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일 금요일, Fukuoka (福岡), Fukuoka Youth Hostel (오늘의 경비 US $79: 숙박료 3,500, 점심 750, 식품 2,370, 커피 100, 전화카드 950, 환율 US $1 = 97 yen) 어제 밤을 보낸 Fukuoka 페리선 선실은 제일 싼 2등 선실이었는데 10인실이었다. 방과 침구는 깨끗했으나 잠자리가 좀 비좁았다. 잠자리는 아파트 거실 같은 큰 마루방 바닥에 깐 매트리스였는데 옛날 군대 막사 생각이 났다. 그래도 한쪽 옆자리는 비어서 좀 나았다. 아마 손님이 7명 들었던 것 같다. 방에는 관광 가이드 같아 보이는 일본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한국어가 유창했다. 내가 일본어를 배우려고 한다면서 일본어로 인사를 했더니 틀리는 것 걱정하지 말고 큰 소리로 당당하게 말하란다. 그래야 빨리 배울 수 있단다. 맞는 말 같다. 배 승객은 한국 단체 관광단들이 대부분인 것 같았다. 그 때문인지 배 안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같은 방의 일본 친구가 배 안에 있는 괜찮은 사우나가 있다고 가르쳐주어서 오랜만에 사우나 목욕을 하고 저녁은 끓는 물을 얻어서 신라면 컵라면을 만들어 먹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여행기와 사진 백업을 했는데 갤럭시의 배터리가 거의 소진되어서 백업을 아슬아슬하게 마칠 수 있었다. 오늘 하루 종일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여행기를 써서 배터리를 보통 날보다 많이 쓴 것 같다. 하루 일과가 다 끝나기 전에 배터리가 소진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다. 배터리를 덜 쓰는 방도를 찾던지 갤럭시 배터리가 소진되었을 때 쓸 수 있는 외장 배터리를 준비하던지 해야겠다. 오늘 6시에 기상해서 밖을 내다보니 배가 벌써 Fukuoka 항구에 도착해 있었다. 아직 Fukuoka 세관이 열지 않아서 7시 반에나 하선을 한단다. 그 동안에 단체 관광객들은 배 안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고 나는 자판기에서 커피를 사고 집에서 가져온 블루베리머핀, 바나나, 사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다. 배에서 보이는 Fukuoka의 첫 인상은 한국 같다는 것이었다. 만여 년 전에는 한국과 일본은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다는데 그 중에도 Fukuoka가 있는 Kyushu 섬은 한국 남해안 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하선을 기다리는 동안에 한국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는 일본 사람과 얘기를 나누었다. 한국어가 유창했는데 한국에 유학생으로 와서 한국 여자와 결혼하고 13년 째 살고 있단다, 한국에서 출생한 딸과 함께 있었는데 딸은 나와 얘기하고 있는 아버지의 입을 계속 막았다. 왜 그러느냐고 아버지에게 물었더니 자기가 한국말을 하는 것이 싫어서 그러는 것이란다. 7세 정도로 보이는 딸은 한국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데 왜 아버지가 한국말을 하는 것을 싫어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일본에 와서 그러는 것일까? 입국수속을 마치고 자전거를 찾았는데 자전거에 부착되어 있었던 물병과 카메라 삼각대가 자전거에서 떨어져 나가있었다. 그래도 없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찌르릉 종에 달려있던 나침판이 떨어져 나가버렸다. 나침판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있으면 편리한데 기회가 있으면 이곳 자전거 상점에서 새것을 하나 사야겠다. 페리선 직원이 자전거를 막 다루었나보다. 좀 조심해서 다루었더라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나쁜 사람들이다. 통관수속을 하는데 세관직원이 나의 양해를 구하고 내 자전거 바퀴를 깨끗이 닦는다. 혹시 자전거 바퀴에 조금 붙어있는 흙에서 자기네 나라 가축이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병이 옮겨올까 해서 그러는 것이다. 나에게 닦으라고 해도 될 것인데 닦아주니 고맙긴 한데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통관을 마치고 시내로 나오기 전에 여객선 터미널 대합실에서 자전거를 점검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일본어로 자전거에 관한 질문을 한다. "니홍고와 데키마셍 - 일본어를 못합니다" 하고 며칠 전에 배워둔 일본어로 대답을 했더니 제법 유창한 한국어로 다시 자전거에 관한 질문을 한다. Fukuoka는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한국어를 하는 일본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재일교포였는지도 모르고. Kyushu 섬 일주 자전거 여행을 하려고 한다니 일주 거리가 1,200km라면서 나이를 묻는다. 73세라 했더니 놀란다. 일본어로 73을 시치주산이라고 했더니 나나주산이라고 해야 한다고 고쳐주었다. "나나"도 70이라는 뜻인 모양이다. 여객선 터미널을 나와서 시내에 있는 예약해둔 숙소 Fukuoka 유스호스텔 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숙소까지는 약 4km 거리다. 숙소 체크인 시간이 오후 4시라 일찍 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숙소 가는 길에 있는 Hakata 기차역 부근에 있는 절 두 곳과 신사 한 곳 구경을 하려고 우선 Hakata 기차역 쪽으로 향했다. (Fukuoka는 Fukuoka와 Hakata의 (博多) 두 도시가 합쳐서 된 도시라 아직도 Hakata라는 지명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Fukuoka의 제일 중심 기차역은 Hakata Station이다.) Fukuoka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자전거 타는 것이 한국보다 훨씬 더 생활화 된 것 같았다. 일본 역시 수입 석유에 의존하는 나라이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호주-뉴질랜드와는 달리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차도 갓길을 사용 안하고 보도를 사용한다. 안전해서 좋기는 한데 보행자들과 길을 공유한다는 것이 서로 불편한 일이다. 지도를 보면서 Fukuoka 최고의 신사라는 Kushida-jinja 신사를 (櫛田神社) 찾아가는데 있어야 할 곳에 없다. 지나가는 행인 한 사람에게 "쿠시다 진자와 도코데스카?" 하고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물었더니 하필 한국인 행인이었다. 근처 상점에 들어가서 똑같은 말로 물었더니 가르쳐주는데 바로 옆에 있었다. 골목길 안쪽으로 있어서 안 보였던 것이다. 신사 구경을 마치고는 근처에 있는 Tocho-ji 절과 (東長寺) Shofuku-ji 절 (聖福寺) 구경을 했다. 일본 절은 한국 절이나 중국 절보다 분위기가 덜 상업적인 것 같아서 좋다. Kushida-jinja 신사를 찾다가 주변에서 우동 국물을 만드는 냄새가 너무 좋아서 보니 Hakata 명물이라는 (博多名物) 우동 음식점에서 나는 냄새였는데 11시에 연다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 Tocho-ji 절 구경을 마치고 11시가 되어서 우동 음식점에 가서 니꾸 우동을 시켜서 먹었다. 오래 만에 맛보는 진국 우동 국물 맛이었다. 1979년 San Francisco에 있는 Japan Town에서 발견하고 San Jose에 사는 동안 가끔 갔던 일본 우동 음식점에서 먹었던 우동 국물 맛과 비슷했다. San Francisco 우동 음식점은 나중에 주인이 중국 사람으로 바뀌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어쩐지 우동 국물 맛이 예전 같지 않게 느껴져서 전보다 덜 가게 되었다. 이곳 우동 음식점은 Fukuoka를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가야겠다. 우동 음식점 여직원에게 "맛있다"를 일본말로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오이시데스"란다. 필요한 말을 한 마디 배운 셈인데 나중에 기억을 할까 모르겠다. Hakata 기차역을 지나서 2km 더 가서 숙소를 찾았는데 찾느라고 조금 헤맸다. 일본도 한국 같이 지도에 나온 길 이름과 도로 표지판에 있는 길 이름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나라 같다. 다행히 갤럭시에 있는 지도의 GPS 기능으로 움직이는 내 위치를 알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많이 헤맸을 것이다. Hakata 기차역 근처에 있는 Yodobashi Kamera 쇼핑몰 안에 있는 일본 전화회사 매장에 가서 내 갤럭시에 일본 전화회사 SIM 카드를 넣어서 갤럭시를 일본에 있는 동안 일본 휴대전화로 사용할 수 있을지 알아봤는데 NTT와 Softbank 두 곳 모두 불가능하다는 말이었다. 미국, 호주, 아프리카, 유럽 다 되는데 일본은 안 된다. 일본은 어떤 면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이 폐쇄적인 나라다. SIM 카드는 못 찾았지만 Softbank 매장의 여직원이 너무나 친절하게 도와주어서 고마웠다. 오늘 친절한 일본 사람을 여러 사람 만났다. 일본 말을 못해도 사람들이 친절하니 일본 여행은 별로 힘이 들것 같지 않다. 일어도 빨리 배우고 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숙소 근처 수퍼마켓에 가서 Fukuoka에 있는 3일 동안 먹을 식품을 샀다. 그러나 숙소 체크인을 한 다음에야 숙소에 주방 시설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 실수이긴 하지만 주방 시설이 없는 유스호스텔은 처음이다. 더구나 전 세계 호스텔 체인인 YHA 호스텔인데 주방 시설이 없다니. 이제 사온 음식은 어떻게 한담? 사실 일본에서는 음식을 안 해 먹어도 된다. 숙소 근처에 있는 24시간 동안 여는 수퍼마켓에는 전자레인지에 (숙소에 전자레인지는 있다) 간단히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 알았다. 미리 알았더라면 음식을 사지 않았을 텐데. 주방이 없는 것 외에는 숙소는 마음에 든다. 깨끗하고 조용하고 공짜 WiFi와 인터넷 컴퓨터도 있다. 침대가 둘 있는 방인데 나 혼자 쓰는 방 같다. 호스텔에 손님이 몇 명 안 되는 것 같다. 내일은 16km 떨어진 한때 Kyushu 섬의 행정수도였다는 Dazaifu라는 도시 구경을 자전거로 다녀올 생각이다. Fukuoka와 Dazaifu는 1998년 일본 여행 때도 왔던 곳인데 Fukuoka는 거의 기억이 없고 Dazaifu는 좀 기억이 난다. 여행지도 페리선에서 본 Fukuoka의 아침 풍경은 한국 도시와 별다름 없어 보인다 내가 잔 2등실 선실은 합숙소 같다 시간이 일러서 아직 하선 시작을 안 했다 단출한 나의 아침 식사 어제 탄 페리선 모습 페리선 터미널에서 기념사진 한 장 Fukuoka 페리선 터미널 아열대 분위기의 Fukuoka 거리 모습 널찍한 보도에 자전거도 다닌다 등교 길의 엄마와 유치원생 딸 그리고 아기 신사와 절 표지판에는 한국어도 있다 Fukuoka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Kushida-jinja 신사 (757년) 입구 일본 신사에는 항상 우물이 있는데 우물물은 몸을 씻기 위한 것이 아니고 마시기 위한 것 같다 (이슬람교 사원에는 항상 씻기 위한 물이 있는데) 일본 신사에 있는 석등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진 돌을 사용한 것이 많다 신사 행사에 나온 듯한 3대의 가족 기모노 정장을 한 소녀 정전 입구에는 행사에 관한 안내문은 한문이 대부분이다 신사 정전 기원을 하고 있는 사람들 볏짚으로 만든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신사 앞에 있는 일본 전통양식의 상점 건물 Tocho-ji 절 담길 Tocho-ji 절은 806년에 세워졌다 대웅전 건물 근래에 지은 듯한 5층탑 Tocho-ji 절의 보물을 보관하고 있는 건물 절에도 항상 우물이나 샘물이 있다 잘 가꾸어놓은 소나무 숲 석등 길 지위가 높았던 사람들의 묘석들 같다 이 절에서 제일 큰 묘석은 이 지역의 번주였던 黑田忠之의 묘석이다 그의 아버지는 임진왜란 때 한국에 출정했던 Kuroda Nagasama (黑田長政) 이다 Shofuku-ji 절 안내판 절 입구 대웅전 정원수 나무 숲 자연석 석등 일본 절마다 대웅전 옆에 항상 있는 듯한 이 건물의 용도는 무엇인지 아름다운 담장 길 구경을 할 때는 자전거를 길가에 케이블 잠을쇠로 잠그고 세워둔다 이 고장 명물이라는 우동 음식점 실물 모형 메뉴판 Fukuoka의 중앙 기차역 Hakata Station 건물 Hakata Station 옆에 있는 대형 전자기기 쇼핑몰 좀 헤맸지만 큰 고생 안 하고 숙소를 찾아서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