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24일, 토요일, Amazon 강 (오늘의 경비 US $2: 맥주 2, 환율 US $1 = 2.85 real) 어제 밤에는 잘 잤다. 해먹 좌우 공간이 넉넉해서 옆에서 자는 사람들과 부딪치지도 않았고 길게 눕거나 대각선으로 눕거나 모두 편했다. 해먹은 침대나 온돌방의 한국식 침구에서는 못 느끼는 특별한 묘미가 있다. 눕는 것도 세로나 가로 그리고 대각선으로 누울 수 있고 어떻게 눕든지 편하고 눕는 자세에 따라서 기분이 조금씩 다르다. 베개는 필요 없다. 침대나 방바닥 한국식 침구에서 자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 잘은 모르겠지만 허리가 아파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을 것 같다. 오늘도 기가 막히게 좋은 날이다. 일출이 너무나 찬란하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세수를 하러 가는데 비누가 없다. 어제 샤워를 하고 샤워장에 놓고 온 모양이다. 샤워장에 가보니 없다. 누가 집어간 모양이다. 며칠 전에는 산지 얼마 안 되는 손수건도 없어졌다. Macapa에서 배를 탄 후 티셔츠까지 세 번째 분실물이다. 주방에 커피 물을 부탁했더니 금방 끓여다 준다. 돈을 조금 주려하니 안 받는다. 커피를 만들어서 3층 옥상에 올라가 제일 앞쪽 그늘 밑에서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근처에는 두 사람이 알아들을 수 없는 포르투갈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지방에는 백인과 인디언의 혼혈인 mestizo 사람들보다 백인과 흑인의 혼혈인 mulato 사람들이 더 많다. 때로는 피부는 백인이나 마찬가지인데 머리가 꼬불꼬불한 mulato도 보인다. 배가 가는 왼쪽 50m 거리에는 듬성듬성 나무들이 있고 그 너머로는 초원이 보인다. 아마 섬인 모양이다. 배 오른쪽에는 5km 거리에 정글이 보인다. 배가 가는 방향은 정서이고 멀리 수평선이 보인다. 날씨는 개였고 산들바람이 분다. 배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모기는 없다. 그러나 배가 항구에 정박하면 모기들이 덤벼든다. 그것도 저녁때만 그렇다. 모기가 덤벼들 때는 긴소매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모기약을 얼굴에 약간 바르면 문제는 없다. 전방 2km 거리에 우리 배와 크기가 비슷한 배가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래층에는 바나나를 가득 실었고 2층은 승객들로 꽉 차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Santarem에서 Manaus로 가는 배 같다. 우리와 같이 상류로 가는 배들은 하류로 가는 배들보다 느리다. 상류로 가는 배들은 강 한 가운데를 흐르는 급류를 피해서 물결이 비교적 잔잔한 강변 가까이 간다. 강가의 물결이 빠를 때는 강 한 가운데로 나가서 가거나 반대편 강가로 가서 간다. 그렇게 항상 직선으로 못 가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길어질 것이다. 그리고 물결을 헤치면서 가니 느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류로 가는 배는 강가에 가까이 가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다. 나는 브라질에서 하류로 가는 배를 못타봐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하류로 가는 배는 물결이 빠른 강 한 가운데로 갈 것이고 그러면 강 양쪽 강변이 모두 멀어서 볼거리는 많지 않을 것 같다. 오늘 점심식사는 포식을 했다.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하고 보내는데 끼니때가 되면 왜 그렇게 배가 고파지는지 모르겠다. 맥주, 과자, 사과 등 간식도 하는데 그렇다. 그러나 대변이 너무나 좋다. 대변이 순식간에 끝나고 휴지에 아무 것도 묻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다. 여행할 때는 대부분 그런 것 같다. 집에 있을 때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안 그렇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밤 8시에 다시 옥상에 나와 앉아있다. 주위는 깜깜하고 하늘은 별과 은하수로 수를 놓은 것 같다. 밤하늘을 쳐다볼 적마다 철학자가 된다. 그러나 부질없는 일이다. 요새 보는 Amazon 강의 밤하늘을 얼마나 오래 기억할지 모르겠다. 사진에 담았으면 좋으련만 아직 그럴만한 장비도 기술도 없다. 그저 머리에 기억해두려고 할뿐이다. 여행지도 Amazon 강의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아래층은 바나나로 꽉 차있고 2층은 승객으로 만원이다 Amazon 강 여행도 거의 끝나고 있다, 남미 여행 중 거의 20일을 Amazon 강 지역 배에서 보냈다 외딴 집 대형 선박이 지나가고 있다 어느 도시에 정박을 했는데 제법 큰 도시 같다 배가 정박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인들 시커먼 비구름이 다가오고 있다 내일은 Manaus 도착이다, 그리고 육로로 베네수엘라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