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4구간(고동고개-차령고개)
-.일시 : 2007년 9월 14일 (맑은후 비)
-.루트 : 고동고개(10:00)-전의산연수원입구(10:40)-IMG골프장(11:00)-덕고개(11:55)-차량이동 및
점심(12:00~13:00)-마루금접속(13:34)-철탑(14:00)-국사봉갈림길(14:30)-헬기장(14:57)-
국수봉(15:15)-차령고개(16:10)
-.산행시간 :6시간 10분
-.산행거리 :16km(총 21km 중 군부대 우회지역 제외)
-.참여자 : 백두산악회 9명
백두대간을 완료한 후 그 여세를 몰아 황당하기만 했던 "1대간9정맥 완주"란 테마를 팀의 목표로
정하고 실행에 나서 지금 것의 한테마 한구간들이 인원확보의 난제에 부딪쳐 마음조리지 않는 날이
없었지만 산악회가 산악인의 꿈인 국토마루금 완주에 바짝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은 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산행하기 최적인 가을로 접어들면서 한껏 달아 올랐던 참여가 대명절을 앞둔터라 여러 사유들로 밀물
처럼 빠져나가 호기를 놓쳐버린 느낌이 있으나 그 끈을 놓지 않는 님들로 인하여 버스가 봉고차로
바뀌었을 뿐 가녀린 갈대가 서로의 뿌리를 얽히어 거센 비바람을 견디어 내듯이 비좁은 공간 안은
친밀도가 흐른다.
이번 구간은 전구간에 단축했던 구간까지 소화해야 하므로 이동거리까지 합하면 다소 빡빡한 일정인데
이를 알기나 한 듯 고속도로를 미끄러지듯이 잘 달리던 봉고차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갓길에 정차
하는데 아뿔싸 펑크가 과열되어 철심까지 나와버렸다.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쇠공장의 숙련공들에 의해 복구는 신속하게 되었고 덕분에 길가의 온갖 야생화를
보며 잠깐의 여유를 찾을수는 있었지만 어제 애사 참여로 인해 엉망이었던 컨디션은 더욱 추락하고
있으니 오늘 구간을 무사히 마칠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정안을 넘어서면서 삼신님의 주변 설명속에 고속도로와 나란히 뻗어있는 1번 국도인 신.구 도로상의
목표지점인 차령고개를 미리 점찍어 두고 남천안을 빠져 나와 고등고개로 접어든다.
▲고등고개
잃어버린 줄 알았던 정맥깃발도 찾았겠다 도로가장자리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마치고 시작된 산행은
절개지를 올라서면서부터 꽃밭이 형성되어 기분을 상쾌하게 하더니 등로상에는 밤톨들이 즐비하여
꽃보다 더 유혹이 강하다.
삼신님은 신의 계시가 있었던지 팀장님을 앞서 성큼성큼 앞길을 잡아가더니 우산 만한 영지를 한 움큼
채취하여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영지로 돌려놓아 진행을 더디게 만든 주범이 되었지만 물욕은
본능에 가까운지라 자꾸만 등로 사이로만 눈길이 가는것은 어쩔수 없어 나 또한 가제비 눈이 될 지경에
서야 옛 고등고개를 넘어선다.
▲구 고등고개
형체를 찾을 수는 없으나 기차가 쉭 거리며 내달리고 있는 경부고속철도의 고동터널위 쯤을 지나 우회
로가 개설된 봉우리를 올라서자 원형 형태의 삼각점이 보이고 좌측으로 휘어 돌아서 우회로와 다시금
만난후 등산로와 비로봉을 가리키고 있는 이정표를 대한다.
▲이것도 삼각점인가...
▲비로봉 방향으로..
비룡산을 찾아가다가 비로봉이란 뜸금없는 이정표에 잠시 갈등을 하다 선두를 뒤쫓으니 나뭇가지로
등로를 막아놓은 곳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비룡산 오름길을 막아놓은 나뭇가지(전의산연수원 건물 때문에 오르지 못한다.)
▲전의산을 우회하면서 올려다본 능선
건물을 빽으로 한 멍멍이들의 그칠줄 모르는 저항도 그렇다지만 비룡산을 점령하고 있는 전의산연수원
건물 때문에 되돌아와야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탓에 좌측의 사면을 따라 우회를 하여 전의산연수원의
입간판이 있는 입구에 다다르니 아까 보았던 개들인지 된장을 외쳐대는 고문님의 고성에도 아랑곳없이
팀장님을 양몰이 하듯이 몰아내는것이 당하는 본인은 어떨지 몰라도 뒤에서는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아스팔트도로를 잠깐 내려서서 우측으로 꺾이어 잃어버렸던 정맥길을 찾으면 숲길의 내림길이 이어지
는데 어쩌다 선두에서다 보니 영지군락지가 나에게도 눈에 뜨이고 모든 사람들이 영지 하나씩은
수확하는 기쁨을 누린다.
▲전의산연수원 입구
▲고개
삼신님의 눈이 숲길을 헤치고 있던중 뱀 한 마리가 발자국소리에 놀라 도망을 가고 있는 것을 포착했는
데 뱀 하면 기겁을 하는 권여사님을 영지버섯이 구제하였고 재 하나를 살포시 넘어서서 좌측의 나뭇가
사이로 보이기 시작한 골프장으로 방향을 꺾는다.
▲비~암
IMG 클럽하우스에 빼곡히 차량이 주차된 주차장으로 내려서고 비록 지금은 저들과 추구하는 바는
틀려도 사람마음 변하는 것이야 순식간인데 언제 맘이 바뀌어 여길 찾을지 모르니 골프장의 입간판에서
증명를 남겨두고 정확한 마루금은 골프장이 잠식하여 버렸으므로 진입로인 2차선의 포장로를 따라
연결점을 찾아간다.
조경수로 심어진 잣나무의 푸른빛과는 달리 활엽수는 오색의 단풍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하고 길가에는
낙엽이 뒹굴며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어 단순하기만 한 도로를 따르는 것도 낭만이 함께하니
지겹지만은 않은듯하다.
▲IMG 골프장
도로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지점에서 숲으로 접어들어 절개지를 올라서면 다시금 완만하게 등로가
이어지는데 영지에 현혹되어 버린님들은 좌우를 살피느라 대열이 축축 늘어져지고 산불지역의
지독스런 잡목지역을 뚫고 나가 전의면이 훤이 내려다보이는 묘지에 이른다.
잠시의 쉼이 없었다면 직진길이 워낙 좋아 알바가 우려된 지점으로 정맥길은 잡목에 가려 잘 보이질
않는 우측길이다.
▲좌측으로 꺽어 숲으로 진입한다.
▲산불 후유증으로 잡목이 무성하다.
▲전의면이 내려다 보이고...
벌초를 해놓은 묘지 주변과 너무 대조되다 보니 성질 좋은 연규님도 한마디 내볕는 산불지역의
잡목구간이 조금 더 이어지다 개활지가 펼쳐지며 좌측으로는 배밭이 우측편은 푸른 농가지붕을
보이며 덕고개 표지석이 도로가에 커다랗게 보이기 시작한다.
1번 국도 부터는 군부대로 인하여 단절되어 밟을수 없는 곳이라 조금 더 간다고 별 의미가 없음을
알고 일찍이 단념한 터..
덕고개 입석의 표지석을 조금 벗어난 전의읍을 목표로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초지를 내려서니 독립기념
관과 공주,대전 등을 가리키는 안내판이 있는 2차선의 629번 지방도이고 그 옆에는 경부선철로가
나란히 하고 있다.
▲덕고개
▲경부고속철도
학생이 비싼 수업료 내고도 학교가기 싫듯, 반백이 넘어 살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은 싯점임에도 일상을
지겹게만 느끼는 어리석은 중생들은 마루금을 잇지 못하는 아쉬움보다는 거리를 빼먹는다는 안도감이
강해 코스모스가 곱게 피어있는 도로를 따라 막걸리집을 찾아 나선다.
그래도 산꾼은 산에서 살아야 되는데....
사람들의 눈빛들이 조금은 의아해한 느낌이 들 때쯤 우리의 봉고차가 슬그머니 당도하여 차에 올라
691번 지방도를 따라 약 7km의 군부대지역을 건너뛰고 삼거리슈퍼에서 막걸리를 짱짱하게 준비한
후 압실마을의 깊숙한 계곡까지 단숨에 이동하여 점심을 먹는데 이것은 산행을 잊은 야유회분위기다.
연신 부어대는 막걸리와 성자님이 가져온 족발의 환상적인 어울림이 점차 무르익다 못해 목에서 거부반
응을 일으켜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나 곧장 치고 올라가는 사면길에는 자신이 없어 다시금 압실마을까지
내려서서 민가앞을 지나 감나무밭사이로 길을 잡는다.
▲압실마을
능선에 들어선 후 곧 당도할 것 같은 마루금은 근 30여분을 소비한 후에 접속하고 점차 어두워진
날씨로 진행방향 때문에 혼선을 빗는다.
여기서 진행방향은 무조건 왼편이다.
▲군부대를 우회한후 주등산로 접속
날씨에 부담을 느껴 걸음걸이는 점차 빨라지고 좌측편으로는 숲을 뚫고 차량으로 이동하였던 시멘트도
로가 잠깐 보이더니 삼신님이 사면을 치고 오르자는 위치쯤에 압실마을에서 쇠내골을 넘어가는 널따란
재가 등로를 가로 질러 지나간다.
분명 구신은 눈치를 챘겠지만…
삼신님이 눈치챌 새라 재빨리 넘어서니 철탑이 나타나고 임도로 내려선다.
▲압실마을과 쇠내골을 잇는 재
▲임도 접속
한남금북정맥시 꽃마을에서 소속리산을 향해 "ㄷ"꺽어지는 형상을 꼭 빼닮는 곳으로 분기점을 송전철
탑과 국사봉 그리고 소속리산 쯤은 국수봉이 자리하고 있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 웅장한 철탑을 깃점으로 임도는 직진으로 보내고 정맥길은 우측으로 급격히 방향을
트는데 한두 방울 비치기 시작하는 빗줄기가 심상치 않아 마지막 증명 차 사진을 남기고 숲속으로
급히 빨려 들어간다.
비는 점차 소나기성으로 바뀌며 구름에 묻혀 사위 식별이 어려우니 거리 좁히기에만 열중한다.
▲철탑에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꺽인다.
데제고개 인듯한 재를 넘어 제법 긴 오르막상의 봉우리가 국사봉쯤으로 여겼는데 국사봉은 한참을
더 간 삼거리를 이룬 곳에서 정맥길을 벗어나 있어 지금 확인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국사봉 갈림길
국사봉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급격히 꺾어 내림길로 돌아섰다 작은 굴곡을 두어번 내려선 후 긴
오르막이 어어지고 그 정점에 다달아 잔돌들이 무성하더니 헬기장에 올라선다.
이곳이 국수봉이려니 했는데 삼각점이나 이정표등은 없고...
▲헬기장
헬기장 봉우리를 지나 5분여를 내려서니 임도가 나타나고 빗물 때문에 지지직 거리는 철탑을 비켜난
능선상에 나무에 걸려있는 국수봉 표지를 확인하나 비 때문인지 조망은 기대할 수 없고 현위치를
알았으니 차령고개까지의 시간을 다시금 설정한다.
▲국수봉
급내리막을 내려서면서 다시금 임도와 만나고 얼마후 국수봉을 지난 능선상에서 삼각점을 만나는데
어디 봉우리에만 삼각점이 있으란 법있는가…..
지형을 살펴볼 여유도 상황도 아니라 내처 진행하니 곧 임도가 끝나면서 정맥길은 밤나무밭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수확철을 맞해 탐스렇게 여문 밤들에 대한 견물생심도 잠시 코를 자극하는 농약냄새에 입맛마저
사려져 버렸고 밤나무밭 한가운데 자리한 삼각점을 발견하는데 이것은 방위를 표시한 방향이 틀리다..
▲No 220 삼각점
▲밤나무밭 한가운데 있는 No219 삼각점
▲밤나무 밭 한가운데로 진행한다.
밤밭이 끝나는 능선상에는 커다란 철탑이 차지하고 있고 정맥길은 철탑으로 개설된듯한 임도를 따르는
데 웅장함을 넘어 위축감을 느끼게한 철탑들이 즐비하게 이어진다.
차령고개가 지척인듯 차량소리가 가깝게 들려오지만 이것은 신도로인 차령터널을 지나는 차 소리고
구도로의 차령고개는 아직은 먼듯해 비에 젖어 젖어버린 옷과 질퍽거리는 신발로 더 이상 숲으로
진행하지 않고 임도를 계속 따르며 철탑들을 스쳐 차령고개까지 내려선다.
▲No 118 송전탑
▲임도
▲차령고개
천안시와 공주시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신도로가 계통되면서 차량통행이 끊기다 보니 휴게소마저
방치되었다 재 단장 중에 있고 차령고개 표지석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 듯 쇠사슬에 묶이어 있다.
비에 젖어 후줄근한 모습들에 왜, 무엇 때문이란 의문점이 입안에서 맴돌지만 또다시 찾을 것임을
스스로가 알기에 묵시적인 서로의 격려속에 금북의 또 한구간을 마무리한다.
산행을 마치고도 태풍 전야인 관계로 빗줄기는 거세다 가늘어 졌다를 반복하고 있지만 뭔가 채우지
못한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금강이 바라다 보이는 정자로 찾아 들어 막걸리로 뒷풀이를 하였음에도
급조된 안주의 부실함을 느꼈는지 기원님의 아지트로 찾아 들어 멀건 술에 흥이 넘쳐난다.
기원님 산행중 막걸리와 순천의 멀건주 참 잘 묵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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