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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들의 고백 |
얼마 전 막을 내린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때문인지 매스컴에서 유부남과 미혼녀들의 불륜이 부각되고 있다. 요즘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는 비록 온라인상이긴 하지만 조금씩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특징. 인터넷상에 올라온 그녀들의 사연과 심리를 알아보았다.
‘제목 | 유부남을 사랑하고 있어요’
서른 살 접어든 미혼여성이랍니다(중략)
며칠 전 제가 그랬습니다,
“오빠야~ 이혼하고 나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자~ 이런 만남 이젠 싫어…. 남들한테 떳떳하게 인정받으면서 살고 싶어.”
제가 먼저 얘기해놓고 얼마나 창피했는지…. 그랬더니, “우리 이대로 만나면 안 될까? 이혼은 안 하고 싶어~. 애들한테도 미안하고….” 이러더이다.
그럼 나 갖고 논 거냐며 전 펑펑 울었습니다. 첨부터 시작하는 게 아닌데…. 그분 그런 거 아니라고, 너 사랑한다고 절 달래주더군요. 여기서 끝내자고 하면서 안 만났고요.
전화 여러 번 오다가 어제 메시지 왔는데, 조금만 시간 달라네요. 올해 지나가기 전에 이혼하겠다고….
이 말 믿어야 할지~ 저도 아직 맘 있는 터라….
님들~
그분 믿고 기다려도 될까요? 아님 여기서 끝내야하는 건지~
정말 힘드네요^^;’
얼마 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은 순식간에 수백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수십 개의 리플이 달렸다. 대부분의 리플은 ‘정신을 차리라’며 꾸짖는 내용이었고 글을 게시한 사람은 당황하며 ‘헤어지기로 했다, 그의 아내에게 미안하다, 나도 힘들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요즘엔 각종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글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모 유명 포털엔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들의 카페’가 수십 개나 개설되어 있다. ‘불륜녀’라는 낙인이 두려워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만 끙끙 앓았던 여성들이 인터넷이라는 익명 공간 속에서나마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불쌍하다, 사랑한다, 마음이 뜻대로 안 된다…
모 포털사이트에 있는 카페. 비슷한 주제로 개설된 카페 중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하는 이 카페는 지난 2001년에 개설되었다. 회원은 2,000여 명. 지난달 말 한 신문에서 이 카페로 추정되는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 카페’에 대해 보도하면서 회원이 두 배 가까이 급격히 늘었다. 나름대로 ‘알음알음’ 카페를 찾는 사람들에 의해 조용히 운영되고 있던 이 카페는 그후 무척 소란해졌다. 호기심으로 회원 가입한 사람들이 기존 회원들을 비난하거나 훈계하려는 글들을 남겼기 때문이다. 운영진은 비상조치로 보도 이후 가입한 회원들의 정회원 자격 허가를 중지했고 익명 게시판도 폐쇄한 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극히 제한적으로 공개되는 게시판에서 회원들의 속내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신혼의 그는 부인이 임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좋대요. 같이 있으면 편하고 저도 그와 같이 있는 시간들이 너무 행복합니다. 잘못된 걸 알면서도 주위에서 알까봐 무서워 말도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이곳으로 왔습니다” - 해밀
▲ 미혼녀와 유부남의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KBS '푸른안개',SBS '돌아와요 순애씨'의 한 장면 |
“우리 자기. 지금 죽어라 빨리 씻고 있겠죠. 늦잠 자서~ 내가 그 옆에 있었더라면…. 생과일주스라도 갈아놓고 마시고 가라고 하고 싶은데…. 그 사람 와이프는 그렇게 세밀하지 못하더라고요. 측은해지네요.” - 꽃님이
“내가 ‘와이프 일로 꼬투리 잡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다. 나도 평범한 사람이고 보통 인간인지라. 그걸 다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강심장 아니다’라고 하니까 자기는 평범한 사람이랑 사귀기 싫다네요. 헐…. 정말 자기 유리한 대로만 말하고 행동하고…. 도대체 날 위해서 무얼 양보한다는 거지? 어차피 상처 받는 건 난데…. 당신은 도대체 날 위해서 무얼 하는데?” - andromeda
“오늘 그 사람 부인의 홈피를 찾아봤다, 나랑도 열두 살 차이인데…. 나보다도 한 살이 더 어린 그녀…. 정말 사이가 안 좋은 건지 궁금해 찾아봤지만 일촌이 아니라서 볼 수가 없었어요. 일촌신청 안 하고도 사진 볼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 바보의 첫사랑
“6년 동안 미뤄오던 혼인신고를 날 만난 후로 했네?ㅎㅎㅎ 괜히 당신 뒷조사 했나봐. 모르는 게 약이었을 것을….” - 내사람♡
“어제 비가 주룩주룩 오는데, 면허증 받자마자 오빠 옆에 태우고 운전연습 했어요. 뒤에서 택시 빵빵거리고, 사고 100번 날 뻔하고, 오빠가 막 소리치는데 심장이 벌렁거려서 울어버렸어요. 자기 맘에 안 들면 울어버린다고 저보고 아기라네요. 정말 아기 달래듯 달래주는데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헤헤 *^^* 이번 주말에 차 사준대요. 학생이니까 아반떼 신형 사라네요. 기분 짱 좋아요.” - 라면뿐다
“부모님하고 아이 때문에 쉽게 결정 못한다고 하는 그 사람이 부모님도 아이도 다 버리고 제게 와줬음 좋겠어요. 근데 차마 오빠가 ‘다 버리고 너한테 가면 좋겠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해버립니다. 오빠를 너무나 닮은 아이 사진을 보면 오빠 아이 제가 키울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오빤 제가 어리다고 안 된대요. 저도 나쁜 년인 거 아는데 한번쯤은 제게 묻지 않고 그 사람 모든 걸 버리고 저만 봐줬으면 하기도 합니다 ㅠ.ㅠ 에고…” - 기다립니다
여성조선
글_박혜전 기자
사진_여성조선 DB
첫댓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