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림 56 청도
아직까지 살아 있나는 것은
눈물처럼 썩지 않는 말들
혀끝의 독이 삭아 약이 될 때까지
내 안의 죽은 말들이 살아날 때까지/2018 초봄
1
새도 듣고 바람도 듣고 돌궐말
눈물 점들을 둥글게 만드는
사람꽃 반만 핀 마주 잡은
鴉靑빛 시간 청도 진월편백
세상의 안이면서 밖인 당신
숲길1 마음 이어지는 부엉
2 결코 죽지않는 말로 사
3 네루다 말숲 체의 총이
시인의 재산 돈으로 살 따질
손을 펴다 빌려서 쓰다갈 뿐
생의 정면 구겨진 연민이
나의 스팩은 하고 있다는 것
이중섭론1 둘레가 자회상
2 전쟁중에도 복숭아
나이 체험시공 따라와 슬몃
돌아가다 려면 통과건너돌
노시인 궁글려 때녹연륜탐
묵호 황장목 이끼 바위떡풀
아내의 눈물 물을 대주고
참꽃 손톱 따먹어보는
아카시아 타래 에룰러가고
2
시인의 탄생 강아지 풀어놓
시인의 전쟁 망초피라미 큰
발터 벤야민을 읽는 밤 역사
누이를 위하여
붉은 비애 버림받는자의
어떤 노래는 못옹이굳은삵
고준희와 고정희 환부 달밤
아청빛 아현동 혼돈 분별치
가두리 양식장 불온한 시적
당고개 블루 절절집교회 많
이깔나무 아래 거울 참회록
위하여 그냥 거시기를 위해
이상의 집 그 아상으로 점
박용래론 길 밖으로 망명한
호사치 그건 사치 누려야
등뼈 같은 길 아우르터 젖줄
방어에 대한 예의가 아냐 좀
인사동 블루 뱃속총 떡 미생
장욱진론 1 꼴 주객 금이 없
2 엿장수 맘대로 늘인
야만의 시대 공납금검열삼
만 개의 입 사라꺼지지 들불
삼천포 NLPD도 몰라 더 큰
광안리 산 내 안해 엉덩이는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입주
노래 들어 줄 사람이 없어도
3
카프카적 늪 퍼붓고 있지만 자신도/일부/썩은 책을 비추질
벽 하달/따를 뿐/완장/들어가는 길은 도무지
시인 핸드폰으로도 뚫을 수/비닐 같은 말/말 폭탄을 던지는
귀 지용의 장수산/한 편의 꿈/절망/시에도 진정 안식이
코 조각난 거울/흐릿한 등불/진창/더듬엎어기어/코 꿰어
완장 벗겨지면 이빨 빠진 똥개가
아담의 눈물 메뚜기만큼 쪼그라든 아담들/물꼬를 텨 줄 것인가
사막 석막/자신도 알아듣지/할퀴고 물어뜯고/개미지옥으로
로시난테를 타고 정 측면 돌파/과거로 미래를 읽는 바보 현자/로시난테
꿈꾸는 시인 정도전 인간이 도를/이서국에 삼봉, 소월과 육사도
김수영 문학관 됫병/대를 이어 부화하고
가람의 강 북돋아/가뭄일수록 더 불어나는 강
울음통 유전자알젖/눈물/불덩이/야생화
마른 울음 광장의 시든 풀잎도/콘크리트도 갈라터지게
사월 잉걸불/바람결
베어질 수 없는 나무들 남영동/생 이파리를
사람은 죽어서도 싸운다 관 장사/말은 죽지도 썩지도/엉거주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절망 한가운데로 실뿌리를 뻗어
이병기와 박열의 상관성에 대한 소고 가네코 후미코/흑우회/중간색
동래학춤 소음에 떠서/한 발 동안 강물이 멈췄다 흐른다/외유내강한
그날 이후 소시민들이 시민들로 탈바꿈.
눈물은 둥글다 웃음은 썩소/눈물은 기도처럼 하늘로/한 생애를 둥글게
시론 순수해서 불온한, 불온해서 순수한/최서림
1. 시공에 따라 다양하게 삶의 방식에 따라 상응하는
서정시라고 세계의 자아화라 단정해버릴 필요가, 자아들러의 용어에서 비롯된 ‘자아에 의해 포획된 세계’ 낭만적 서정시에 국한. 한시와 시조는 아니고 정경론적인 서정화 방식, 자아와 대상이 대등한 관점으로
동일성 시적 만남 미메시스적 연역적으로 획일화할 필요가, 고정관념의 문제
2. 해체시 이론가들 중에는 서정시 다 보수적이란 단정, 옛 이론으로 재단
신서정 일상 정경 사회 느낌 의미의 공동체를 둘 다 진보적이다
시인은 망명자/이곳에 살면서 속하지 않는 자/금의 안과 밖에 동시에 존재할 줄 알아야 진짜 시인/미학적으로 진보 정치적으로 보수
음풍영월 물아일체/아이러니와 비극/유유자적의 피눈물
3. 기술이나 기교에서 철학적으로
서정이 불가하니 도전하는/마르지 않는 희망의 원리
4. 편견과 전략적 무시로
유토피아적 비전이/서정이 들어 있기만 해도 비판 부정하는 역할을 수행
서사양식과 달리 서정은 시적 비전만을 제시해도 용납이/그런데 서사적 갈등을 함유/열망을 가로막는 현실적 제 조건과 끈질긴 싸움
박목월의 나그네 현실도피 대 이상적 농촌, 당위적 현실을 선취하여 제시
미메시스란 새로운 세계의 제시/새로운 세계를 모방함으로써 현실을 넘어서는 도약이 가능/현실 비판 개혁열망이
사물들 간 시적만남을 불가능케하는 현실적 세력과 부단히 싸울 수밖에 없는, 이 시대 서정시는 어둡고 무거워서 우리를 힘들고 불편하게 할 문명이다.
5. 말로 싸우는 글쓰기야말로 근본적인 변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불가능한 해방을 위하여 불가능한 싸움에 도전하는 것이 서정시인
자본의 부정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것을 폭로하고 비판하면서도 공동체젹 연대를/거짓질서를 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 질서를 구축하는 현실적 대안을
소월도 땅의 소유문제를 둘러싼 현실세계로/그 외는 허무 긴장관계를 갖지
6, 문학은 비공식역사다.
패배하고 잊혀지고 배제되고 은폐된 자들을 호명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복원해낸 작은 역사들이다. 문학적 호명은 해방의 서사다. 신음하는 소리들을 불러내주고, 잊혀진 이름들을 기록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해방은 시작/
해방은 빼앗긴 권리를 되찾아준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부터 문학은 정치적
정치란 사물들 사이의 관계를 바로 잡는 것이 아닌가.
호명은 주체와 대상이 대등한 위치에 있는 것을 전제/상호주체적 만남으로 명명과 다르다. 호명은 복원/태초에 있었던 근원적 질서를 회복한다는 것이다.
부당한 현실에 대한 개입이고, 역사를 재구성하기 위한 열망. 호명행위를 저해하는 공식역사와도 싸워야하니 어찌 불온하지 않겠는가.
부정적 현실에 불온하니 역설적으로 순수하다 할 수 있다. 너무 쉽게 화해, 동질성에 이르러버리면 사유는 죽는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고통스러운데, 가상의 아름다움만 노래한다는 것은 기만일 수 있기에!
패배한 자들의 중얼거림으로 가득찬 버려진 역사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새로운 서정, 그것은 순수하기 때문에ㅔ 참여적일 수가 있는 것이다. 어찌 바본의 논리에 충실한 자들이 돈도 안 되는 그곳으로 내려가겠는가. 무모한 시인들이나 모험을 할 수 있는 셰계인 것이다. 서정은 순수하기에 불온할 수밖에, 또한 불온해서 순수하다. 여기에는 좌도 우도 없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것이 곧 순수이면서 불온이기에, 소월 영랑 그리고 육사와 동주같이!
해설 말의 시학, 혹은 근대와 탈근대 넘어서기/황치복
1. 말랑말랑한 말의 힘, 혹은 관계의 공동체
2. 복원으로서의 역사, 혹은 발효되는 시간
3. 눈물과 숲길, 혹은 생명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