀이 잠식해 분간키도 어려운 헬기장을 지나고 부터는 방화선을 파고든 듯한 수풀지역으로 변해 온몸이 흠뻑 젖어버리니 모두가 앞서기를 꺼려 한다.
마루금은 큰 굴곡없이 이어지나 잡목을 뚫고 길을 헤쳐나가기에 급급하다 보니 사라졌던 벙커들을 다시금 확인할 뿐 현위치가 어디쯤인지 도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그사이 여니미님은 입술을 벌에 쏘여 퉁퉁 부운 모습으로 나타나 아픔을 호소하긴 하는데 이거 빨아서 침을 빼줄 수도 없고 난감하기 그지 없다.
▲잣나무 군락지
송전탑이 연이어 나타나고 전망이 확 트이는 곳의 철탑에 이르자 한북정맥상 처음으로 세상이 짠하게 열리면서 포천과 연천을 오가며 이용하였던 47번 국도와 베어스타운리조트의 스키 슬로프도 보인다.
이제 지도상으로 국사봉까지는 철탑이 2개 남아있다.
길을 헤쳐 나오느라 흠뻑 젖어버린 선두그룹은 슬슬 눈치를 살피다 어쩔 수 없음을 감지하고 다시금 앞잡이를 하여 수풀의 물을 털어내며 그만그만한 고도 속에 철탑들을 지나 수풀이 무성한 헬기장을 올라 국사봉에 올라선다.
국사봉은 어느 곳과 다름없이 이름값을 못하기는 똑같은지라 여기 또한 조망도 없고 우기 때문인지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어 주변을 대충 정리를 한 후 증명을 남긴다.
▲송전탑
▲송전탑에서 바라본 베어스타운
▲국사봉 직전의 헬기장
▲국사봉
내리막을 내려선다.
급경사 내리막길이 계속되다 안정을 되찾자 주변은 어느새 관목지역은 사라지고 키 큰 소나무지역으로 변하여 편안함을 안겨준다.
마루금을 파고들어 급경사를 이룬 곳에 경계철조망과 펜스를 설치한 채석장을 벗어나고 조그마한 오르막을 올라 한층 반질 해진 내리막을 내려서니 육사생도참전기념비가 있는 곳으로 주변은 논과 공장지대로 변하여 버렸다.
이후 더 이상 접선할 곳이 없어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나 평소 산행출발시간도 안된 이른 시간이다.
아침에 이어 거한 점심 비빔밥이 광장의 한켠에 차려진다.
식수도 구하기 힘든 정맥상에서 이런 호화 음식이 가능한 것은 음지를 지향하며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이 있기에 가능하다.
건너다 보이는 큰넓고개까지는 공장들로 채워져 있어 축지법으로 87번 국도의 큰넓고개까지 이동한다.
▲마루금을 파고들어 온 채석장
▲육사생도 참전비
▲참전비에서 바라본 큰넓고개
이젠 풀잎의 이슬은 사라졌지만 애타게 찾았던 햇살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도로 절개지를 헉헉거리며 올라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서야 서늘한 기운이 스며든다.
정맥길은 묘지 때문에 생긴듯한 임도 길을 따라 왔던 길을 꺼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이 이어지는데 어느사이 꿀벌님의 등뒤에 매미가 앉아 있다.
아침의 참새에 이어 매미가 꿀벌님에게만 붙는 거를 보면 자연인을 알아보는 듯도 하다….
정맥길은 우측으로 꺾이면서 좌측편으로 마을을 내려다 보며 이어지고 비포장도로의 작은넓고개를 앞에 두고 민가에서 설치해 놓은듯한 부서진 나무계단을 내려선다.
신당인 듯 울긋불긋한 깃발이 세워진 건물이 숲사이로 보이는 곳으로 차에서 죽엽산 오름길에 대한 준비물들을 챙긴다.
▲큰넓고개
▲작은 넓고개
오르막능선을 올라서고는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지만 바람 한 점 없는 한낮의 기온에 그늘만 벗어나면 숨이 탁 막힌다.
좌측으로 계곡처럼 깊게 패인 곳에 물길도 어느 정도 비치는 것이 갈증을 해소할 만큼은 된다.
교통호가 물길에 폐여 골로 변해 버린듯한 이곳의 지형이 대변해주듯 급경사 오름길이 계속되어 벙커지역을 통과하고 커다란 바위가 듬성듬성 있는 능선에 올라섰다가 다시금 우뚝한 570봉 하나를 더 올라서는데 여기가 죽엽산이라 착각할 정도의 체감고도였으나 죽엽산은 그냥 내놓지는 않는다.
내리막을 내려서며 철탑을 지나고 입산통제안내판을 만난다.
통제구역이 광릉시험림 전 지역으로 되어 있어 이젠 광릉수목원관리범위에 들어 왔는가 보다.
반증이라 하듯이 쭉쭉 뻗은 잣나무숲이 이어지고 청솔모가 떨어뜨려놓은 잣송이를 줍는 재미들이 쏠쏠하여 소삼각점이 있는 600.봉에는 쉽게 올라선다.
앞으로 또 하나의 봉우리가 버티고 있지만 제법 너른 공터를 이루고 있어 쉬었다 간다.
▲601봉
잣나무에서 커다란 소나무로 바뀌어가고 아늑함도 더해간다.
흙길도 보드라워 걷기에는 더없이 좋아 헬기장을 지나 금새 죽엽산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은 개인이 붙인듯한 안내판이 붙어있을 뿐 조망은 없다.
그러나 오늘구간의 난코스를 모두 극복했다는 성취감에 기분만은 상쾌하다.
▲죽엽산(주엽산)
내리막을 내려설듯하다가 올라서는 것이 어째 올라서는 것이 죽엽산의 고도보다 높다는 생각이 든다.
본격적인 내리막이 시작되고 주변은 소나무군락지로 변했는데 간벌을 잘 해놓아 나무들이 하나같이 우람하여 조경수를 옮겨 놓은 듯이 멋스럽다.
임도가 가로지른다.
주변에 잔가지가 없으니 표지들을 메달자리가 없어 표지기가 싹 사라져 헷갈림이 있다.
철탑을 따르면 된다지만 직직 길로도 철탑이고 우측능선상에도 철탑이 즐비하다.
직진 길로 들어서서 철탑을 지나고 소나무숲을 빠져나 와 잣나무숲으로 들어선다.
잣나무에 달린 잣을 따려는 김하사님을 겨우 말려 놓았는데 조금 지나자 임산물절도범은 간첩보다 무섭다는 서늘한 경고판이 붙어있다.
곧이어 음식점들이 차지하고 있는 차선 없는 포장로인 비득재로 내려선다.
오늘 목표는 여기까지 였으나 산행을 마치기에는 시간이 너무 이르다.
▲비득재
결국, 아니 처음부터 계획하고 있었지만 다름고개까지 더 진행하기로 수정을 하고 말벌님의 벌꿀과 삼신님의 막걸리로 원기를 재충전하여 비득재도로를 넘어선다.
이젠 더위와의 싸움인 것 같다.
수풀을 헤치고 초입을 찾아 마루금으로 들어서자 교통호가 나오고 철탑을 지난다.
관목들이 차지하고 있는 또 하나의 철탑은 햇볕에 노출되어 용광로처럼 후끈 달궈 놓더니 급경사로 바뀌어 송신탑이 우뚝한 고모산까지 이어지는데 산정의 수풀들이 제거되어 있어서 망정이지 주변은 정상이라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잡풀들이 차지하고 있다.
고모산악회를 뜻하는지 고모산 정상을 표시하는 것인지 애매한 정상석을 비켜난 곳에 포천고모리산성의 안내판이 있는데 안내판내용 그대로 성벽의 흔적조차 찾기 힘들다.
아마도 이곳에 풀이 제거된 것이 고모리산성이 경기도기념물로 지정된 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노고산 송신탑
▲노고산의 포천고모리산성 안내문
수풀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곳을 빠져 나오자 의외로 길은 좋아지고 산신당 돌무덤흔적이 있는 임도를 넘어서서 운동시설마저 설치된 곳을 지난다.
숲길이 계속되고 잠잠했던 바람도 이젠 제법 불어와 걸을 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천주교공원묘지의 헐벗은 곳으로 들어선다.
공원묘지를 벗어나자 군부대철조망이 가로막고 초소의 망루가 있다.
철조망을 따라 후문까지 이어간다.
그늘이 없는 곳은 후덥찌근이 아니라 불가마다.
그나마 철조망주변의 잡초를 제거해서 망정이지 무지막지한 더위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아트홀님은 땀으로 온몸이 젖어 짠하게(?) 뒤를 이어오고 몰빵님은 발바닥이 아파 절뚝거리나 산딸기님은 제철이니 그렇다 치고 아침이슬님은 대지가 바짝 말라버렸는데도 여전히 싱싱하다.
정말로 괴력을 소유한 여성대원들이다…..
마루금을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를 원망하며 철책의 끝에서야 숲으로 잠깐 들어선 후 곧바로 다름고개로 내려서버린다.
이 다름고개는 98번 2차선 도로로 광릉수목원포도광고판이 세워져 있고 조경수들이 들어찬 레스토랑이 있는 곳으로 의정부가 가까워서 인지 차량통행이 무척이나 많다.
▲숲의 한가운데를 뚫어 터널을 만들어 놓았다.
▲임도
▲쉼터
▲천주교공동묘지
▲묘지가 끝나는 지점부터 군부대 철조망을 따른다.
▲다름고개
도심지와 인접해 알탕의 행사를 생략하고 햇살이 살아있는 시간에 귀가하고 보니 하루가 너무 길게만 느껴진다.
저녁겸 뒤풀이행사를 광양에서 할 줄이야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아침의 콩나물해장국과 선짓국은 참수리님의 덕분에 해결했고 점심은 전주비빔밥에 후식은 벌꿀로..
뒷풀이는 복분자와 삼신님이 쏜 뼈다구로 해결했는데 이건 초 호화판 정맥길이고 보니 뱃살이 더 붙는다……
첫댓글 여명의 그림자 ~ 그래도 우리는 간다 정맥팀 멋~져 멋~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