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5일, 화요일, Huaraz, No-name Hotel (오늘의 경비 US $162: 숙박료 15, 저녁 12, Trujillo 버스표 35, 인터넷 1, 입장료 5, 트레킹 취소 $80 되돌려 받음, 1일 관광 취소 $30 되돌려 받음, 환율 US $1 = 3.50 sole) 아침 6시 반경 여행사 주인이 내 방에 찾아와서 오늘 트레킹을 떠나야 한다고 한다. 원래 내일인데 내일은 데모가 있을 예정이어서 트레킹 시작하는 도시까지 가는 찻길이 막히기 때문이란다. 서둘러 준비를 해서 여행사 사무실로 가서 4일 동안 같이 다닐 가이드를 만났다. 이름은 Francisco 인데 덩치가 크고 순진하게 보이는 친구다. 영어는 한 마디도 못한다. 내 시원치 않은 스페인어로 통해야 한다. 좀 힘들겠지만 스페인어 연습은 많이 되겠다. 미니버스를 타고 Huaraz에서 67km 떨어진 Caraz로 향했다. 옆자리에는 할머니와 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손자가 앉았는데 손자가 차멀미를 해서 할머니가 들고 있는 플라스틱 봉지에 계속 토한다. 미니버스가 계곡을 따라서 가는데 조그만 농촌 마을들이 계속 나왔다. 땅이 매우 척박해 보인다. 계곡 양쪽에는 높이가 1,500m 정도 되어 보이는 민둥산에는 거의 꼭대기까지 밭으로 덮여있다. Iquitos에서 Lima로 비행기를 타고 올 때 내려다보이던 황폐한 산들이다. Caraz 가는 도중에 나온 Yungay라는 도시는 1970년에 일어난 지진으로 3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진 후 새로 세워진 현 도시는 옛날 도시 자리에서 좀 떨어진 곳에 옮겨서 자리를 잡았다. Caraz에 도착하여 큰 버스로 갈아타고 Cashapampa라는 마을로 향했는데 길이 보통 험한 게 아니다. 이렇게 험한 길은 처음이다. 1,500m 높이는 될 만한 Caraz 뒷산을 오르는 길인데 비포장 1차선이고 지난 수년 동안 한 번도 손을 안 댄 듯 한 자갈투성이 길이다. 버스 바퀴가 자갈에 미끄러졌다 하면 1,000m는 잘 구를 것 같다. 그렇게 위험한 길을 운전기사는 흡사 안전한 시내 길을 달리듯이 전혀 긴장한 기색이 없이 운전한다. 3시간 만에 트레킹이 시작되는 Cashapampa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트레킹이 시작되는 곳에 매표소 비슷한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 일하는 직원이 내 가이드를 더 이상 못 가게 막는 것이었다. 내 가이드가 가지고 있는 자격증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한 30분 동안 승강이를 하더니 결국 내 가이드가 젓는지 나보고 오늘은 이 마을 가이드와 함께 첫 번 야영장까지 가면 자기는 오늘 Huaraz에 돌아갔다가 내일 아침 일찍 오겠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내일은 찻길이 막힌다는데 어떻게 온다는 말인가. 그리고 새 가이드와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나. 그래서 가이드의 요청을 거절하고 내 가이드와 함께 Huaraz로 돌아오니 오후 4시 반이다. 하루 종일 불편한 버스를 타며 고생만 한 셈이다. 한 시간 정도 여행사 사무실에서 기다리니 여행사 주인이 나타난다. 가이드가 여행사 주인에게 일어난 일을 보고를 하니 여행사 주인은 문제를 나에게 설명한다. 그러나 이해가 잘 안 된다. 어쨌든 자기네들 사이의 문제이고 이젠 트레킹은 틀린 것이다. 여행사 주인이 새로운 제안을 한다. 내일 찻길이 막히지 않는 곳으로 2박 3일 트레킹을 가란다. 내가 가려고 했던 곳에 비하면 신통치 않은 곳이다. 트레킹을 할 생각이 싹없어져서 취소하겠다고 하니 어제 나에게 받은 $120 중에서 $80만 돌려주겠단다. 이미 트레킹 식료품 $30어치를 구입했고 오늘 차비로 $10을 썼으니 $40은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30어치 식료품은 원하면 주겠단다. 계약 위반은 자기네들이 해놓고 배짱을 부린다. 내가 하려던 트레킹을 다시 하자면 목요일에나 할 수 있는데 그때까지는 기다릴 수 없다. 결국 내가 지고 $80만 되돌려 받았다. 참 별일이 다 생긴다. 짐을 싸고 오후 6시 반쯤 버스 정류장에 나가서 밤 9시 반에 Trujillo로 떠나는 버스를 타려하니 오늘밤엔 그 버스가 없단다. 할 수 없이 내일 밤 9시 반 버스표를 사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풀었다. 참 운이 없는 날이다. 고생만 하고 $40 손해를 봤다. 내일은 이 도시에 있는 Tourist Police에 가서 항의를 해봐야겠다. 혹시 $40을 되돌려 받게 해줄지 모른다. Lonely Planet에 글을 올려서 다른 배낭 여행자들이 나와 같은 손해를 당하지 않도록 경고를 할 생각이다. 여행지도 아찔한 산길을 갔다 가운데 보이는 계곡으로 트레킹이 시작된다 그러나 트레킹은 이 국립공원 표지판 앞에서 끝났다 2004년 5월 26일, 수요일, Cajamarca 밤 버스 (오늘의 경비 US $4: 점심 4, 인터넷 9, 기타 2, 환율 US $1 = 3.50 sole) 오늘 Tourist Police를 찾아가 보려 했으나 사무실을 못 찾고 포기해버렸다. 어제는 화가 많이 나서 꼭 찾아가 보려했는데 하루가 지나니 열이 식어버렸다. 인터넷을 하고 시내 구경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밤 9시 반에 Trujillo로 떠나는 버스에 올랐다. 싸움은 피하는 것이 제일이다. Trujillo에 도착하면 같은 날 버스를 갈아타고 Cajamarca로 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