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1일, 목요일, Roraima 산 (오늘의 경비 US $202: Roraima 산 트레킹 $200, 맥주 2,000, 택시 3,000, 환율 US $1 = 2,600 bolivar) 오늘 아침 식사를 하는데 누군가가 내가 어제 밤에 코를 골았다고 한다. 제법 크게 골았던 모양인데 어제 Angel 폭포에 올라갔다 오느라고 피곤했던 모양이다. 나 때문에 잠을 설친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식사 후 배를 타고 어제 올라온 강을 내려갔다. 어제 내린 폭우로 강물이 배는 불은 것 같았다. 구름에 가려서 꼭대기만 보이는 Angel 폭포는 물 양이 어제의 배는 되는 것 같았다. 오늘 구경 오는 사람들은 구름이 좀 걷히면 아주 웅장한 Angel 폭포 경치를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은 운이 아주 좋은 사람들이 될 것이다. Canaima에 도착해서 우리를 대기하고 있던 비행기를 타고 Ciudad Bolivar로 돌아왔다. 날씨가 좋아서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갈 때보다 훨씬 더 좋았다. 다음 여정은 Roraima 산 트레킹이다. Angel 폭포 관광을 같이 한 영국의 Steve와 Julie 부부도 가겠다고 해서 나와 함께 Ciudad Bolivar 버스 터미널에 있는 여행사 Weasel Tour에 가서 $200에 계약을 했다. 이틀 전 묵었던 숙소에서는 $230을 요구했는데 조금 싼 가격이다. Roraima 산이 가까운 Santa Elena에 가서 하면 조금 더 싸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계약한 $200에는 6일 트레킹 동안의 숙식, 가이드, 짐꾼, 그리고 Ciudad Bolivar에서 Roraima 산 트레킹을 시작하는 곳까지 가는 차편과 트레킹을 마치고 Santa Elena까지 가는 차편도 포함되어 있다. 트레킹 계약을 마친 다음에 이틀 전에 이곳 Ciudad Bolivar에 묵었던 숙소로 가서 몇 시간 휴식을 취한 다음에 저녁 6시경 버스 터미널로 돌아가서 가이드 Roy와 우리 그룹의 네 번째 멤버인 일본 젊은이 Makoto와 합류해서 저녁 7시에 버스로 Santa Elena로 향했다. 일본 젊은이 Makoto는 Roraima 산 트레킹이 이번에 세 번째라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서 한다고 한다. 30대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모양인데 키가 제법 크고 인상이 좋아 보인다. 그동안 어디를 여행했었는지 얼굴은 햇볕에 많이 탔다. 영어와 스페인어가 모두 서툴었지만 열심히 영어로 얘기를 하려고 든다. 영국인 Steve는 택시를 타는데도 못되게 군다. 택시를 두 번 같이 탔는데 한 번은 자기네가 요금을 내고 한 번은 나더러 내란다. 공평히 계산을 하면 자기 부인까지 셋이 함께 탔으니 3등분을 해서 내야 하는데 2등분을 한다. 영국 신사답지 않은 행동이다. 남에게 자기를 소개할 때는 꼭 항공 엔지니어라고 (aeronautical engineer) 한다. 군대에서 헬리콥터 정비사를 한 것을 가지고 항공 엔지니어라고 하다니 너무나 부풀리는 것이다. 항공 엔지니어라면 비행기를 설계하거나 제작하는 엔지니어로 들리는데 그렇게 들리기를 원하는 모양이다. 항공 엔지니어가 왜 여행이 끝나면 술집을 경영하려고 한단 말인가. 거기에 비하면 Julie는 생긴 것도 말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귀족 출신 같다. 단아하고 고급스럽다. 어떻게 Steve처럼 상스러운 친구와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 아까운 여자다. 여행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