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3일, 일요일, Tuttlingen, Pension La Cascina (오늘의 경비 US $54: 숙박료 45, 식품 2.40, 1.15, 환율 US $1 = 0.9 euro) 오늘 이번 자전거 여행 처음으로 운하나 강변길이 아닌 내륙 길을 달렸다. 오늘 달린 곳은 EuroVelo 6 자전거 길이 지나가는 곳이 아니라서 하루 종일 EuroVelo 6 자전거 길 표지판을 못 보았다. 그러나 다른 자전거 길 표지판은 많이 보았다. 서유럽 국가들에는 자전거 길이 거미줄처럼 퍼져있어서 자전거 길 표지판이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서유럽 나라들에 비하면 한국의 자전거 길은 아직 멀었다. 최근에 자전거 타는 붐이 불어서 자전거 길이 많이 생기긴 했지만 아직 제한적이다. 한국의 자전거 길은 4대강 자전거 도로 같은 레저용이 대부분이고 서유럽 나라들의 자전거 길 같은 생활용은 많지 않다. 일본도 한국과 비슷한 사정인 것 같은데 한국, 일본 모두 땅이 좁고 인구는 많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오늘 처음으로 Danube 강 상류를 보았다. 오늘과 내일을 묵을 숙소가 있는 소도시 바로 앞을 지나가는데 내가 사는 분당 탄천의 반 정도의 좁은 폭이다. Danube 강의 발원지는 숙소에서 약 30km 서쪽에 있는 Donaueschingen이란 도시다. 그곳을 방문하는 자전거 여행자들도 많은 것 같은데 나는 별로 가볼 생각이 안 난다. 그러나 나중에 후회할지 모른다. 오늘은 아침에 숙박료에 포함된 아침을 먹느라고 8시 반에 출발해서 47km를 달려서 오후 3시 15분에 숙소에 도착했다. 보통대로 7시에 출발했더라면 오후 2시 이전에 도착했을 것이다. 아침 식사는 그동안 숙소에서 먹은 아침 식사 중 최고였다. 점심 먹을 것도 좀 싸왔고 떨어져서 다시 살 때까지 2, 3일 먹을 핫 초코 가루도 가져왔다. 반칙이지만 실례를 좀 했다. 오늘은 장 볼 것이 많아서 중간에 지나는 도시 Engen의 수퍼마켓의 위치가 나온 지도를 만들어서 가져왔는데 오늘이 일요일이라는 것은 깜박했다. 일요일에는 모든 수퍼마켓이 닫는다. 그래서 도중에 아무 것도 못 사서 저녁 식사는 아침 숙소에서 가지고 온 남은 빵조각으로 땠다. 내일은 근처에 있는 수퍼마켓에 가서 장을 볼 것이다. 핫 초코, 커피, 치약 등 살 것이 많다. 오늘 날씨는 맑고 선선해서 자전거 타기에 아주 좋은 날씨였는데 두어 번 검은 구름이 몰려와 소나기가 금방이라도 내릴 것 같아서 대비를 단단히 하고 달렸는데 소나기는 내리지 않고 검은 구름은 어디론지 사라졌다. 오늘 달린 길은 차도거나 차도 바로 옆을 달리는 자전거 도로였다. 나는 그런 길을 제일 좋아한다. 특히 소도시들을 통과하고 자전거를 위한 갓길이 있는 차도를 제일 좋아한다. 도로 표면이 좋고 길이 똑바로 나 있고 쓸데없이 오르고 내리지를 않아서 제일 빨리 달릴 수 있는 길이다. 소도시들을 통과하기 때문에 볼거리도 많다. 반면에 소도시 중심가를 통과하지 않고 외곽으로 지나가는 도로는 대부분 교통량이 많고 트럭도 많이 달리기 때문에 별로 안 좋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쓸데없이 빙빙 돌아가고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많아서 별로 안 좋다. 그리고 숲을 통과하거나 운하를 따라가거나 하기 때문에 경치가 너무 단조로워서 볼거리도 별로 없다. 그리고 차도만큼 유지보수를 안 해서 도로 표면이 낡은 곳이 많다. 오늘 달린 길은 참 좋았다. 다만 마지막 15km는 산악지대를 지나가는 도로여서 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들의 연속이었다. 아마 이번 자전거 여행의 제일 높은 곳에 온 것 같다. Danube 강의 발원지 부근이니 그런 것 같다. 오늘은 여러 번 자전거에서 내려서 자전거를 끌면서 걸었다. 아침나절 같으면 오르막길을 힘들게나마 자전거로 오르겠는데 오후라 힘이 빠져서 못 오르겠다. 그리고 무리도 하기 싫다. 앞으로는 Danube 강을 따라서 바다를 향해서 내려가는 길이니 더 이상 긴 오르막길은 없을 것이다. 오늘 실수로 고속도로로 들어가서 약 5km를 달리다가 나왔는데 나에게 경적을 울리는 차들이 여럿 있었다. 입구에 자전거 금지라는 표지판이라도 있었더라면 안 들어갔을 텐데 고속도로인지도 모르고 들어갔다. 독일 도로 표지판 공부를 좀 해야겠다. 특히 고속도로 표지판을 알아놓아서 더 이상 고속도로에 들어가지 말아야겠다. 프랑스에서는 산을 한 번도 못 보았는데 (구릉은 많이 보았지만) 스위스와 독일에 들어오니 별로 높지는 않지만 산들이 항상 보인다. 지난 며칠 동안 스위스와 독일을 들락날락 하면서 달렸는데 오늘부터는 오스트리아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독일만 달린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와서 자전거 체인 청소를 못했다. 그래서 오늘 오전에 하고 윤활유를 칠했더니 자전거가 눈에 띠게 잘 나갔다. 그런데 효과가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는 것 같다. 가능한 한 하루에 한 번씩 청소를 할 생각이다. 내일은 달콤한 휴일이다. 오늘과 내일은 묵는 도시 Tuttlingen은 아주 아름다운 소도시다. 숙소 근처에 수퍼마켓이나 빵가게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으면 숙소 아래층 음식점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아침 식사는 별로 비싸지 않는 5 euro라 내일과 모래 아침 식사를 예약해 놓았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어제 밤을 잔 Hostelling International 호스텔은 옛날에는 많았는데 근래에는 별로 안 보인다 독특한 독일 건축양식의 집들 거의 차도 표지판만큼이나 많이 보이는 자전거 도로 표지판 3, 4km 정도 떨어진 두 소도시를 연결하는 차도 옆으로는 항상 자전거 길이 있어서 소도시 주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야생화 밭 조용한 소도시를 지나갔다 한적한 수로 옆 자전거 길 산정에 옛날 요새 같은 구조물이 보인다 차도는 표면이 좋아서 자전거를 빨리 달릴 수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표면이 헐은 곳이 많아서 빨리 달릴 수가 없다 또 다른 소도시를 지났다 마지막 15km 정도는 긴 언덕길의 계속이어서 좀 힘들게 달렸다 농가 풍경 목적지 Tuttlingen이 10km 남았는데 왼쪽 차도와 오른쪽 자전거 길 중에 어느 길로 갔는지 생각이 안 난다 경사가 제법 있는 내리막 길 목적지 도시 Tuttlingen이 5km 남았다 앞에 보이는 Danube 강 다리를 건너면 오늘의 목적지 Tuttlingen이다 30km 상류에서 시작되는 Danube 강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인데 (첫째는Volga 강) 독일에서 시작해서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몰도바를 거치면서 2,860m를 흘러서 흑해로 들어가는데 아마 세계에서 제일 많은 나라들을 지나가는 가장 국제적이고 역사와 낭만이 많은 강이다 Tuttlingen은 아름다운 소도시다 이곳에서 이틀 밤을 묵는다 이탈리아 사람이 주인인 숙소 아래층은 피자 음식점이다 2016년 7월 4일, 월요일, Tuttlingen, Pension La Cascina (오늘의 경비 US $85: 숙박료 45, 아침 5, 식품 2.85, 13.91, 환율 US $1 = 0.9 euro) 오늘은 쉬는 날이다. 아침 7시에 잘 차려진 아침 식사를 했다. 다른 곳에서는 아침 식사에 보통 7 euro 이상을 받는데 이곳은 5 euro인 비교적 싼 가격이라 어제 예약을 했다가 먹었다. 숙소 주인은 이탈리아 사람이라는데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다. 그래도 통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손짓발짓으로 안 되면 구글 Translate 앱을 이용하면 된다. 숙소에는 다른 손님들도 있는 것 같은데 원하는 시간에 아침 식사를 차려주는 것 같다. 7시는 주인에게 좀 이른 시간인 것 같아서 내일은 아침 8시에 먹겠다고 해야겠다. 아침 식사 후에 숙소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수퍼마켓에 가서 필요한 것을 다 샀다. 큰 쇼핑센터 같은 곳인데 대형 수퍼마켓이 두 군데나 있었다. 커피, 핫 초코 음료수 가루, 치약, 구두약, 오늘 점심과 저녁 먹을 것, 그리고 간식 몇 가지를 샀다. 프랑스 수퍼마켓들은 보통 아침 8시 반부터 여는데 이곳 수퍼마켓들은 아침 7시부터 연다. 독일 전체가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이곳은 내일 지나가는 길목이라 내일 먹을 것들은 내일 아침에 들려서 사면된다. 숙소로 돌아갈 때는 한적한 뒷길로 가는 길이 있어서 쉽게 갔다. 내일 갈 때도 이 뒷길을 이용해야겠다. 이곳은 고도가 좀 높아서 그런지 경치도 공기도 미국 California Yosemite 국립공원 근처에 와있는 것 같다. 공기가 너무나 신선하다. 유럽의 대강 (大江) Danube 강이 (혹은 Donau 강) 숙소가 있는 소도시 앞을 지날 때는 조그만 냇물이라는 것이 신기하다. 어린 아기가 자라듯이 금방 자라서 어른 같은 대강이 되는 것이다. 어제 떠나온 유럽의 또 다른 대강 Rhine 강은 어제 밤을 묵은 Stein-am-Rhine 근처에 있는 Lake Contance 호수가 (독어로는 Bodensee) 발원점이라 처음부터 대강으로 시작하는데 Danube 강은 그렇지 않다. 내일부터는 하루 달리는 거리가 짧다. 지난 2주 동안 매일 너무 긴 거리를 달려서 좀 무리를 하는 것 같아서 당분간은 좀 짧게 달릴 생각이다. 앞으로 5일 동안 달리는 거리는 38km, 46km, 38km, 52km, 30km로 하루 평균 41km이다. 그 다음 5일은 하루 평균 50km 정도로 올려야겠다. 오늘은 쉬니 참 좋다. 어제 본 Danube 강 상류 쪽을 배경으로 아침 햇살을 받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