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이곳 카페에서 ‘칠면초’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며 활동하고 있으며, 순천효천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엄주일입니다. 저는 담당 과목이 역사 과목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의 향토사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왔으며 시민과 함께 하는 답사 모임이나 방송 혹은 각종 글을 통해서 우리 지역의 역사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런 제가 봉화산에 올랐다가 거기에서 만난 팔마MTB 회원님들(나중에 알고 보니 허 량님과 김현주님)의 멋진 모습에 반해 MTB를 타기로 마음먹고 입문한 것이 지난 해(2006년) 9월 경이니 이제 근 5개월 정도 되는 듯 합니다.
사실은 MTB를 시작하기 전, 그러니까 작년 여름 방학 때 이미 우리 학교 학생 20여 명을 모아 제주도 일주 자전거 하이킹을 3박 4일에 걸쳐 했을 정도이니 자전거에 대한 관심은 계속 있었다고 보아야 옳을 것입니다. MTB를 시작한 후 처음에 구입한 입문용 자건거는 아내에게 물려주고 좀더 좋은 자전거를 하나 더 구입하여 현재까지 열심히 카드 결재를 하고 있을 정도로 가계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만은 그로 인해 얻고 있는 기쁨은 카드 결재 비용 보다 훨씬 더 크니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록 팔마MTB에 가입은 하지 않았지만 팔마MTB팀의 라이딩 때 간혹 함께 참여하여 라이딩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와 장비 구입 등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만 주로 혼자서 라이딩을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순천의 여러 코스를 라이딩 하기에 앞서 라이딩 코스에 대한 정보를 주로 팔마MTB 카페와 순천의 또다른 MTB동호회인 백두대간 홈페이지에서 얻는데 여러 코스의 명칭들이 통일된 명칭이 없이 여러 가지로 사용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떻게든 의사 소통이야 되겠지만 만약에 통일된 이름이 있다면 동호인들 간에 의사 소통에도 훨씬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방학을 맞아, 전공을 살려 순천 인근의 여러 라이딩 코스의 이름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보리라고 마음먹고 아래와 같이 정리 해 보았습니다. 이름이야 어떻게 부르건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코스에 가장 적합한 이름을 사용한다면 훨씬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으며 이제 제가 소개하는 각 코스의 이름은 물론 전혀 무시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냥 참고 하시고, 어떻게 부르건 상관없이 각 코스에 담긴 작은 사연이라고 알게 되신다면 저로서는 큰 보람이겠습니다.
제가 각 코스의 이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는 옛 지명을 최대한 살렸으며, 철저히 기록 및 전승 자료에 의존 했습니다. 새로 난 길은 가까운 지명을 따르되 역시 옛 지명을 존중했습니다. 여러분의 라이딩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아래 정리한 내용들은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지명을 찾아서」 - 진인호 저, 순천문화원(1998년 12월 31일)
「순천의 마을 유래지」 - 사단법인 순천문화원(1993년 9월)
「순천별량 향토지」 - 향토지리연구소 엮음, 순천별량면지편찬위원회(2005년 5월 1일)
「새주소안내지도 순천」 - 순천시 토지정보과, 순천시(2004년 6월)
「관광지 및 관광등산로 안내」 - 순천시청문화관광과, 1990년대 말
* 사용한 표고는 Google Earth의 위성 추적 높이입니다.
봉화산 코스(용당동-봉화산 코스)
봉화산은 순천의 삼산(三山) 중 하나로 원래 이름은 ‘성황당산(城隍堂山)’입니다. 조선시대에 쓰던 봉화대(烽火臺 혹은 봉수대烽燧臺)가 있다고 하며 봉화산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봉화산의 최고 높이는 355m(순천시 자료)이지만 보통 라이딩의 종착지인 가게 있는 곳의 표고는 287m입니다.
국사봉 코스(석현동-용수동 코스)
석현동에서 용수동으로 넘어가는 코스로 새로 난 임도로 인해 생긴 코스입니다. 때문에 옛 지명에 마땅한 이름이 없어 참으로 부르기가 애매한 코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스파지오 코스’라고 부르지만 특정 상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굳이 이름 짓는다면 그 임도가 바로 국사봉 자락의 동쪽 3부~7부 능선을 따라 난 임도이기 때문에 국사봉 코스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옳을 듯 합니다. 코스의 최고 표고 높이는 409m입니다. 참고로 국사봉의 최고 높이는 547m입니다.
땀고개 코스(와룡-상사 코스)
예로부터 와룡에서 상사로 넘어가는 고개를 ‘땀고개’라고 불렀습니다. ‘땀을 뻘뻘 흘려야 넘을 수 있는 고개’라는 뜻이겠지요. 현재의 임도는 그 ‘땀고개’를 따라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땀고개 코스가 적당합니다. 이 코스의 가장 높은 곳의 표고는 328m입니다.
돌고개 코스(석현동-삼거 코스)
석현에서 삼거로 넘어가는 고개를 예로부터 ‘돌고개’(石峴)라 불렀으며, 이 고개 아래 동네를 고개이름에서 따서 ‘석현(石峴;돌고개)’이라 불렀습니다. 즉 고개 이름이 그대로 마을 이름이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석현동에서 삼거로 넘어가는 이 코스는 옛 이름 그대로 ‘돌고개 코스’가 적당하며, 가장 높은 곳의 표고는 452m입니다.
바람재 코스(삼거-쌍암 코스)
'바람재'는 용수동과 쌍암을 잇는 고개로 예로부터 고개를 넘을 때마다 거센 바람을 만나게 되므로 예로부터 고개 이름을 '바람재', 한자로 풍치(風峙)’라고 했습니다. 고개 아래 마을 이름은 고개 이름이 그대로 마을 이름이 된 것입니다. 코스의 가장 높은 곳의 표고는 409m입니다.
죽챙이재 코스(청소골 석산-죽청치-황전면 죽청 코스)
‘죽챙이재’는 서면 죽청에서 황전면 죽청으로 넘어 가는 고개를 말합니다. 원래 황전면 죽청 사람들이 죽챙이재를 넘어 서면으로 와서 눌러앉아 살았는데 마을 이름을 그냥 ‘죽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서면에도 죽청 마을이 생겼는데, 사람들은 황전 죽청을 ‘원죽청’, 서면 죽청을 그냥 ‘죽청’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한자식 표현으로는 죽청치(竹淸峙)입니다. 청소골 석산에서 출발해서 황전으로 넘어가는 이 코스는 죽챙이재를 이용하기 때문에 ‘죽챙이재 코스’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되며 이 코스 최고 높은 곳의 표고는 377m입니다.
작은 구상재 코스(구상리 세동-지본리 구룡 코스) 및 큰 구상재 코스(구상계곡-청소리 영골 코스)
구상(九上)은 우리말 이름이 ‘구렁실’, ‘구랑실’입니다. ‘구렁’은 ‘산골’의 옛 말로 ‘구렁실’이라는 말은 원래 ‘골짜기 마을’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구상(九上)에는 순천에서 가장 깊고 아름다운 계곡이 있습니다. 일제 때 우리말 마을 이름을 한자로 옷을 입히면서 아무 의미도 없는 구상(九上)으로 표기한 듯 합니다. 현재 ‘작은 구상재’ 코스나 ‘큰 구상재’ 코스라고 부르고 있는 길들은 모두 새로 개설된 임도로서 마땅한 옛 이름이 없으므로 그대로 불러도 무방할 듯 합니다. '작은 구상재' 코스의 최고 높이 표고는 187m이며, 큰 구상재 코스의 최고 높이 표고는 531m입니다.
온배미 코스(별량 온야 - 별량 대룡저수지 코스)
이 코스는 별량 온야 마을에서 별량 대룡저수지로 넘어가는 코스입니다. 온야(溫夜)의 원래 이름은 ‘온배미’로, 풀어서 말하면 ‘온전한 혹은 큰 논배미’입니다. 그런데 설에 의하면 이 동네에 ‘조(趙)’씨가 많이 살았는데 ‘조(趙)’는 ‘조(蚤;벼룩)’와 발음이 같아서 ‘조(趙)씨’가 많이 사는 이 동네를 ‘벼룩(조;蚤)은 방이 따뜻한 밤에 주로 활동한다.’라고 해서 마을 이름을 한자로 바꾸면서 ‘따뜻한 밤’이라는 뜻의 ‘온야(溫夜)’로 표기했다고 합니다.^_^ 이 코스는 1997년부터 2000년 사이에 개설된 3.1km 길이의 코스로 코스의 가장 높은 곳의 표고는 205.3m로, 달리 관련된 지명이 없어 그냥 ‘온배미’ 코스라고 하면 무방할 듯 합니다.
개랭이 코스(개령-상사 초곡 코스)
개령(開領)은 원래 개령(開寧)으로 고려 때 개령소(開寧所)가 있던 마을로, 현재의 이름은 일제 때 개령(開領)으로 바꾼 것입니다. 마을 어른들은 ‘개랭이’라고 부릅니다. 마을에서 상사 초곡으로 넘어가는 임도는 1994년부터 2002년까지 개설된 임도로 총 7.48km, 코스의 가장 높은 곳의 표고는 408m로, 이 코스도 마땅한 지명이 없어 ‘개랭이’ 마을의 뒤로 난 코스이니 ‘개랭이 코스’라고 하면 적당할 듯 합니다.
* 제가 정리한 코스의 이름에 잘못이 있거나 또다른 명확한 이름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즉시 바로잡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폰.010-4635-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